정치현실그대로

대통령선거제도의 문제점과 대안(단순다수제와 결선투표제 방식비교)

강산21 2005. 8. 29. 17:29

[한국의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강원택 지음

제 1장 대통령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단순 다수제와 결선투표제 방식의 비교) -발췌

지금까지 대통령 선거제도 개선의 논의는 있었지만 선출방식의 논의는 없었다. 필리핀, 대만등 일부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단순다수제 방식보다 많은 국가에서는 과반수 득표를 요구하고 있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차 투표결과 1,2위 상위득표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는데 이는 유권자의 과반수 득표를 강제하는 것으로 정권의 정통성의 기반이 된다.

이 절차적 정당성의 확보는 민주선거의 가장 초보적인 조건이며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할 요소인데 이 장에서는 현행 단순다수제 방식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절차적 정당성이나 대표성을 보다 높일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본다.

1. 단순다수제의 특징과 문제점.

단순다수제는 과거 영국의 지배하에 있었던 영연방국가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미군정 당시 미국의 영향과 한민당의 이해관계에 의해 채택된 이래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 제도의 장점은 영국의 경우와 같이 단일정당 정부의 구성을 가능케 해준다는데 있는데 단일정당 정부는 연립정부에 비해 권력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정당간의 승패를 명확히 구분하게 한다.

1)대표성의 문제

반드시 과반수가 요구되지 않으므로써 경쟁자가 늘어날수록 승자에 요구되는 지지의 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 3인이면 1/3을 넘으면 되고 4인이면 1/4이 넘을 경우 승자가 된다. 5대부터 16대까지 직선제가 있었던 7번의 대선에서 과반수가 넘었던 경우는 2회뿐이다(표 1-3 참조) 13대의 노태우는 전체 선거인수의 32%로 대통령이 되었고 14대 김영삼의 경우도 33.9%로 당선되었다.

이것은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보다 지지하지 않거나 거부한 유권자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공정한 선거에 의해 당선이 되었지만 소수의 득표로 잡은 대권의 대표성 취약은 여간 문제가 아니다.

2)개별 유권자 선호의 분포와 집적

단순다수제는 유권자가 갖고 있는 첫 번째 선호에 대해서만 의사표출을 가능하게 한다. 만일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없을 경우 최선을 버리고 차선을 투표할 수도 있다. 단순 다수제하에 선거결과는 반드시 특정 후보자의 호감의 집합뿐만 아니라 부정적 결과에 대한 거부도 함께 포함된다. 그러나 선거결과가 유권자들의 선호를 가장 잘 반영하려면 제 1의 선호뿐만 아니라 여러 대안에 대한 선호의 순서가 반영되는 제도가 보다 바람직하다.

노태우/YS/DJ/JP가 후보로 나온 13대 대선의 경우를 보면 노태우는 단순 다수제의 다수득표자가 되었지만, 만일 결선 투표를 대입해 보면 노태우와 김영삼이 결선투표를 했을 경우 최종 승자는 김영삼이 된다. 결선투표제 방식은 유권자들에게 차순위 선호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더 부여해 주는 방식으로 단순다수제보다는 선호 표출에 있어 우월한 제도이다.

3) 단순다수제와 지역주의

단순다수제와 관련된 대표성의 문제는 유권자의 정치적 선호가 지역으로 분할될 경우 더욱 심각해진다. (이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정치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노대통령은 연정론도 여기서 기인한다고 볼수 있다) 13대 대선의 경우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며 이때 우리가 결선투표를 했다면 당선되는 ys후보는 dj와 jp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가 있었다.

2, 논의 :결선투표제의 문제점과 적용가능성

한국현실에서 결선투표제는 단순다수제의 단점을 많이 보완해 줄 수 있다. 대표성 제고, 유권자의 다양한 선호 반영등 지지자의 수에 있어서나 대표성의 공간적 측면에서도 정통성과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결선투표의 문제점도 있다.(하지만 큰 문제는 아님)

1)정당간의 거래와 합종연횡

2차 결선은 1차 선거이후 정당 혹은 후보자간에 정치적인 거래가 필연적이다.(1997년 프랑스 선거의 예 참조) 이로 인해 선거의 결과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정당이 사회 내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였고 특정 정치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투표형태를 보여왔음을 감안할 때 프랑스의 경우와 같은 정치적인 거래의 효과가 나올지는 분명치 않다. 우리의 현실에서 볼 때 어떤 면에서는 정당의 대선후보 선출과정에 개입되는 자의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최종적인 결정을 유권자에게 일임하는 요소도 있다.( 노태우의 노심을 얻기위한 ys의 행태, djp 연합, 노무현 & 정몽준의 단일화 등이 후보선출과정의 자의적인 요소 예) 만일 결선투표가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며 1차 투표를 통해 자연스럽게 2명의 후보를 압축할 수 있고 이것이 최고 통치자의 선발의 최종적인 선택을 유권자들에게 돌려준다는 중요한 의미이다.

2)후보 난립과 정당 분절화

결선투표제 방식은 후보의 난립이 가능하지만 일부의 지지에 의존하는 후보 또는 다수가 기피하는 인물(노태우의 경우)이 절대 당선되기 어렵다. 결선투표제 방식은 기존 정당구조나 문화에 적합하지 않는 과격한 주장을하는 반체제정당을 과소 대표시키고 체제순응적 정당을 과대 대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수가 증가하지만 일부의 지지에 의한 당선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정치가 분극적으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을 막아주고 정당간의 연합을 통한 구심적 경쟁을 촉진시킨다고 할 수 있다. 2002년 프랑스 대선의 경우 후보자가 난립한 상황에서 일부의 열광적인 지지에 의해 극단적인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양당제가 정착한 나라의 경우는 필요가 없겠지만 3인 이상의 강력한 후보가 존재한다면 결선제 방식이 보다 적합할 것이다.

3)투표율 하락과 관심의 저조

1차 선거 후에 2인으로 후보가 좁혀지면서 유권자는 2인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도록 강요된다. 1차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후보가 탈락하면 기권자가 늘어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이럴 경우 과반수 득표자가 안 나올 수도 있다.(1969의 프랑스 대선의 경우) 하지만 1969의 프랑스 대선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선의 경우 전부 1차보다 2차의 투표율이 높아졌다.

우리의 경우 단순다수제 하에서도 지속적인 투표율 하락이 있다. 이 선거제도는 기존 정당의 기득권을 보장하고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어렵게 하고 또한 지역이나 종교, 계급등 균열구조로 인해 각 당의 지지가 고정되어 있는 경우 기존의 지지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바로 기권의 중요한 이유가 된다. 지역 균열구조 하에서 우리나라의 각 정당 역시 특정지역에서는 정치적인 대안세력으로 간주되지 못하며 따라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의 후보에 대해 지역 유권자들이 불만을 느낀다면 그들의 선택은 기권뿐이다.

이에 반해 결선투표제는 1차 선거에서 자유로운 선호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선거 불참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더욱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의 선택이 2차 선거에서 승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것이므로 비록 자신의 후보가 탈락했지만 결정과정에서 소외되지는 않는다. 2차 투표에서 최악의 선호를 낙선시킬 수 있는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이 있는 것이다.

4)비용 , 시간의 문제

2차례선거를 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2차 선거의 투 개표 비용을 제외한다면 선거비용의 부분은 선거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그 나라의 선거관행과 선택의 문제이지 반드시 선거에 드는 비용을 크게 증대시킨다는 논리적인 근거는 없다. (결선투표를 하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운동 비용이 선거를 한번하는 미국보다 더 많이 든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관행대로 비용이 많이 든다면 결선투표를 해도 많이 들 것이고 돈이 안 든다면 결선투표제 하에서도 마찬가지로 돈이 안 들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가 시작되면서 바로 차기 대선 운동이 시작되는 우리의 관행을 생각하면 결선투표제의 도입으로 1-2주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3. 결론

선거는 전체 유권자의 집단적인 선호를 통해 정치적인 결정을 이루며 이로써 다수의 지배라고 하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의 필수적인 장치이다. 비례성, 안정성, 비용의 절감 등 모든 요소를 다 만족시키는 선거제도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 중요한 결정이 절대다수의 지지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단순다수제는 양당제를 기반으로 과반수 후보를 뽑는 제도로 적합한데 사실 양당제는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이다. 현실적으로 다수의 후보가 존재한다면 선출된 대통령에게 보다 분명한 대표 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결선투표제의 도입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보다 합당하며, 우리나라의 병폐를 교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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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강원택의 책 1장 대통령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의 내용입니다.

여러분 한번 읽어보시고 고민과 아울러 대안을 생각해 봅시다.

1. 결선투표제 도입의 당위성은 있는가?


2. 열린우리당은 이 제도의 도입을 찬성할 것인가?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3. 한나라당은 이 제도의 도입을 찬성할 것인가?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4. 결선투표제가 도입되지 못한다면 우리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