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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100만원 이상 방요구” 강병규 호화응원 해명 ‘거짓말’

강산21 2008. 10. 28. 16:49

“1박 100만원 이상 방요구” 강병규 호화응원 해명 ‘거짓말’
한겨레21 보도...비즈니스석 해명도 거짓, VIP차량 요구도
입력 :2008-10-28 15:27:00   박성원 기자
[데일리서프 박성원 기자]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구성을 주도한 강병규 씨가 혈세 2억원 낭비 비난에 직면하자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연예인 응원단을 파견한다고 해서 지원을 받은 것일 뿐"이라면서 "국고 낭비라는데, 서울시 행사에서 연예인이 개런티를 받고 출연하는 것도 혈세 낭비인가"고 반문한 것은 거짓해명이라고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이 최신호(733호)에서 보도했다.

한겨레21은 '이슈추적-연예인 놀 돈 내놔, 누가 그랬을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연예인 응원단 문제를 처음 제기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 측의 말을 인용해 "연예인 응원단을 구성하자는 제안은 강 씨가 유인촌 문화부 장관에게 먼저 한 것이며, 강씨는 문화부가 제안한 것처럼 바꿔 말했다"고 밝혔다.

문광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문순 의원실에 “7월 중순쯤 유인촌 장관이 불러 장관실에 가보니 강병규 씨가 함께 앉아 있었다. 유 장관이 ‘연예인들이 뜻을 모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기로 했으니 최대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강병규 씨는 이후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털어놨다고 한겨레21은 전했다.

강병규 씨는 문광부에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 검문과 검표 없이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VIP용 ‘프리패스 차량’을 응원단에 배정해달라, 중국어가 가능한 문화부 공무원을 현지 가이드로 배정해 달라, 숙소도 VIP급으로 하루 숙박비는 100만원을 기준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또 문화부 실무진이 프리패스 차량과 문화부 공무원 가이드는 거부하자 강병규는 유 장관에게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프리패스 차량이란 각국 올림픽위원회에 10대 정도 배정되는 귀빈용이며, 연예인 응원단이 그런 차량을 쓸 정도로 귀빈인지는 의문이라고 한겨레21은 지적한 뒤 국민 세금을 받는 공무원을 가이드로 쓰겠다는 발상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강병규 씨는 총액 1억1천만원에 이르는 숙박비에 대해서도 "올림픽 당시 중국 물가가 엄청 올랐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원래 1박에 27만원 하던 방인데 145만원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설명대로라면 응원단은 처음부터 100만원 이상급 호텔을 찾았던 것이다.

한겨레21은 또 강병규 씨가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이유에 대해서도 거짓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강병규 씨는 지난 23일 "항공편도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좌석이 없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게 됐다.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은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연예인들은 비즈니스석을 탔고 수행원들은 이코노미석에 탔으며 비즈니스석 요금은 일반석에 비해 2배 정도 비쌌다는 것.

최문순 의원실 관계자는 "유인촌 장관이 촛불 이후 궁지에 몰려 있던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국민의 관심을 최대한 베이징올림픽으로 유도해보려고 연예인들을 동원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고 한겨레21은 전했다.

한겨레21은 이와 함께 강병규씨 쪽에 이런 의문들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문광부 관계자는 곤혹스런 표정으로 "요즘 현안이 워낙 많아 강병규씨가 (프리패스 차량과 공무원 가이드 제공 등) 그런 요구까지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연예인들도 개런티 받지 않고 자신들의 짬을 내서 국가적인 행사에 동참한 것인데 너무 일방적으로 비난할 일은 아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유인촌 장관도 10월24일 국회 문화부 국정감사에서 "자발적으로 올림픽 선수단을 응원하겠다고 나선 연예인들을 도와주고 싶어 추진한 것"이라며 "내가 책임질 것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응원단들을 옹호했다.

박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