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응원단, 국고 지원금 신청 절차도 '무시'

연예인 응원단, 국고 지원금 신청 절차도 '무시'

기사입력 2008-10-27 17:15 

<조이뉴스24>

'국고 낭비' 논란으로 국민들의 맹비난을 받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단장 강병규)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에 2억 여원의 국고 지원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관련 행정절차를 모조리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화부는 이미 국고 지원금을 교부하기로 자체 결정을 해 놓은 상태에서 관련 신청서를 접수 받는 등 요식행위로 행정절차를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문화부를 통해 연예인 응원단 국고 지원금 교부 과정을 확인한 결과 연예인 응원단은 사업개시(출국) 30일전 관련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했으며, 사업을 마친 뒤(귀국) 30일 내에 정산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 또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부 자체 훈령 '체육진흥투표권 공익사업적립금 지원기준'을 보면 제8조 1항 적립금을 지원 받고자 하는 자는 적립금 지원 신청서를 사업개시 30일전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같은 규정 제11조 1항 사업시행자는 사업 종료후 30일이내에 적립금 정산 보고서를 문화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연예인 응원단은 지난 8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동안의 일정으로 베이징 원정 응원에 나서기에 앞서 교통비와 숙박비, 활동비 등 예산 2억1천여 만원에 대한 지원 신청서를 사업시행 23일 전인 지난 7월 18일에서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시행 30일전까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보다 일주일이나 늦은 시점에서 부랴부랴 지원 신청서를 제출한 셈이다.

또 관련 정산 보고서는 귀국한 뒤 두 달 가까이 제출하지 않다가 문화부로부터 정산서 제출 독촉 전화와 공문을 전달받고, 국회 국정감사 기간 중인 지난 13일 오후 늦게서야 제출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문선(민주당) 국회의원실에서 한달 전에 이미 관련 정산 보고서를 요청했지만 정산서는 지난 10월초 문화부에 대한 국감때까지도 제출되지 않다가 대한체육회 감사를 앞두고서야 뒤늦게 제출됐다. 규정에는 정산 보고서의 경우 사업 종료이후 30일이내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특히 문화부의 경우 연예인 응원단에 대한 적립금 지원 결정을 한 상태에서 신청서를 제출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인 응원단이 적립금 지원 신청서를 지난 7월 18일 제출했지만 같은날 이미 지원 결정을 해놓은 상태였다. 다만 지난 7월초 문화부 고위층에서 실무부서에 '적립금 지원 가능 여부를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이에 따라 실무부서는 연예인 응원단으로부터 파워포인트 형식의 A4용지 2~3장 분량의 제안서를 제출받은 적은 있다.

실무를 담당했던 문화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적립금을 지원할 때 이 기준을 지켜야 하지만 통상적으로 조금씩은 융통성을 발휘한다"며 "정기적인 지원단체라면 다음년도에 불이익이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연예인 응원단에 대한 내년 추가 지원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지키지도 않을 규정을 무엇하러 정해놨는가"라며 "사회 단체들의 경우 이런 규정을 철저히 적용하면서 장관과 친분이 있는 단체에는 이렇게 관대해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방송인 강병규는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을 구성, 지난 7월 문화부로부터 국고보조금 2억여 원을 지원받아 동료 연예인 20여명과 수행원 20여 명 등 모두 40여 명의 응원단을 꾸려 베이징으로 떠났다.

이들은 5성급 호텔에 투숙하며 숙박비로 1억1천603만원을 사용했고, 애초 예정에 없던 암표 구입을 위해 800여 만원을 지출하면서도 제대로 응원계획을 세우지 않아 일부 경기를 제외하고는 현지 식당에서 TV로 응원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응원단 일부는 스파 시설 이용까지 공금으로 처리했던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