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스크랩] 7월 5일 BAZAR 인터뷰 - 지승호

강산21 2005. 7. 12. 14:11
유시민 의원을 7월 5일 오후 2시 의원회관에서 만나 당의장 경선 과정을 통해 느낀 점, 그 이후의 이야기들, 상임중앙위원이 된 이후의 열린우리당 상황에 대한 생각, 화법을 바꾼 이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논평들에 대한 생각, 노대통령의 연정 구상에 대한 생각, 전여옥 의원의 발언에 대한 생각, 유시민 의원의 정치행태를 비판하는 분들에 대한 생각, 참정연을 사조직으로 규정한 김원웅 의원의 발언에 대한 생각, 소위 홍준표 법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생각,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생각, ‘민노당과의 연대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말에 대한 해명, ‘100미터 미인론’ 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 인터뷰는 원래 패션지에서 9주년 특집으로 각 분야에서 화제가 되는 인물 9명을 골라서 기사를 내보내기로 하고, 정치인 중에서 유시민 의원을 골라 인터뷰를 해달라고 청탁을 해와서, 사진만 찍고, 간단하게 얘기를 나누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10여개 정도의 질문만을 준비해갔었습니다.


지승호(이하 지) - 요즘....

유시민(이하 유) - 아니. 사진만 찍는거 아니고 인터뷰도 하는건가요?

지 - 기왕 만났는데, 요즘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하시면 ...

유 - 요즘 하고 싶은 얘기가 없어요.(웃음)

지 - 당의장 경선과정에서 비판을 했던 여러분들이 ‘경선 끝나고 나서 유시민 의원과 같이 소주를 마시기로 했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그 분들과 소주는 드셨습니까?(웃음)

유 - 소주는 많이 마셨는데, 다른 분들하고 마셨어요.(웃음)

지 - 그 분들이 소주한잔 하기로 약속이 된 것처럼 얘기한 것 같은데요.(웃음)

유 - 소주 한잔 하자고 얘기한 적은 있는데... 그건 좀 그런건데, 이게 개인적으로 다툰게 아니고, 당의장 선거라는 공적인 이벤트를 둘러싸고 공론의 영역에서 벌어진 일이잖아요. 술집에서 제 흉본 것 때문에 싸운게 아니고, 말하자면 광장에서 외친거잖아요. 소주하는거야 어려운 일이 아닌데, 공론의 장에서 이루어진 일에 대해서는 공론의 장에서 마찬가지로 정리가 있어야 될 것 같아요. 그래야 그걸로도 정리가 안되는 사적인 앙금이나 이런 것을 풀 수도 있을텐데, 공론의 장에서 아무것도 정리된게 없기 때문에 사실 소주를 먹는다는 게 술이야 취하고, 배는 부르겠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 - 세상살이라는게 그런 것도 좀 필요하지 않습니까? 의원님의 그런 쿨한 태도에 대한 오해도 좀 있고, 상대방은 기분 나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유 - 아니 다 접어놓고, ‘그래, 그래 내가 미안하게 됐다’, ‘아휴, 우리도 심했죠. 앞으로 잘해봅시다’ 이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봤자 뭐하겠어요. 그게 얼마나 가겠습니까?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랬다가 또 공론의 장에서 싸울 일이 생기면 사적으로 푼 것 때문에 또 안싸우게 되나요? 싸워야될 일이 있는데, 안싸우면 그것도 잘못이잖아요.

지 - 의원님은 다른 사람들과 공적인 다툼을 하더라도 사적인 감정을 별로 안가지는 편 아닙니까?

유 - 전혀 안가질 수야 없죠. 그런게 있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내놓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세상 살아가는데 어떻게 그걸 다 드러내고 살겠어요?

지 -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요.

유 - 물론 그 전에도 표현한 적이 없고, 그 후에도 표현한 적이 없고, 그때만 그런거니까...

지 - 사석에서 들어보면 좀 험한 얘기들도 있던데요.

유 - 저도 바람결에 듣긴 해요. 그런 얘기들이 있다는걸.

지 - 뭐. 감정이 상해서 순간적으로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좀 당황스러울때도 있더라구요. 저렇게까지 감정이 상했나 하는...

유 - 어떤 얘기예요? 아무도 저한테 정확하게는 얘기를 안해주더라구요. 누군가가 좋지 않은 얘기를 한다는 정도만 하지.

지 - 구체적인 비판이라기 보다는 감정적인 얘기들이거든요. ‘당의장 경선장에서 다른 신문에서 대서 특필을 하는 한이 있어도 내가 주먹질이라도 했어야 했다’라고 어떤 분이 얘기했다고 하기도 하구요. ‘구체적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거기에 대한 대답은 잘 안해주더라구요.

유 - 한대 쥐어박고 싶으면 쥐어박고 싶은 이유가 있을 거 아냐.(웃음) 저도 잘 모르겠어요. 왜들 그러는지. 듣기 싫은 소리를 많이 한건 인정을 하는데...

지 - 이번에 강준만 교수께서 한홍구 교수의 글을 비판하면서 “‘승리지상주의’를 가장 노련하게 구사해 보인 건 유시민이다.”라고 했는데요. 그 얘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 - 그건 저를 과대평가한가죠.

지 - 사실 보면 당의장이 되신 것도 아니고...

유 - 꼴찌로 붙었잖아요.

지 - 어떤 직책이나 큰 타이틀을 맡은 것도 아닌데, 많은 분들이 경계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유 - 요새도 경계해요? 요즘은 안하잖아요.

지 - 요즘도 꽤 나오는데요. 강준만 교수께서도 요즘 매달 인물과 사상에 유시민 코드의 위험성을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경고하고 계신 것 같거든요.

유 - 그 분이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지 - 김어준 총수의 지적과 강준만 교수의 지적이 다른데요. ‘둘 다 옳을 수 있다’고 전에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강준만 교수께서 왜 그렇게 우려한다고 보십니까?

유 - 글쎄. 잘 모르겠어요. 남들을 제가 다 이해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런 글을 쓰는게 강준만 선생은 일이니까, 자기의 일을 하시는거고, 거기에 대해서 일일이 논박을 하는게 내 일은 아니잖아요. 저는 제 일을 하기에 바쁘니까 일일이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수도 없고, 정치하는 사람은 공적인 영역에서 비판도 받고 그러는거죠. 그걸 일일이 반박해가면서 ‘내가 옳다’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하나 억울한 것은 ‘유시민을 만나다’ 책에도 보니까 노회찬 의원이 ‘자기는 남을 비판할 권리를 무제한으로 누리면서 남들이 그 자유를 누리는 것에 대해서는 인색하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던데요. 내가 누구 말을 막은 적이 있습니까? 저를 비판한다고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습니까? 제가 비판의 성역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까?

저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거든요. 오히려 저는 욕을 되게 많이 먹고 있다구요. 진보누리나 기타 등등의 사이트에 가보세요. 김규항씨부터 시작해서 강준만, 진중권 등등도 저를 비판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 사람들을 씹은 적이 없는데, 그 사람들은 절 신나게 씹잖아요. 노회찬 의원이나 심상정 의원이 저에 대해서 얘기한 적도 많잖아요. 저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다구요. 나보고 100미터 미인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온갖 이야기를 다하면서 거꾸로 자기가 나보고 ‘비판에 인색하다’고 말하는지 이해가 안가요. 그것은 사실관계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봅니다.

내가 언제 남의 비판의 자유를 봉쇄하거나, 침해하거나, 위축시키거나 그런 적이 있나요? 강준만 선생처럼 사실관계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는 것은 자유지만, 아예 사실적인 근거가 없는 것을 가지고 얘기를 하면 안되죠. 물어보고 싶더라구요. ‘내가 언제 노회찬 의원한테 저를 비판할 자유를 봉쇄한 적이 있냐? 언제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냐?’고. 제가 선택적 기억상실증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기억이 별로 없어요.  

지 - 당의장 선거 과정에서도 여러 비난이나 비판에 대한 대응을 자제하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비판들이 많이 나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걸 좋은 쪽으로 해석해서 ‘유시민 의원은 의식하든, 안든간에 정치의 중심에 자기를 놓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유 - 하하하하. 로또 1등 뽑은 사람한테 대박 숫자를 뽑는 재능이 탁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냥 어쩌다보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지 - 그게 스타성이라고 볼 수도 있을텐데요. 강준만 교수가 인물과 사상 7월호에서 ‘386이 의원님을 비판한 것보다. 의원님이 386을 비판한 것이 더 심했다. 386 여섯 명이 달려들어서 싸워야 될 만큼 유시민 의원이 힘이 있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글을 쓰셨는데요.

유 - 힘 약하면 아무한테나 대들어도 되나요?(웃음)

지 - 사람들이 그렇게 경계심을 갖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유 - 잘 모르겠어요. 그걸 알면 나도 풀겠는데... 내가 무슨 쌍권총을 차고 다니는 사람도 아니고, 칼을 품고 다니는 사람도 아니잖아요. 잘 모르겠더라구요. 지금도 모르겠어요. 왜 그러는지. 듣기 싫은 소리를 싸가지 없이 많이 한 것은 인정을 해요. 그런데 말을 싸가지 없이 한다고 겁을 내거나, 경계를 하거나 하지는 않잖아요. ‘너 왜 말을 싸가지 없이 말을 하냐?’고 얘기를 해주면 될 문제잖아요.

지 - 주목을 많이 받으시다보니까 그런 것 같은데요. 다른 정치인들도 선거과정에서나 급박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했던 얘기를 다 모아 놓으면 좋게 느껴질만한 정치인이 없을 것 같은데요. 그 영향력에 주목을 하다 보니까...

유 - 우리 지승호 선생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자꾸 그러지. 아무도 날 주목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러겠어요. 주변 사람들이 잘못해서 내가 욕먹는거야.(웃음)

지 - 죄송합니다. 욕을 먹게 해서.(웃음)

유 - 그런데 진짜 모르겠어요. 싫어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보는데... 제가 무슨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처럼 우리당 안에서 욕먹어야될 사람은 아니잖아요. 적대적인 관계는 아니잖아요. 같이 당을 하고 있는데... 아니면 아예 나가라고 하든가. 그러니까 그때 안영근 의원이 한 말이, (자기는 그 말을 안했다고 하니까) 기자들이 안영근 의원이 했다고 보도한 말에 따르면, ‘왜 나가라고 했느냐’고 기자들이 물어봤더니, ‘말을 꼭 꼭 집어서 하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싫어한다’고 했다더라구요. 세상에 말을 꼭 꼭 집어서 하는 버릇이 있다고 해가지고 ‘당에서 나가주면 좋겠다’고 말을 하면, 열린우리당은 말을 꼭 꼭 집어서 못하고, 어벙벙하게 하는 사람만 남아서 당을 하자는 얘기예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그런거지. 아직도 왜 그러는지 유효한 답을 못 들었어요. 주장하는 바가 틀렸으면 틀렸다고 얘기하든가, 유일하게 얘기하는 것이 분열적 개혁 세력이라고 해서 ‘남들은 반개혁이라고 하고, 나만 개혁이다’라고 주장한다는 건데, 제가 그렇게 말을 한 적이 없다구요. 어떤 사안에 대해서 ‘그렇게 하면 당이 잘못될 것이다’라고 말했을지언정 ‘그것이 반개혁적이다. 반개혁세력이다’라고 누구를 지목한 적이 없어요. 유일하게 한 것은 정당개혁에 관련해서 ‘기간당원제도를 훼손하려고 하는 행위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에 부정되는 약속위반이다’ 이렇게 얘기한 적은 여러번 있지만요. 근데 그게 ‘나는 개혁세력이고, 남들은 반개혁세력이다’라고 하는게 아니잖아요. 그냥 실사구시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한 견해를 얘기한건데, 그런데 그런거 가지고 그러면 어떻게합니까? 모르겠어요. 한 두달동안 입 다물고 살았으니까, 좀 나아졌을는지.(웃음)

지 - 임종석 의원도 ‘지도부에 들어가시더니 달라지셨다’고 했는데요.

유 - 그런데 그 얘기가 좋게 받아들이면 좋은 얘긴데, 나쁘게 받아들이면 그것도 고약한 얘기잖아요. 왜냐하면 그 전에 임종석 의원이 나를 비판한 얘기는 그것대로 맞고, 그런 비판들이 주효해서 그런지 유아무개가 ‘착하게 살자’고 문신 새기고, 개과천선해서 잘하고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웃음)

지 - 의원님께서 ‘난 이렇게 생각해.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자꾸 딴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웃음)

유 - 우리 팬들은 그렇게 말하죠.(웃음)

지 - 한겨레21 독자투고에는 “아직 사십대인 유시민의 정치행보는 어정쩡하게 늙어버린 386보다 ‘정치 9단급’에 가 있기 때문에 철이 덜 든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철저한 ‘현실원칙’에 입각해 있다”는 글도 나왔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정치인에게 정치 9단이라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칭찬 아닙니까?(웃음)

유 - 그렇죠. 저를 과대평가하는 겁니다. 대통령 빽이 있어서 그런가. 사실은 빽도 아닌데.(웃음) 나는 측근도 아니고, 前 자원봉사자에 불과한 사람이잖아.

지 -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요.

유 - 측근이라고 생각해요? 아니면 동업자? 고객서비스센터장?

지 - 김어준 총수의 표현에 의하면...

유 - 영혼의 샴 쌍둥이...(웃음)

지 - 노 대통령이 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셨는데요.

유 - 한나라당과도 대연정, 소연정 다 얘기했잖아요. 그런 것은 정상적인 정치 행태거든요. 선진국에서는. 선진민주주의 국가에서 연립정부 아닌 나라가 어디 있어요? 필요하면 할 수 있는거잖아요. 그거 얘기했다고 전여옥 의원은 열받아가지고, 뭐가 어쩌고, 뭐가 저쩌고 하는데, 피해망상증 환자들 같아요.(웃음) 당연히 민주주의 국가에서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서로 다른 정당끼리 손잡고 하는 것에 대해서 과거에 이해관계, 명분없는 이익을 매개로 해서 DJ와 JP의 권력분점이라든가 이런 식으로 많이 활용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양쪽이 협상해가지고 협약서 맺고, 사인하고, 의회내에서의 협력, 의회에서의 안정적 다수파를 확보하기 위한 어떤 정책연대 같은 것을 하고, 그 기반 위에서 내각도 책임을 공유하면 연정이 되는거죠. 그렇죠? 현행헌법 제도 아래서의 연정이 되는건데, 해볼만 한거잖아요. 당연히 필요할때는 할 수 있는건데,

이걸 못하니까 과거에는 야당에서 사람 빼오기를 했잖아요. 공갈쳐서 빼오고, 유혹해서 빼오고 많이 해봤지만, 결국은 실패한 것 아닙니까? 그런 방식 말고 좀 더 떳떳하게 공당들끼리 대화하고, 협상해가지고 국민 앞에서 공개적인 계약을 맺고, 서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서 지키기로 하고, 그리고 서로 협력해나가는 것은 당연히 합헌적이고, 합법적이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고, 정치적으로 보면 영리한 일이 될 수 있죠. 하도 우리당이 4.30 재보선에서 23:0으로 지고, 당이 기강도 없고 그래 보이고,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나오고 그러니까 대통령이 불안감 이런게 있지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당지도부 만나서 비공식적인,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토로하신 것 같은데요. ‘그렇게라도 해야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그런데 11명을 만났다고 하는데, 누가 언론에 흘린거야, 서울신문이 특종을 했던데... 완전히 속기록처럼 자세하게 다 났던데, 이상해, 자기들끼리 만나서 얘기했으면 자기들끼리 검토하고 말아야지. 왜 언론에 흘리는지.

지 - 전여옥 의원이 김어준 총수와의 인터뷰에서 유시민 의원을 ‘용기없고 수줍은 분’이라고 평했던데요.

유 - 방이 맞은 편이라 그런지, 우리 방을 자주들여다보셔서 그런지, 저를 잘 본 것 같아요.(웃음) 그 전에 ‘때릴 것 같아서 무서웠다’는 거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거잖아요. 그러니까 180도 달라졌는데, 1년전에는 ‘때릴 것 같아서 무서워서 보호자가 필요해서 한나라당에 들어갔다’고 하신 분이 불과 1년만에 ‘수줍고, 용기가 없다’고 하시니까...

지 - 전여옥 의원에 대해 ‘한 방에 있기 부담스러운 분’이라고 예전에 표현하셨는데요.

유 - 제가 언제 한 방이라고 그랬어요? 한 방이라고 하면 또 논평 나와요. 같은 공간에 있기 부담스러운 분이라고 했죠. 절더러 비디오형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 것 같은데...(웃음)

지 - 지금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과 지지율을 회복시킬 수 있는 복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유 - 회복시키는 방법은 예전에 얘기 많이 했는데, 이제 안할래요. 해봤자 실현이 안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웃음) 제가 요새는 강연도 안하잖아요. 제가 그동안 큰소리 뻥뻥치면서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하면 된다’고 한 것들이 하나도 실현이 안됐을뿐만 아니라 그렇게 될 가능성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계속 ‘이렇게 해야된다. 저렇게 해야된다’고 말하는 것이 완전히 약장사처럼 보일 것 같아요. 효능도 없는 것을 가져다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파는 것처럼 보여서 잘될 것 같다는 희망이 보일때까지는 말 안할려고 하고 있잖아요. 사업을 하다가 보면 잘 안될때도 있고, 잘안될때는 사업확장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벌이지 말고, 행동하기에 따라서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버텨야죠.

지 -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 부분이 요즘 겉으로는 여유있는 듯하게 보이는 이유 같기도 한데요. 말씀 들어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습니다.

유 - 여유가 아니고, 이런거죠. 말하는 습성이 달라진거죠. 전에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고 얘기를 많이 했고, ‘그렇게 하면 망하고요. 이렇게해야 잘 될겁니다. 잘될려면 꼭 그렇게 해야합니다’라는 어법을 많이 썼는데요. 요즘은 ‘그렇게 하면 약간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그거 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요. 꼭 그렇게 하시겠다면 할 수 없구요’ 이렇게 바꿨어요. 원래 상임중앙위원이라는 것은 당의장이 협의를 요청해올때 협의에 응하는 권한 밖에 없거든요. 내가 의사결정권을 가진 것도 아니니까 ‘이렇게 하면 이런 점에서 필요한데요. 그렇지만 굳이 안하시겠다면 고집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렇게 밖에 못하니까 요새 여유가 있는거지. 두 달 이렇게 말하면서 사니까 되게 편하더라구요.(웃음)

왜냐하면 책임질 일이 하나도 없잖아. ‘이렇게 해야 됩니다’라고 얘기하면 ‘그렇게 하도록 니가 해봐’라든가 아니면 ‘내가 뭘 해야된다’는 의무감을 느끼는데, 그게 아니고, “A로 하게 되면 A-1로 가게되고, B로 하게 되면 B-1로 가게되서 별로 안좋은데요. A보다 B가 나은데요. ‘A는 하면 안되고, B를 해야된다’는 방식에서 A보다 B가 나을텐데요. 그렇지만 꼭 A를 하시겠다면 할 수 없는 일이죠”, 이런 식으로 가면 굉장히 편하죠. 스트레스를 덜 받고, 그래요. 그 대신에 이런 자세로는 어디 가서 떠들지는 못하죠.  

지 - 임권택 감독이 ‘장군의 아들’을 찍을때 박상민씨를 캐스팅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배우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이 됐는데, 소위 친구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온 케이스였는지 초기에는 밤새 술을 마시고, 촬영장에도 늦게 나타나고 그랬답니다. 그래서 스탭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고, 또 기존의 액션 영화의 주연이나 김두환 역은 좀 우락부락한 사람들이 맡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임권택 감독이 어떤 믿음을 가지고, 계속 밀어붙어서 영화를 만들었는데요. 그런데도 불안감이 좀 있었는데, 아줌마들이 시사회장을 빠져 나오면서 ‘쟤, 너무 귀여워’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합니다. 의원님 같은 경우에도 패션지에서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하는 등 주변에서 보면 ‘귀엽다’고 얘기하는 여자분들이 많은데요. 물론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만, 정치인으로서 그런 얘기를 듣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유 - 내가 좀 철이 안들어보이지, 그건 사실인 것 같아요. 내 또래의 친구들에 비해서도 그렇고, 우리당의 젊은 의원들하고 비교를 해봐도 나는 덜 심각하잖아요. 심각한 문제를 다룰때조차도 일단 덜 심각해 보이지 않아요? 나는 정치가 너무 꿀꿀하다고 생각하고, 그걸 쿨하게 바꿨으면 좋겠어요. 이쪽은 문화풍토도 그렇고, 대화하는 방법도 그렇고, 좀 꿀꿀해요.(웃음) ‘꿀꿀하게 하지 말고, 쿨하게 합시다’라고 하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말이죠. 그런 점에서 보면 좀 답답해요. 아무리 딱딱한 정치지만 좀 쿨하게 못하나?

지 - 직장생활을 해도 그런게 있는데요. 언제 잘릴까 조그조마해 하는 사람 옆에 이 직장 말고도 갈데가 있어 보이는 사람이 너무 원칙적으로 말하면 얄미울 수도 있거든요. ‘나는 이거 이외에 할게 없다’고 생각하고, 정치가 직업이 된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유의원님이 얄미울때가 있을 것 같은데요.

유 - 그렇지. 저는 그런게 사람들에게 불편한 존재로 느껴지는 대목이 있을거라고 봐요.

지 - 나는 이걸로 먹고 살아야되는데, 혼자 깨끗한 척하고...(웃음)

유 - 제가 평론가처럼 말할때가 많거든요. 다소 실랄하게. 예컨대 ‘국회의원 한번 했으면 됐지. 잘못돼서 당 망하면 뺏지 떼면 되지’라고 말한다거나, 이런 말들이 말하자면 잘난척하는 걸로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잘난척 하려고 하는건 아니고, 사실 적어도 저한테는 국회의원이 고달픈 일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든 탈출해보려고 하고, 빨리 임무완수하고, 공익근무에서 소집해제가 되는 그런 걸 생각한다든가 이렇게 많이 하니까 자꾸 태도가 그렇게 나오죠. 소위 기자관리도 안하잖아요. 때되면 밥 먹여주고, 정보도 주고 그래야되는데, ‘5,000원짜리라도 밥 한번 사주세요’ 하기전까지는 밥 먹는 일도 없고 그러니까, ‘저 사람은 언론을 싫어하나보다’ 하는 반응이 나오죠.

그런 것들이 보통 정치를 꾸준히 하고, 책임 있는 자리로 올라가고 이런 것들을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해야될 문법의 ABCD가 쭉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제가 안하거든요. 안하니까 그게 어떻게 보면 니힐하거나 데카당트하다고 보면 좋은데, 그게 아니고 잘난척하는 걸로 보이는거죠. ‘지는 저래도 끄떡 없다는 거지’ 이렇게 되면 골치아픈거예요. 세상 살아가다보면 예상과는 다른일이 많이 있잖아요. 이럴거라고 생각하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전혀 다른 그런 일들이 많다는 그런 내용의 소설도 있던데요. 그런게 참 많은 것 같아요.

지 - 예상과 다른 일이 주변에서 많이 생기나요?

유 - 예상과는 다른 일도 많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이것이 왜 일어나는지, 이렇게 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많아요. 정치가 아니더라도 매사에 그런데요.

지 - 그런데 대해서 나의 어법이나 애티튜드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안해보셨습니까?(웃음)

유 - 문제가 있죠. 제가 애티튜드에 문제가 있는거예요. 진짜 약간 데카당하거든.

지 - 어떤 사람의 장점과 단점이 있을때 그 단점을 고치면 그 장점까지 없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 단점이야말로 그 사람이 진짜 장점인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사람들은 ‘저 사람이 저것만 고치면’이라고 하는데, 의원님이 그런 점을 고치면 사람들이 덜 좋아할 것 같습니다.(웃음)

유 - 그렇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줄어들겠죠. 그런데 그러면 존재가 없는 정치인이 되겠죠. 있잖아요.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을 의장석에서 보면 맨오른쪽이 비교섭단체 자리거든요. 뒤쪽에서 보면 왼쪽 날개고, 민주노동당이 앞쪽에 앉아 있고, 뒤쪽에 다른 비교섭단체들이 앉아 있는데, 맨 뒤쪽으로 가보면 중진급들이 앉아 있단 말이예요. 이인제 의원, 정몽준 의원, 한화갑 의원 이런 분들이 같이 앉아 계세요. 제 자리는 의석 중간에 맨 뒤편쪽 여당 지도부 자리니까 거기 앉아서 돌아보면 약간의 쓸쓸함 같은 것들을 느껴요.

저 분들이 불과 몇 년전만 해도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 혹은 권력을 공유하는 그런 자리까지 올라갔고, 집권당의 대표였고, 이런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앉아서 표결을 반대하기도 하고, 찬성하기도 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 참 쓸쓸한 풍경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정당도 그렇고, 정치인이라는 것도 이렇게 부침이 심하구나. 어쩐지 초라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떠날때도 모습이 아름다울 수 있잖아요. 힘이 정말 빠져서 야구 선수가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얻어터지고, 대량실점을 허용하고 이렇게 하면서도 자기의 스타일과 품위를 지키면서 사람들이 볼때 ‘정말 노력했지만, 이제 나의 한계가 왔습니다’하는 것을 알 수 있을때 은퇴식을 한다거나 하면 힘빠져서 물러가는 과거의 거장에게 박수를 쳐주는 이런 풍경이 정치에는 없어요.

그냥 완전히 망가져서 잊혀지거나 가거나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 김병현 선수가 6회까지 무실점으로 던졌던데요. 박찬호 선수가 8승을 했지만, 제일 눈여겨본 경기가 1회에 만루홈런 맞고 5점인가 주고 나서 7회까지 악착같이 버텨서 한점인가 더 주고 역전시킨 다음에 물러나는 경기가 있었잖아요. 박찬호 선수가 나이 들어서 힘도 빠지고, 컨디션이 안좋은 날은 저렇게 얻어터지고, 1회에 그렇게 터지고도 7회까지 버텨나가는 그런 모습들 있잖아요.

박찬호가 전성기때처럼 못한다고 해서 비난하는 사람이 없어요. 자기한테 주어진 한계, 자기의 조건, 자기의 능력, 환경 모든 것들을 인정하면서 그 안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어떨때는 깨지기도 하고, 밟히기도 하고, 어떨때는 그나마 잘하면서 이렇게 이렇게 한 선수가 시들어가는거거든요. 박찬호는 전성기때보다 지금이 훨씬 아름다워요. 그런 것 있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너무 낭만적이야.(웃음) ‘정치는 권력을 다투는데지만, 그럴 수 없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국회 풍경을 보면 씁쓸한 것 같아요.

지 - 낭만주의자, 자유주의자이신데, 정치하시면서 그런 개인적인 성향하고 충돌하지 않습니까?

유 - 그러니까 저는 맨날 시간나면 우리 당원들, 평당원들이나 직원들하고 놀잖아요. 갑자기 두 시간 비면 당구치러 가자고 하고 그래요.

지 - 다른 분들이 볼때는 ‘왜 우릴 왕따시키지’라고 느낄 것 같은데요. 왕따를 시키는 것 같은데, 웬지 기분 나쁜...(웃음)

유 - 만나서 술 먹고, 골프치고 하는게 꼭 필요한건 아니거든요.

지 - 요즘 이해찬 총리께서는 골프 때문에 구설에 오르는 경우가 많던데요.

유 - 참 골프를 좋아하셔.(웃음) 그런데 비 좀 왔다고 해서 너무 심하게 그러는 것 같죠? 예를 들어서 축구를 하거나 당구를 쳤다거나 그랬으면 어땠을까요? 아니면 실내에서 팡야를 하거나. 그러면 실내에서 팡야를 하는거하고 제주도에서 골프를 치는 것하고 무슨 차이가 있죠?

지 - 조금 과장해서 말해서 전체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발상같기도 한데요. 그래도...

유 - 골프나 안치는 사람들이 그러면 또 몰라. 지들은 툭하면 골프치면서. 비올때 국회의원은 골프쳐도 되고, 총리는 안되나요? 그런데 사실 안되는점이 있기는 하죠. 총리는 집행책임이 있으니까 그런 면이 있기는 하다만은 자기들은 경제 살리기 한다고 상공인들 만나서 뒷풀이 술비용까지 다 부담시키면서 술병이나 던지고, 안주접시나 던지는 사람들이 무슨 자격이 있다고 그래요. 이렇게 못된 말을 하면 안되는데.(웃음)

지 - 이인제 의원이나 정몽준 의원 말씀하셨는데, 그 분들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던 분들 아닙니까?

유 - 그렇죠.

지 - 그 분들이 어느 순간 선택을 잘못해서 망가지게 된게 우연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역사적인 필연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유 - 둘 중에 하나겠죠. 원래 그런 사람인데, 우리가 잘못봐서 너무 높히 올라갔던 분들이거나, 아니면 너무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그 충격을 감당하지 못해 사람이 망가졌던가 둘 중에 하나겠죠. 원래부터 좀 그랬거나, 아니면 원래를 안그랬는데 그렇게 됐거나... 그런데 어떤 경우든 씁쓸하잖아요. 예컨대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이 올라온다든가, 아니면 방위산업체 신설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올라와서 여야간에 쟁점이 불거지고 이렇게 하는데,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해있고 하면 한때 경쟁자였던 만큼 자기 소속한 당에서는 어떨지라도 ‘나는 대통령 좀 도와줄란다’ 이렇게 하면 참 품위가 있고 좋아 보이지 않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런 것 같아요. 한나라당에서 반대 찍으면 자기들도 와가지고 반대를 찍는다구요. 뭐 굳이 그렇게까지 하냐는 말이예요. 한때 국가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던 분들인데, 너무 쪼잔한 것 같아요.(웃음)

지 - 참여정치연구회를 참여정치연대로 확대시켰는데요. 김원웅 의원께서는 그것을 유시민 의원의 사조직화고, 계파활동이라고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유 - 그걸 사조직화되었다고 말씀하시던데요. 섭섭하게 생각하시는건 제가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많은 사람들을 모욕하는거죠. 그건 제 사조직도 아니고, 제가 사조직으로 만든적도 없구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국민경선때 노사모를 중심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후보로 만들기 위해 자원봉사했던 조직도 부정적인 의미의 사조직이잖아요. 어떤 모임의 구성원들이 어떤 시기에 특정한 과제를 앞에 두고, 자기들에게 소속된 누군가를 지원한다, 그 순간에 이것을 비난받아야만하는 계파이거나 사조직이라고 비판을 한다면 정치조직이 왜 필요해요?

저는 그것은 잘못 보신거라고 생각하구요. 사람들한테 모욕감을 안겨주는 말씀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거기 돈을 넣기를 합니까? 제가 누구한테 지시를 하기를 합니까? 그 안에 제 특보가 있습니까? 유시민 사조직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지금은 각 지역에서 다들 새로들 상향식으로 만들고 있는데, 제가 시간되는데는 가서 축사도 하고 하지만, 제 명령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제 사조직은 따로 있죠. 팬클럽.(웃음)

참정연 회원 중에도 인터넷 팬클럽의 회원이기 때문에 참정연에 가입한 분도 있어요. 그 분들은 참정연과는 별도로 저의 팬클럽에 속해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 분들은 대체로 제가 ‘뭐 해주세요’ 하면 안 따지고 다 해주죠. 이건 팬클럽이니까. 팬클럽은 그냥 그 사람이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결정적으로 그 전에 아는 것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해주세요’ 하면 다 해주잖아요. ‘후원금 보내주세요’ 하면 후원금도 내주시고, ‘자원봉사 해주세요’ 하면 춤도 춰주시고... 하지만 전 그 분들조차도 사조직이라는 말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김원웅 의원이 오래 정치를 하시는 동안 정치권에서 봐오신 사조직과는 전혀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이렇게 말하면 ‘지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거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더 할 말은 없는데요. 다른 것은 다르다고 말할 수 밖에 없어요. 다른 사조직은 지도자가 돈을 풀어서 조직을 하는데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조직이라고 비난받는 이 모임은 자기들이 돈을 내서 때론 저를 도와주는 그런 조직이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제가 그 사람들의 사조직일수도 있겠네요.

지 - 강준만 교수는 이런 유시민 의원의 정치행태를 ‘사이버 보스 정치’라고 새롭게 규정하시던데요.  

유 - 제가 그 사람들한테 보스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뭐가 있어요? 권력수단이 있습니까? 제가 그 사람들한테 나눠줄 돈이 있습니까? 나눠줄 권력이 있습니까? 그 사람들을 취직시켜줄 힘이 있습니까? 봉건적인 지배종속 관계에서 위에 선 사람을 보스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 단어의 의미를 사회적 맥락에서 살피건대 보스는 기본적으로 권력의 상징이고, 인격화된 권력이란 말이예요. 인격화된 사적권력을 보스라고 하는거죠. 사적권력이니까 권력이 있어야 될거 아닙니까? 돈이 있건, 주먹이 있건, 누군가에게 이익을 얻게해줄 수 있는 영향력이 있건, 뭐든 있어야 될 거 아닙니까? 사이버상에서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줄 수 있는게 뭐가 있습니까?

가끔 이메일 보내는 것 밖에 없는데, 이걸 보스라고 하면 어떤 정치인도 자기 세력을 만들지 말라는 거 아닌가요. 온에서건 오프에서건. 그럼 정치를 어떻게 하죠? 마음대로 패거리를 지을 자유를 허하고, 마음대로 정당활동을 할 자유를 허한게 대한민국인데, 이렇게 패거리 지어서 나름대로 해보라고 열어놓은게 대한민국의 헌법질서인데, 이 질서 속에서 합헌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그렇게 말해버리면 어쩌란 말이예요. 제가 잘 쓰는 말로 그래서 어쨌다는 건데요. 어쩌라는 거예요. 저보고 인터넷 접속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정치를 그만두라는 거예요? 뭐예요. 자기들이 좋아서 모임 만들어가지고 하는건데...

지 - 매력을 줄이라는 얘기 같은데요.(웃음)

유 - 제가 매력을 줄려고 생각한 적도 없어요. 어느날 보니까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건데...

지 - ‘나를 싫어해달라’고 호소할 수도 없는거고.(웃음)

유 -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지 - 당의장 경선 과정에서도 그렇고, 2002년도에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과 비슷한 분위기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노사모하고, 지금 인터넷에서 유시민 의원님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움직임과는 조그만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유 - 제가 이미 규정을 했잖아요. ‘유빠는 노빠의 부분집합’이라고. 저는 명백히 말하지만, 독자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 아니예요. 노무현 대통령의 그늘 속에 정치인에 불과하다구요. 대개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가 2002년 대선때 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예요. 다만 그 분이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좋아서 이렇게 해봐야 할 수 있는게 없잖아요. 그래서 그 마음으로 또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거예요.

그러니까 그 분들이 또 누군가를 찾아서 지지하는 거라구요. 그게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고. 그 당시에도 보면 저를 먼저 알고, 노무현 후보를 나중에 안 사람들이 가끔 있어요. 교집합인데,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그룹이 큰 게 있구요. 유시민을 좋아하는 사람의 집합이 작은게 있는데, 큰 부분에서는 작은 부분이 교집합의 일부 영역에 들어가 있지만, 유시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작은 집합에서는 그 대부분이 교집합에 속하는 사람들이고, 일부가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거죠. 이게 노무현 대통령과 관계없이 유아무개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이 숫자는 지극히 적다구요. 정치적인 면에서 보면 대부분이 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 그룹에 포함되는 사람들이 95%, 96%, 97%, 98%, 99%까지 간다고 보는거예요.

그거는 어떤 정치인이 획득할 수 있는 사회정치적인 기반으로 보면 독립적인게 아니라구요. 물론 제 주변에는 노무현 대통령하고 상관없이 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요. 그치만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그 사람 역시 교집합의 범위 안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거죠. 같은 흐름 속에 있는 것이죠.

지 - 김어준 총수가 ‘현실 정치안에서나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자기 위치를 굉장히 잘 파악해서 자기 역할을 설정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가진 당대의 돌쇠’ 이런 식으로 표현했는데요. 대부분의 정치인들이나 그 지지자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요. 얼마전에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이 ‘그 분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동영 장관이 밀어주고, 유시민 의원의 머리를 빌리고, 강금실 전 장관이 나서주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유 - 물론 그렇겠지. 4,000만 국민이 다 도와주면 안될 일이 뭐 있겠어요?(웃음)

지 - 그래서 제가 ‘그 분들이 왜 그렇게 해줘야 되죠?’라고 반문을 하면서 ‘그 분들에다가 두 사람만 더 도와주면 저도 대통령이 될 것 같은데요’라고 농담을 했거든요. ‘누구냐?’고 하길래 ‘국민 언론인 손석희와 국민 동생 문근영’이라고 대답했는데, 좀 씁쓸하긴 했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그 다음 목표가 장관이나 총리인 사람은 없다. 다음 목표는 전부 대통령이 목표다. 그게 대부분의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이라는 김어준 총수의 말이 생각났었습니다.

유 - 그것은 스태틱하게 보는거구요. 정치는 기본적으로 다이나믹스거든요. 정역학이 아니고, 동역학이라구요. 정역학이라는 것은 구조물을 지을때, 집을 짓기 위해서 역학적으로 어떻게 설계를 해야되고, 어떻게 해야 안 무너지느냐를 생각하는 건데요. 동역학은 움직이는 거잖아요. 움직이는 상태에서 뭔가를 이루는게 다이나믹스인데, 머물러 있지 않은 거예요. 사람들이 자꾸 착각하는게 그거 같아요. 제가 자주 인용하는 말 중에 장미희씨가 한 말이 있는데요. 장미희씨가 많은 시련과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 대학교수가 되고 나서 인터뷰를 ‘샘이 깊은 물’인가에서 했는데, 그런 말씀을 하셨더라구요.

‘인기요? 인기라는 것은 안개와 같은거예요. 저는 가만히 있는데, 그게 몰려왔다가 사라지고 그러는거예요’. 그걸 잡으려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거죠. 연기생활도 이렇게 오래하고, 일정한 경지에 오르면, ‘그 영역에서도 인생의 보편적인 법칙에 대해서 일종의 도가 트고, 수준에 오르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는데요. 모든게 다 움직여요. 사랑만 움직이는게 아니고, 민심도 움직이고, 권력도 움직이고, ‘그렇게 누구를 후보로 놓고, 왼쪽에 유시민이 받치고, 오른쪽에 정동영이 받치고, 또 주변에 강금실과 누가 받치면...’ 이라고 생각하는 이 그림은 정역학적 문제의식이라구요.

정치라는 것은 다이나믹스기 때문에 어떤 모양의 집을 짓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선은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해요. 왜냐하면 한 과정은 그전 과정의 영향을 받아서 생긴 것이고, 그 다음 단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이 각각의 국면에서 이 흐름이 어떻게 잡혀가느냐에 달린 문제거든요. 머리 속에서는 생각해볼 수 있는데, 그런게 다 별로 의미가 없는 얘기예요.

지 - 잊혀진 여배우와 잊혀진 정치인은 비참한 존재라는 면에서 비슷한 것 같은데요.

유 - 잊혀진 여배우는 비참하지 않아요. 잊혀진 여배우라도 가끔씩 우리가 그 사람의 소식을 들을때 마음이 따뜻해지고, 즐거워지는 잊혀진 여배우가 있는가 하면...

지 - 본인은 그렇지 않을 거 아닙니까?(웃음)

유 - 아니죠. 그것도 여배우가 받아들이기에 달린거예요. ‘안개가 왔다가 갔고, 나는 그대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찾는 사람이 없어도 괜찮을 것 같구요. 늘 안개 속에서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안개가 사라졌을때 비참함을 느끼겠지.

지 - 정치인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요. 의원님처럼 ‘내가 일정한 역할을 했다. 그걸로 족한 것 아니냐. 다른 역할로 또 행복을 찾으면 되는거 아니냐’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덜 비참할 것 같은데, 많은 정치인들이 그렇게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유 - 모르지. 나는. 다른 사람들 마음 속에 안들어가 봤으니까. 그런게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죠. 하지만 다르게 다 살 수 있어요. 배추장사를 해도 되고. 대한민국에서 몸 건강하고, 열심히 움직여서 못사는 경우가 잘 있나요? 먹고는 살지. 대한민국이 그 정도는 되잖아요.

지 - 자기가 사는 수준에 대한 설정이 높은 분들은 힘들겠죠.

유 - 단지 대접을 못받는거지.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그대로 원숭이지만, 사람이 국회의원 하다가 떨어지면 이게 좀 급이 달라진 것처럼, 다른 존재가 된 것처럼 생각할 수 있겠죠.

지 - 재외동포법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데요. 그것을 둘러싸고 네티즌들은 열린우리당 386 의원들을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유 - 저는 그냥 욕 먹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욕먹기 싫어서 찬성표를 찍어줬거든요. 왜냐하면 통과된다고 해도 나중에 개정안을 내면 되요. 통과 안되면 안되더라도 또 다른 형태로 또 법이 나올거니까. 홍준표 의원이 떠서 이익을 보면 보라는 거예요. 인생을 살다보면 때로 대박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는거예요. 각자 자기 몫을 찾아가면서 사는거지, 그걸 빼앗아와야지 내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지금 설명이 안되요. 그 법을 지지하는 분들한테. 그것이 이천여명의 이번 경과기간동안 국적포기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법이기 때문에 법으로서의 일반성이라든가, 정합성이라든가, 형평성이라든가 이런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아무리 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아요.

이게 정서적인 문제기 때문에. 그래서 일단 처리되고, 정서적으로 가라앉고 나면 좀 찬찬히 따져서 향후에 발생할 수도 있는 국적포기자의 지위에 관해서 일반적으로 다룰 수 있고, 국제규범에 맞는 쪽으로 하고 있고, 지금 법률에 담기가 뭐하기 때문에 법무부 내규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거란 말이예요. 홍준표 법안의 핵심내용은. ‘특정한 사람을 재외동포로 보지 아니한다. 내국인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다 시행하고 있는 것을 홍준표 의원이 법으로 담으려고 하는거거든요. 이것은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서서 논리적으로 아무리 싸워도 답이 없어요.

지 - 그 법안에 찬성을 하셨던 것이 지식인 유시민과 정치인 유시민의 차이를 보여줬던 것 같은데요. 지식인 유시민이라면 그 법안을 반대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찬성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유 - 아니 지식인으로서도 저는 반대 안했을거예요. 왜냐하면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거든요. 다소 선동적이고, 그런게 있지만, 홍준표 법안이라는 것을 악으로 볼 수는 없어요.

지 - 그게 연좌제로 느껴질 수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반대를 하는 것 같은데요.

유 - 좀 웃기는 것이 그 이천명은 홍준표 법안이 담고 있는 데로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 이런 것을 다 박탈해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사람들이라구요. 그러니까 이 법의 실효가 없다구. 의료보험, 학비, 의무교육 등이 들어 있잖아요. 그런 것 하나도 안줘도 지금 있는 재산으로 얼마든지 보통 국민들보다 이 나라에 살아도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람들 입니다. 그러니까 아무 실효가 없는 거죠. 눈도 깜짝 안해요. 그냥 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 분노하는 사람들의 분풀이는 될지 모르지만, 그것도 지극히 주관적인 분풀이고, 상대방한테 아무런 위해를 가할 수 없는데, 그게 무슨 분풀이가 돼요?

눈도 깜짝 안하는데... 그러니까 별로 해도 없고, 별로 좋을 것도 없는 법안이거든요. 저는 그거 가지고 악써가면서 싸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법률가들 같으면 직업의식이 발동해서 할 수도 있지만, 저는 법률가도 아닌데요.

지 -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셨는데요. 어떤 정책노선으로 가져가야한다고 보십니까?

유 - 그것은 정부를 비판했다기 보다는 우리당을 비판한거죠. 최근에 신문에 보도되기 시작한건데, 종부세 물타기할 때 우리 당에서 물타기한거잖아요. 정부도 물론 욕을 먹어야죠. 너무 안이하게 상황을 봤기 때문에 불이 질러져버린 형국이 된거니까 정책적인 면에서는 실패를 한거죠. 그렇지만 그것이 온전히 정부를 욕함으로서 집권당이 면책될 수 있는 상황이냐는 면에 있어서 그 과정을 따져보면 절반의 책임은 당이 져야한다고 봐요.

지 -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유 - 대통령이 이미 세가지 원칙을 밝히셨잖아요. 시장투명성이 제일 첫번째고, 투기환수가 두 번째고, 세 번째가 공공 공급자의 역할 확대가 부동산 대책의 삼원칙이잖아요. 첫 번째가 뭐냐하면 실거래가, 등기부에 실거래가를 기재하도록 되잖아요. 공시지가니 기준시가니 이런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다 없어지게 되어 있는거라구요. 실거래가로 신고하고, 등급을 기재하고, 그게 실거래가가 올라가면 계속 올라가는거예요. 법원에서 처음에 신성한 등기부에 돈 액수를 적으면 안된다고 반대했다고 하던데, ‘근저당 설정하면 액수 다 적지 않냐? 등기부등본 떼어보면 얼마 근저당되어 있다고 다 적으면서 실거래가는 왜 못 적냐?’고 해서 법원에서도 다 받아들였구요.

그 다음에 종부세를 실시하면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이 됐잖아요. 토지는 토지전산망이 돼 가지고, 가구 단위로, 세대 단위로 토지보유현황이 다 파악이 됐지만, 주택은 그게 안되고 있었는데요. 종부세 때문에 그게 데이터베이스화 돼서 민노당에서 맨날 얘기하는 자산 지니계수, 부동산 지니계수, 주택 지니계수 이런게 나오게 된거예요.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를 하고. 하여튼 모든 것이 다 투명해져야되는거예요. 그래야 투기꾼들이 덜 꼬이니까. 이런 것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금 출처도 투명해져야겠죠.

다가구 주택 가입자들 같은 경우 국세청에서 더 강하게 출처조사를 해야 될거고, 그런게 투명성 원칙이죠. 그 다음에 자기 돈인데, 애들 이름으로 샀다고 하면 증여세를 내야 할거 아니예요. 증여세를 내야지. 다 투명성에 관련된 문제죠. 두 번째 투기환수는 세제와 관계되어 있는건데요. 그게 보유세하고, 거래세가 짝을 이루고 있어요. 보유세는 종합부동산세로 되어 있고, 거래세는 양도소득세로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 두 개를 묶어서 하지 않으면 다른 한쪽으로 빠져나가버린다구요. 보유세를 낮게 해놓고, 거래세를 강하게 매겨버리면 안파는거지, 세율내려갈때까지. 안팔면 세금 안내도 되니까. 그 다음에 보유세는 강화하는데, 거래서는 놔두면 계속 사고 팔면서 투기가 이루어지겠죠. 보유세와 거래세를 컴비네이션을 맞춰가지고, 우회로를 차단해야 돼요.

종부세가 9억 이상으로 되어 있고, 연 세금인상률을 맥시멈 50%로 씌워놨고, 세율도 그렇고 하니까, 10억짜리 주택이 100만원이 안돼요. 일년에 50%씩 인상해도 참여정부 끝날때까지 200만원도 안된다구요. 한달에 몇억씩 오르는데, 그 200만원 세금내는 것을 겁내겠어요? 절대 안그렇거든요. 그러니까 보유세를 왕창 강화해야돼요. 원래 정부 원안대로 6억으로 내리고, 50% 캡 씌우는 것을 좀 더 열고, 세율도 좀 조정하고, 그래서 실효세율이 좀 높아지게 하고, 동시에 거래세에 대해서도 1가구 3주택 이상만 양도세를 매기잖아요. 그런데 이것을 1가구 2주택으로 내려야돼요. 3주택 하면 약 18만 가구로 알고 있는데, 그게 전체 세대의 1% 정도 밖에 안될거예요.

그런데 2주택으로 하면 100만세대가 됩니다. 한 다섯배로 올라가는 거죠. 양도소득세도 1가구 2주택 이상으로 확장해야되고, 실효세율도 지금 9%~45%인가로 되어 있는데, 더 올려야돼요. 실효세율이 절반 이상되도록 양도소득세도 올리고, 그러면 주택보유를 임대사업이나 이런 목적으로 쓰기 위해서 다가구를 소유하는 임대사업자라면 모를까, 투기적 목적으로 여러개의 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수지가 안맞게 되는거죠. 보유하고 있어도 세금 더 내야되고, 팔려고 해도 다주택 보유자들은 차익이 나는 것을 왕창 다 빼앗기게 되니까 자산 형태 중에서 주택이라는 형태의 자산은 재산축적 수단이나, 증식수단으로서 별 의미가 없다, 이렇게 돼야 다른데로 갈거 아니예요.

그게 인제 투기환수, 이건 물론 다른 신규 택지개발을 하거나 이런 경우에도 같은 이치가 적용될 수 있게끔 조처가 필요하겠죠. 세 번째가 공공 공급자의 역할확대인데, 주공이 과거에 보면 중형 아파트도 지었잖아요. 최근에는 보면 임대 아파트를 지으면 7평, 9평 짜리를 짓고 있더라구요. 공급확대를 해줘야되는데, 앞에서 말한 거래 투명성하고, 투기 완수제도를 강화시켜놓으면 가수요가 관리가 돼요. 수요관리부터 해야 공급확대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달구어진 불판에 물 한 숟가락 붓는 것 가지고는 의미가 없어요.

지금 한나라당에서 말하는 것이 말도 안되는데요. 지난 5년간 연간 50만호씩을 공급했다구요. 지난 5년간 주택이 총 250만호가 공급됐다구요. 단군 이래 최대예요. 노태우 정권때 분당, 일산 개발하고 해서 200만호를 공급한때보다 더 많이 했다구요. DJ 정부 후반기와 참여정부 전반기에. 그런데 자가 보유율이 별로 안올라갔어요. 신규 공급한 주택들이 다가구 소유자들의 손에 들어갔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무주택자라든가, 1가구 1주택 보유자인데 집을 좀 넓히고 싶은 사람들은 값이 너무 올라서 살 수가 없으니까 투기적 수요의 재물이 되버린거죠. 이렇게 해서는 안되는거예요.

수요관리를 해서 가수요를 묶어 놓고, 실수요자한테는 금리라든가, 이 모든 것들이 다 유리하게, 편하게 애 하나 더 생겼으면 집 평수를 늘릴 수 있고, 애들 교육 때문에 사는데를 옮겨야 되면, 쉽게 팔고,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해줘야 되고, 무주택자가 새로 집을 구입할때는 국민주택 규모부터 시작해서 유리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줘야 되고, 그걸 다 해줘야 할 것 아니예요. 주공이 해야된다고. 토지공사, 주택공사 이런데서 공공택지개발도 하고, 소형 임대아파트뿐만 아니라 중형 또는 중대형 아파트도 지어서 필요하면 분양도 하고, 전세도 놓고, 임대도 놓고, 이렇게 해서 실수요자들 중에서 주택구입 능력이 되는 사람은 구입할 수 있게 해주고, 그게 안되는 사람은 그 능력이 조성될때까지 월세나 전세를 살 수 있도록 공급을 확대해줘야 돼요.

공공 공급자들의 역할범위를 굉장히 확대해야돼요. 공급확대정책은 민간에 맡겨서 신도시 만들고 이런 것들은 투기의 대상만 늘려놓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거예요. 수요관리를 계속하면서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확대정책을 해주는 쪽으로 이렇게 가야 맞는거죠. 답은 다 나와 있다구요. 대통령이 밝힌 3원칙을 저는 이렇게 이해하고 있구요. 이 외에 지금 논란이 일어나는게 검찰과 국세청의 세무조사 이건 더 강하게, 특히 증여세나 이런 것과 관련해서 할 수 있구요.

금리가 지금 미국하고 역전이 됐잖아요. 미국이 우리보다 0.5% 높을겁니다. 단군 이래 최저 금리인데, 금리가 낮으니까 모기지론도 많이 공급이 되고, 은행들이 세일을 엄청나게 하니까, 가수요들이 나오는거죠. 그런 점에서 보면 필요하면 금리도 인상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인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시그널은 줘야해요. 부동산이 계속 이렇게 가면, 자산보유 형태 중에 부동산이 불리해지도록 할려면 금리를 높혀주는게 좋거든요. 콜 금리를 0.25% 정도 인상하고, 추가적인 인상도 가능하다고 시그널을 줘야할 것 같아요.

그 정도 인상한다고 해서 기업투자가 금리가 높아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요. 일반가계대출 이자, 부동산담보대출 이자나 이런 것들은 올라가게 하고, 이런 것들도 거시변수를 손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데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는 해야하지만, ‘거시정책도 필요하면 쓸 수 있다’ 이렇게 시그널을 주고, 그 다음에 미시적으로 금융당국이 특정 지역에는 대출금리를 높게 한다거나, 1가구 다주택 보유자들에게는 모기지론이나 주택 담보대출의 금리도 비싸게 적용을 한다거나 하는 정책들이 이미 나오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은 보완적으로 쓸 수 있는 정책들이고, 그렇게 해서 잡아야죠.

이걸 못잡으면 진짜 망하는거죠. 저는 된다고 봐요. 저는 지금 다른 것들도 좀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는 한데,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3원칙, 직접 말씀하신 것도 아니고, 청와대에서 보도자료나 이런 것을 통해 그렇게 원칙을 세우셨다고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제가 그 원칙을 어떻게 이해하느냐라고 볼때 이렇게 이해를 하고 있구요. 당도 마찬가지로 정부에 대해서는 엄정한 행정권력의 행사를 촉구하고, 입법이 필요한 것은 당이 주도해서 입법을 해나가고,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등 세제를 포함해서 그렇게 해나가면, 국민들이 ‘쟤네들 열심히 하네’ 그렇게 평가해줄 것 아니예요.

그런데 뭐 벌써 당에서 누구 누구라고 거명은 하지 않겠지만, 이른바 경제통들이 앉아가지고, 지난번에 종부세 물타기하고 이런 것처럼 ‘현행틀 유지해야된다’ 이런 얘기 벌써 나오잖아요. 연정 얘기 이런거 괜히 하셨겠어요? 신경질나니까 하셨겠죠.(웃음) 민노당하고 연정하면 이런거 물 못탈거 아니예요. 민노당이 부유세 이래 가지고, 세게 나오는데 하고 연정하면. 우리도 이익이 있는거라고 그렇게봐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당 정체이 다른데 연정을 어떻게 하냐?’고 하시는데, 그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얘기죠. 당 정체성이 다르니까 당을 따로 하면서 연정을 하는거지, 같으면 당을 합치지 뭐하러 따로 해요? 당이 다른데도 다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회에서의 다수가 늘 헌정질서에 비춰볼때 항상 늘 필요하기 때문에 이른바 거버닝 파티가 독자적으로 없으면 거버닝 파티는 아니지만, 거버닝 그룹을 만들어야 될 거 아닙니까? 그걸 만들기 위해서 연합을 하는거거든, 연합을 하려면 계약 조건을 명시하고, 국민들 앞에서 떳떳하게 계약 성립시켜서 그렇게 해나가야하는거죠.

당이 다르고 합칠 수가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연정도 생각해봐야한다고 말씀하신건데, 그것을 ‘당이 다른데 어떻게 하느냐’ 이런 식으로 받으면 그건 정말 홍길동 아버지한테 ‘호부호형을 허하노라’는 말을 들어 놓고도 ‘그럼 뭐합니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얘기라구요. 그렇게 정치하는 사람이 말귀를 못알아들으면 어떻게 해요?(웃음) 그거에 비하면 노회찬 의원이 아침에 얘기한 것은 훨씬 현실적인 얘기죠. 비정규직 문제, 국가보안법, 선거구제 이 세가지에서 합의가 되면 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건 굉장히 현실적인 제안이죠. 대통령이 말씀하신 부분은 아주 교과서적인거라니까요.

지 - 의원님께서는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이지 않습니까? 당내에서는 ‘너무 튀려고 한다. 개혁을 독점하려고 한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너무 보수적으로 변하는게 아니냐’고 하고 있는데요.

유 - 제가 스스로를 보수정치인이라고 한 적이 없어요. 노회찬 의원은 제가 보수정치인이라고 그랬다고 어디서 인용을 해서 얘기하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열린우리당은 온건보수쪽에 중심이 가 있는 중도정당이다’ 그렇게 얘기를 했죠. 제 자신을 평하자면 ‘온건진보 혹은 중도좌파적인 성향의 정치인이다. 경제 정책 분야에서는 다소 보수적이고, 정치와 사회·문화영역에서는 좀 진보적이구요. 그렇게 결합되어 있는 소셜 리버럴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정치인 중에서는 괜찮은 정치인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그게 욕도 아니고, 뭐예요.(웃음)

지 - 지난번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민노당과는 연대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하신 발언이 민노당 측의 반발을 샀었는데요.

유 - 비용 문제는 뭐냐하면 내가 보건복지위원회 같은데서 국민연금법 이런 걸 가지고 얘기를 해보면 민주노동당의 주장이 10가지가 우리하고 달라요. 그때 10가지를 다 들어줄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우리 법안이 아니고, 민주노동당 법안이 되는건데... 우리당 의원이 10명이고, 민주노동당이 1명이라면 쟁점이 10개면 한개만 들어주면 되는거잖아요. 산술적으로는. 그치만 2~3개 정도라도 본질적으로 우리 틀을 안바꾸는 선에서라면 받아들여줄 의향이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아주 핵심적인걸 안내놓으면 못하겠다고 한나라당이 퇴장하면 같이 퇴장해버리니까 그게 답답한거죠. 그러느니 차라리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것은 본질적인 틀은 놔두고, 거버넌스만 몇 개 바꿔달라고 하는건데 차라리 그걸 들어주는게 낫지, 그 의미라구요. 연대의 정치적 비용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것을 얼마나 많이 바꿔야 통과되느냐, 이게 비용이라구요. 민주노동당 한명의 합의를 끌어내서 강행 통과를 시키는데, 엄청나게 많은 손질을 해야되고, 한나라당하고는 몇가지만 손보면 그냥 민노당이 반대해도 합의해서 통과시킬 수 있다면 합의로 통과시키는 것이 낫죠.

많은 부분 각론 영역에서 그렇게 부딪힌다구요. 그러니까 이제 문제인거지. 그 얘기를 한건데, 너무  ‘정체성을 고백했다’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도 큰 텍스트를 보지 않고 하는 얘기 같아요. 내가 너무 수준이 높은가봐.(웃음)

지 - 그러다보니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방어적으로 얘기할 때 ‘괜찮은 보수정치인이 아니냐?’고 하는데, 스스로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없으시다는거죠.

유 - 내가 언제 보수라고 했어요. 내 입으로 보수라고 한 적은 없어요. 노회찬 의원이 ‘나는 그 사람을 보수정치인이라고 본다’고 말하는 것은 그 분의 자유니까 그거야 제가 존중을 하죠. 하지만 내가 그 말을 한 것처럼 얘기를 하는 것은 왜곡이죠. 100미터 미인도 마찬가지예요. 남의 집에 불났는데, 옆에서 불쏘시개 하나 더 던지는거야. 뭐야?(웃음)

민주노동당은 원래 약자를 편드는 당인데, 6:1, 7:1로 당하고 있는데, 거기다 돌 하나 더 던지면 어떻게 해요? 그런데 원래 정치인은 100미터 거리에서 보고 평가를 해야돼요. 더 가까이서 보면 안됩니다. 우리가 공적 영역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고, 지지하고 반대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어떤 사적인, 근거리에 있는 사람만이 알고 있는 문제를 가지고, 그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이런건 아니라구요. 정치적 명분이라는 것은 가까운 연고관계와 희박한 연고관계 둘로 나눠봤을때 희박한 연고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여론이 형성되는거지, 내 가까운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숫자로 따지면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겠죠.

‘그런데 그 사람 난폭해보이는데, 국정원에 있었고, 안기부에서 고문도 하고 했지만, 알고 보면 꽃도 잘 가꾸고, 새도 좋아하고, 애들한테도 친절하다더라’ 이게 말이 돼요?(웃음) 우리가 미스코리아 심사를 하는데, 근처에 가서 ‘화장발 벗겨 놓고 보니까 주근깨가 많네’ 이렇게 심사하는게 아니잖아요. 멀리서 심사위원들이 보고, 말하는 거 들어보고, 표정보고 종합적으로 평가하잖아요.

정치인도 마찬가지죠. 멀리서 보고 그 사람의 공적 영역의 활동을 보고 평가를 해줘야지, 저 사람 멀리서, 100미터에서 보면 몸매도 좋고, 헤어스타일도 좋고 그러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팔뚝 밑에 흉터도 있고, 이렇게 얘기하기 시작하면 곤란한거죠. 우리가 무슨 정치인과 사귀자는 겁니까? 100미터 거리에서 봐서 괜찮은 정치인이면 괜찮은 거고, 100미터 거리에서 아니면 아닌거고 그런거지, 가까이 가서 ‘누구 괜찮은 사람이다. 욕하지 마라. 알고보면 얼마나 부지런한지 몰라. 여섯시에 일어나서 책 한시간 읽고...’부터 시작해서 ‘니가 한달만 같이 살아보면 존경하게 될거야’라고 유권자를 설득할 겁니까? 말도 안되는 얘기거든요. 그럼 노회찬 의원은 1미터 앞에서 들여다보면 흠이 없나요?(웃음)

지 - 아까 공익근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누님께서도 ‘공익근무에서 벗어나서 영화볼 시간도 있고, 나름대로 괜찮다’고 말씀하시던데요. 지금 보면 열린우리당 상황이 계속 나빠지게 되면 계속 공익근무를 하셔야될 것 같은데요.

유 - 아주 망하면 안할 수도 있죠.(웃음)

지 - 인터넷에서의 여론조사이긴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대권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하신 적도 있으신데요.

유 - 그런 것 믿고 하다가 망한 사람 많아요.(웃음) 작전세력이 있나보지.

지 - 지지자들 입장에서도 (가능하다고 전제할 때) 이 분은 대통령까지는 본인의 성향상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하는데요. 상황이 그렇게 나쁘게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웃음)

유 - 하여튼 정치인 인터뷰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쓸데 없는 얘기를 자꾸 묻고 다녀요. 허파에다 바람 넣어 놓고.(웃음)

지 - 2007년 대통령 선거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유 - 모르지. 그걸 어떻게 전망해요. 2년반이나 남았는데, 내가 족집게 도사도 아니고, 부채도사도 아니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판단하기 힘들죠.

지 - 김선일씨가 죽었을때 만두드시면서 ‘한 사람 죽었다고 한 나라의 파병정책이 바뀔 수는 없다’고 말씀하신 것 때문에 정서적으로 싫어하게 된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 같은데요.

유 - 그건 민중의 소리가 조선일보와 똑같은 수법은 쓴건데요. 그것은 아주 나쁜 보도방식이예요. 만두 먹고 있는데, 와가지고 처음부터 시비건 것 아닙니까? 오는 말이 고와야지 가는 말이 곱죠. 저도 정상적으로 대꾸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어요? ‘만두 맛 있습니까?’해서 ‘맛있어요’ 이렇게 시작한거지. ‘김선일씨 납치됐는데, 철수해야되는 거 아닙니까?’ 해서 ‘사람 하나 죽었다고 바로 철수합니까?’ 이렇게 대화가 오간건데, 그 부분만 편집이 되서 나간거죠.

그러니까 ‘저 새끼는 사람 잡혀 가 있는데, 만두나 쳐먹고 앉아 있고...’라는 반응이 나온건데, 당파성이 언론의 규범을 덮어버리면 안돼죠. 그런 식으로 해서는 언론기관이라고 보기가 어려워요. 그래도 만두업체는 살아야될거 아닙니까? 억울하게 당한 만두업체가 한두군데고, 거기서 일하던 사람이 실직한 경우가 한두명입니까?

납품업체들 조그맣게 자기 가게 하는 이런 사람들, 외식산업 타격 받아가지고 헤매는데, 그래도 보건복지위원으로 있는 국회의원인데, 업계에서 살려달라고 ‘이런 이벤트라도 한번 하자’ 그래 가지고 국회하고 협조해서 보건복지위원회가 주최를 하고, 우리가 주선을 해서 행사를 열었죠. 인생이라는게 그런 거 아닙니까? 수많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한 곳에서 나쁜 일이 생겼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 일상을 폐기하고, 그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 와중에서 만두 만드는 회사의 노동자들은 월급 받아야 되고 할거 아닙니까?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야죠. 억울하게 만두가 쓰레기 만두니 하고 보도가 됐는데, 약간 식품 공정상의 건전성 규정을 위반할 수도 있는 그런 꽁다리 가지고 만든만두 때문에 문제가 된건데, 모든 업체가 그런 것도 아니고, 한두 업체가 그런건데요. 나머지는 덤태기로 도매금으로 넘어간거 아니예요. 그래서 우리가 주관을 하고 당차원에서 만두사랑 캠페인을 한건데, 그걸 그렇게 비아냥거리면 안되는거죠. 정치하다보면 그런 일 많이 당해요. 조선일보한테 당하기도 하고, 민중의 소리에도 당하는건데, 어떻게 해요. 당해야지.

지 - 래디컬한 분들은 자기가 하는 운동 이외에 다른 부분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그렇게 말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요. ‘신자유주의를 옹호한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많이 있거든요.

유 - 그 분들이 신자유주의가 뭔지는 알고 하는 건가요?(웃음) 그건 뭐라고 반박할 수 있는 비판이 아니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토론을 하거나, 논쟁을 할때 자기 주장을 논박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해주는게 기본이거든요. 사실 관계와 사실에 대한 해석, 인과관계에 대한 의견제시가 있어야 사실이 어긋난다거나, 해석이 잘못되었다거나, 해석이 다르다든가, 또는 인과관계 결정에 견해가 다르다든가 이렇게 반박을 할 수 있잖아요.

반증할 수 있는 다른 사실을 제시하거나, 거기에 맞설 수 있는 다른 해석을 내놓거나, 거기서 설정한 인과관계와는 다른 인과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근거를 내놓거나 이렇게 해야 토론이 가능한데, ‘신자유주의를 옹호한다’고 하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안하고 그렇게 얘기하면 논박이 불가능한 주장이기 때문에 토론을 이어나갈 수가 없어요. 그런 것에 대해서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야지 어떻게 해요. 할 수 없는거지, 살면서 세상의 모든 주장에 대해서 답을 줄 수는 없잖아요.

지 - 정치를 하시다보면 현실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나중에 모순이 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유 - 너무 추상적인 질문이라서...

지 - 개혁당 관련된 부분에서도 개혁당에 같이 계셨던 분들 중에서 엄청난 분노를 느낀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유 - 개혁당에 있던 아주 일부 사람들이 그렇죠. 소송도 걸고 하는건데요. 그 분들이 그 분들대로 할 수 있는 거니까 하시는 걸거구요.

지 - 올해 특별한 계획은 있으십니까?

유 - 국회의원 생활이 뻔한데요. 뭐. 1월 1일날 아침에 눈뜨면 12월 31일까지 다 보이는게 국회의원인데, 특별한게 뭐 있겠어요?

지 - 마지막으로 해주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유 - 없어요.

지 - 재미있는 인터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시민의 인터넷진지 펌: http://www.usimin.net/
 
가져온 곳: [Rotten Apples(메피스토,데니,ipreperna2)]  글쓴이: Rotten Apples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