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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잘못하면 평양-원산 경계로 제2의 분단 온다”

강산21 2008. 9. 14. 22:35

정세현 “잘못하면 평양-원산 경계로 제2의 분단 온다”
평화방송R 출연 “MB정부, 촉새같이 굴지 말고 미국을 배워라”
입력 :2008-09-13 13:33:00   권용진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데일리서프 권용진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은 대단히 정치적 복선이 많이 깔린 일종의 이데올로기"라고 지적하고 북한의 핵보유로 이득을 보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이고, 반면 한국과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북한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핵을 갖고 있으면 (미국의) 동북아 관리에 도움이 되고, 일본 역시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정도의 핵무기를 북한이 보유한다면 자신의 핵무장을 정당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 전 장관은 "북한은 대미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2차핵실험을 해버릴 수 있다"면서 "부시 정권으로서는 (그러기 전에) 속된 말로 싼값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정권에 넘겨야 업적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전 장관은 또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작년) 10월 정상회담 때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의 얼굴색이나 걸음걸이가 좋지는 않았다"면서 "이번에 5대 권력기관이 충성서약하듯이 권력누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건강이 좋지는 않지만 북한에 당장 정치적 격변이 오는 것 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건강을 가지고) 고도의 심리전을 펴고 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는 "북한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편견에서 너무 심한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이상희 국방장관의 작계5029 필요성 발언과 관련해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군사전략으로 포장돼 있지만, 실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좀더 확실하게 보장하려는 계획"이라면서 "보수정권으로 바뀐 지금 전 정부의 개념계획을 작전계획으로 바꾸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지금 나올 얘기는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급변사태 플랜이라면 내밀하게 발전시켜 나가면 되는 것이지, 이렇게 터뜨리면 그 자체가 위력을 상실하게 돼 있다"면서 "자칫 중국의 북한에 대한 개입을 정당화시키는 명분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유고를 기다렸다는 듯 우리 정부가 중계방송하듯, 촉새처럼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남북관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하고 "미국을 보라.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할 때까지 '우린 할 말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한미동맹을 강화하려면 (그런 태도를) 배워야 한다"고 이명박 정부의 촉새같이 가벼운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북한에 이상사태 발생시 중국이 먼저 북한에 들어올 가능성은 없지만 만일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관리할 움직임을 보인다면 그걸 구실로 군사적 개입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평양-원산을 연결하는 그축의 북쪽과 남쪽으로 갈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3대세습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이 회의적으로 본다는 얘기는 지난 2004년 12월 중국에 갔을 때 북한 정보기관에 속한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이며 그 말은 북한 고위층에서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고 전한 뒤 "북한이 당장 집단지도체제로 가겠지만 권력의 속성상 가 가운데서 김정일 이후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능력이 있는 집단이나 개인이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