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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중 유시민에 대한 부분

강산21 2013. 2. 22. 02:40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중 유시민에 대한 부분

 

지승호 : 그럼 유시민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수 밖에 없겠네. 이 대목에서

 

김어준 : 아, 유시민. 지금 현존하는 정치인 중에 유시민처럼 오해받는 정치인이 또 있을까. 유시민은 이제 권력욕에 불타는 권모술수의 화신이 되어버렸잖아. 나, 유시민 잘 안다. 정치인 중 가장 많이, 그것도 주기적으로 인터뷰했고, 그 지역구의 주민으로 마실에서 만나던 사이고, 그 누님들도 잘 안다. 그래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유시민은 권력의지가 졸라, 아주 졸라 없는 사람이야. 내가 유시민에 대해 가진 가장 큰 불만이지. 그럴거면 정치를 하지 말든가. 시작했으면 불타는 권력의지를 발휘하든가.

 

유시민에 관한 모든 오해는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해. 유시민을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반드시 권력을 쟁취하려는 모사꾼으로 바라보려는 그 지점. 정말 그렇게 불타는 권력의지로 잔꾀를 부리다가 지금 그 꼴이 되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그런데 대중의 그런 오해가 이해가 될 만도 한 것이, 유시민의 행보는 기존 정치의 문법으로는 잘 이해되지않거든. 저 사람이 왜 저러지. 그래서 결국 기존 문법중에서 가장 음흉한 놈을 들이대서 해석할 수밖에 없지. 그걸 여기서 일일이 설명할 순 없으니까 건너뛰자. 여기선 유시민이 주인공이 아니니까.

 

두가지만 짚어두자면, 유시민은 그런 사람이 결코 아니다. 유시민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순정한 사람이다. 바로 그 순정함때문에 더 오해를 받는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유시민이 국민참여당을 이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아니다. 국민참여당의 탄생 근거와 목적과 정서를 이해하는 유시민이, 그 놈의 타고난 책임감 때문에, 국민참여당에 끌려가고 있는거다. 유시민을 죽이고 있는 건 바로 국민참여당이다. 이 말의 본질을 이해할수 있는 국민참여당 지지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다만. 노발대발하는 국민참여당 당원들의 목소리가 벌써 환청으로 들리는구나.

유시민이 작년에 내게 이야기했지. "참여당의 지지율을 내 지지율만큼 끌어올리는 것이 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답했지. "유시민의 지지율이 참여당의 지지율만큼 끌려 내려갈 일만 남았다"

 

지승호 : 그러니까 유시민은 어쩔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정치인들은 어쩔 수 없는 일을 안 하거든.

 

김어준 : 유시민은 자기를 도구화하는 사람이거든. 이게 대다수 정치인과의 결정적 차이야. 자기가 여기에 쓰일 도구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거부하지 못하는 사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