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스크랩]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 : 연정 언급의 의미

강산21 2005. 7. 19. 09:51
7월 8일 밤 심야토른을 보신 분들께서는 이미 다 파악하셨겠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합니다. 심야토론에서 논의된 사안들과 그간의 여러 상황들을 나름대로 분석한 것입니다. 공감할 수 없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함께 토론을,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1. 연정이란 무엇인가

연정, 연합정부라고 합니다. 연정의 핵심내용은 '정책'적 연합에 있습니다.
연정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내각 참여형 연정'과 '각외연정' - 입각은 하지 않고 정책 협조만 하는 형태입니다.

연정의 핵심은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가 비슷한 정당들이 특정 현안에 대해 '정책적 연합'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연정을 '야합'에 빗대는 건 연정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 할 것이며, 과거 대한민국 정치의 어두운 면을 볼 수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연정은 힘듭니다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서 얘기할 순 없으나, 그간 우리의 정치 상황과 문화로 볼 때 연정은 힘들 것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정은 정책, 이념, 가치 중심의 정당들 사이에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당은 대개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만 앞에 내세우면, 막대기를 꽂아도, 강아지를 데려다 놓아도 '뺏찌'를 달 수 있는, 바로 이것이 여전히 존재하는 지역주의의 현주소입니다.

정책은 온데간데 없고, 사심과 그를 이루기 위한 정략만 남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전제조건이 바로 지역주의입니다.


3. 대통령께서는 왜 불가능해 보이는 연정을 언급하셨나

대통령께서 연정을 언급하신 건 일종의 '화두'를 던진 셈입니다. 그 내용인즉,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위기의식입니다. 과거의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이 만들어놓은 현재의 정치문화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안의 경우를 봅시다. 어느 당에서 해임안을 제출합니다. 그 특정 사안에 대한 책임여부를 떠나서 이런 경우가 계속 발생하게 되면 장관들이 일을 못합니다.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끼는 겁니다. 부담이 되는 겁니다. 장관들과 고위 공무원들이 그런 식의 부담을 느끼게 되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내각이 불안해집니다. 당연히 대통령께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이런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을 공론화하고, 이에 대해 생산적인 토론을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언급하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4. 대통령께서는 왜 '편지'를 쓰셨는가?

대통령께서 연일 편지를 쓰셨습니다. 최근 편지가 4통입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간단합니다.
대통령께서 뜻하는 바가 있으신데, 그를 이루기 위한 가장 적절하고, 정상적인 방법이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냐.

이전 대통령들이 가졌던 '그 권한들'이 노무현 대통령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권한들'이란 무엇입니까.
여당 내에서 가지는 '공천권'. 이 공천권이 없습니다. 이전처럼 대통령이 당총재 역할까지 하면서 공천권을 가지고 있던 때와는 다릅니다. 지금 이 공천권, 어디 가있습니까. 고스란이 당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런 관계로 당에 대한 '강제력(?)'이 없습니다. 여당 의원일지라도 대통령 말씀 안들으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검찰을 비롯한 여러 권력기관들을 독립시켰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이전처럼 국정원을 통해 뒷조사해서 특정 국회의원 흠잡아 협박을 한다던지, 회유를 한다던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마치 이러한 대통령의 권한을 둘러싼 논의들이 '이상하다'라고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전혀 이상한 상황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 자체는 지극히 정상적이며, 대통령께서는 선택한 방법 역시, 매우 적절한 방법입니다. 과거의 어느 대통령이 이렇게 국민들과 직접 대화하려고 노력했습니까. 그만큼 세상이 많이 바뀌었단 얘기입니다.


5. 그럼 대통령께서 '뜻하신 바'는 무엇인가

이렇게 지역주의 정당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이냐, 바로 불합리한 선거구제에 있습니다. 현행 선거구제는 소선구제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17대 총선 때 민주노동당의 정당지지도는 13%가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전체의석의 13%, 35석 이상은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10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의 정당 지지도는 38%임에도 불구하고, 과반수를 가졌습니다. 한나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재 선거구제로는 심할 정도의 왜곡을 가져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선거구제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 답은 중대선거구제, 또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 또는 응용적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현상황에서 가능한가. 쉬워보이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이에 동의하는 국회의원들이 몇 명이나 될까요?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면 나머지 답은? 바로 국민투표입니다. 국민투표를 위해 이러한 현상황과 논의들을 범국민적 차원으로 넓혀나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이를 위해 권력의 반을 내놓을 용의도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6. 노무현 대통령께서 바라시는 것

대통령께서 최근에 4통의 편지를 쓰셨습니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조심조심 쓰셨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희망을 담아 쓰셨을 그 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게도 쓰셨고, 저랑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 저의 이웃집에도 쓰셨습니다. 저의 직장 동료에게도 쓰셨고, 이 글을 보고 계실 여러 분들께도 쓰셨습니다. 그 중에는 그 편지를 읽으신 분들도 계시고, 아직 읽지 않은, 또는 읽지 못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20년 간의 정치경험, 그리고 대한민국의 지도자, 국정책임자인 대통령으로의 2년 반 간의 고민과 성찰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한계를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력의 반을 내놓고라도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위한 진지한 토론을 하고자 하는 게 대통령의 뜻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줄기차게 말씀해오셨던 바로 그 '상식'과 '원칙'. 최소한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의 이런 의중, 파악하셔야 합니다. 그동안 모르셨다면, 지금이라도 아셔야 합니다. 적극적인 지지자들이 이런 내용을 잘 이해하시고, 이와 관련한 논의들을 가족들에게, 친지들에게, 이웃들에게, 넓혀나가야 합니다.


7. 꿈을 버리지 않는 이상, 희망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여기부터, 이 아래는 여러 분들과 함께 채우고 싶습니다.














 
가져온 곳: [자유로운 자유로움]  글쓴이: Terria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