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MB시정연설, 감성적이지만 허황돼...루즈벨트 비유도 틀려”

강산21 2008. 10. 27. 16:53

“MB시정연설, 감성적이지만 허황돼...루즈벨트 비유도 틀려”
신세돈 교수 “연설문 작성했던 분들, 세밀하지 못하다” 지적
입력 :2008-10-27 15:04:00  
[데일리서프 민일성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던 도중 한 케이블 채널에서 이를 해설하던 대학교수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7일 경제전문 케이블 채널 MBN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상당히 감동적이었고 감성적인 설명이었다”면서도 “허황된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실용적인 말씀이었는지는 몰라도 실체는 별로 없다. 루즈벨트 인용도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우리 서민들이 단합해야 하고 합심해야 하지만 우리 경제가, 과거 위기 극복의 예만 가지고 살아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경제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이 루즈벨트를 말했지만 루즈벨트의 ‘두려움’ 언급은 대공황 때가 아니고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 했을 때의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설문 작성했던 분들이 세밀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시정 연설에서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이라며 “루즈벨트 대통령은 세계 대공황 이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다”고 강조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신 교수는 또 정부의 금리인하 정책과 관련 “역대 가장 낮은 수준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신용 증발’로 신용이 창조되는 과정의 반대 현상이 글로벌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창출됐던 엄청난 신용, 자금이 붕괴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내려가야 할지 답할 수 없지만 주변 여건을 감안하면 역대 가장 낮은 수준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아울러 정부당국이 경제성장률 숫자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국민과 기업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을 강조했다.

그는 “그간 상당한 기간 동안 경제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소위 말하는 실물경제 버블이 있었기에 그 버블이 꺼지는 과정 있다”며 “(따라서)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이) 하강하는 기간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다시 활황 국면으로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 때문에 성장률이 4%다, 5%다에 매달리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신 교수는 “경제성장률의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 주체 중에서 실질적으로 경제를 감당하는 기업이나 가계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이를 등한시 하고 숫자에 매달리다보니 도끼 자루가 썩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이 겉도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이번에 정부가 성장률에 집착하지 말고 국민들 생활의 어려운 점, 기업 활동의 어려운 점에 초점을 맞춰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고, 대신 이자율 좀 내렸다, 정책 금리 좀 내렸다는 식의 정책을 내놓는다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정치토론 사이트 서프라이즈에서 누리꾼들은 특히 인용문이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 대통령에 그 참모 아니겠느냐”며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