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글 좋은글

여자핸드볼 '그들의 동메달은 금빛보다 빛났다'

강산21 2008. 8. 23. 17:53

<올림픽>여자핸드볼 '그들의 동메달은 금빛보다 빛났다'

[ 2008-08-23 16:45:30 ]

베이징=CBS 올림픽특별취재단 백길현기자


"눈물의 은메달이 아닌 기쁨의 금메달"을 따겠다던 '우생순'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이 '눈물과 기쁨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3일 중국베이징 국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헝가리와의 3,4위 결정전 종료 10초전.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발을 구르며 관중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5,4,3,2,1" 종료휘슬이 울리는 순간 선수, 코칭스태프들은 코트로 달음질 쳤다. 라이트윙 박정희는 동료들에게 달려가 얼싸안고 울 틈도 없이 그대로 멈춰서서 엉엉 울었다.

눈앞에 보이는 동료를 무조건 안은 선수들은 너나 할것 없이 울었다. 동료의 얼굴을 확인하며 "정말 잘했다"며 서로를 품에 꼭 안았다.

임영철 감독은 선수 하나 하나를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깨와 어깨를 걸고 빙글 빙글 코트를 돈 선수들은 임영철 감독을 헹가레쳤다. 코트를 벗어나는 선수들의 눈에는 눈물이 여전했지만 입가에는 참기 힘든 미소가 번졌다. 마치 동메달이 아닌 금메달을 딴 듯한 광경이었다.

노르웨이와의 준결승 경기에서 억울한 판정으로 3,4위전으로 밀려났지만 '우생순'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은 훌훌 털어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결국 한국은 헝가리를 33-28로 꺾었고 금빛으로 빛나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전반을 13-15로 뒤진채 끝낸 한국은 후반 들어 끈기를 발휘하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김차연, 박정희의 연속 골로 동점을 만든 한국은 후반 9분 문필희의 슛이 헝가리 골네트를 출렁이며 19-18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중요한 순간에 한국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27-27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23분 헝가리 선수 2명이 연달아 2분 퇴장을 당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한국은 홍정호, 안정화, 박정희의 연속 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고 결국 33-28, 5점차로 승리했다.

paris@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