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신 대법관 "판사들 설득위해 대법원장 권위 빌렸다"

강산21 2009. 3. 16. 17:58

신 대법관 "판사들 설득위해 대법원장 권위 빌렸다"
'호가호위' 비판 면할 수 없을듯
09.03.16 16:42 ㅣ최종 업데이트 09.03.16 16:42 손병관 (patrick21)

 

  
지난 6일 신영철 대법관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최재구
신영철

신영철 대법관은 이용훈 대법원장의 재판 관여 의혹에 대해 "판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대법원장의 권위를 빌렸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0월 9일 서울중앙지법 박재영 판사가 야간집회 금지에 대한 위헌심판을 제청하자 신 대법관은 같은 달 14일 "▲ 위헌 제청을 한 판사의 소신이나 독립성은 존중해야 한다 ▲ 나머지 사건은 현행법에 의해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대법원장의 뜻"이라는 메일을 보낸 바 있다.

 

이러한 메일 내용이 공개되며 대법원장이 신 대법관을 통해 일선판사들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법원행정처장의 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신 대법관은 두 차례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대법원장의 말씀 중 첫 번째 것은 말씀 취지를 그대로 전한 것이지만, 두 번째 것은 본인의 생각을 가미하여 작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 대법관은 "다른 판사가 위헌제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는 평소 소신을 대법원장의 권위를 빌려 판사들에게 전달하고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마치 대법원장님의 뜻을 전하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비켜가지만 신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권위를 빌려 '호가호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