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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들 뒷수습에 속 터진다

강산21 2009. 3. 12. 00:52

실무자들 뒷수습에 속 터진다
기사입력 2009-03-10 14:31 


  
 
해외 순방때마다 터지는 MB의 돌출발언…

순방외교 때마다 나오는 이명박 대통령의 돌발발언으로 정책 실무 담당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지거나 심지어 상대국과 합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발언이라 무게감이 있는만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지만 대부분 녹록치 않아 정책 당국자들의 속이 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명태 쿼터 4만t’ 사건이다. 지난해 9월 이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후 그 성과로 명태 쿼터를 2만t에서 4만t으로 늘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러시아와 한국간 명태 쿼터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당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구두로 명태 쿼터 확대를 약속했지만, 사실 정식 서명을 한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러시아와 협상을 해야 하는 농식품부는 매우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당초 러시아와 하는 어획량 쿼터 논의는 연말에 이뤄지지만 쿼터를 기존의 2배로 늘리는데에 양국간 이견이 있어 명태 쿼터 협상만 3월로 미뤘다. 명태의 입어기간이 7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시간상 다소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10일 방문하는 러시아 수산청장과의 접견을 시작으로 오는 26일부터 양일간 명태 쿼터 협상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 전망이 결코 밝지는 않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보통 러시아로부터 매년 받는 명태 쿼터는 2만t 수준으로 지난해에는 연말에 추가 쿼터를 받아 2만8500t이 됐다”며 “한국에서 명태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이 대통령 방문 이후 러시아 연안에 명태 가공공장이 대거 들어섰는데, 러시아가 우리 어선의 명태 쿼터를 늘려줄 지 사실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또 다른 관계자는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관례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로 유명하다”며 “양국 정상회담에서 명태 쿼터를 늘리기로 구두로 합의했다고 해서 이것이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