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조선>,고발 거부 '농심' 맹비난··농심,"그래도 고발안해"

강산21 2008. 7. 17. 23:49
<조선>,고발 거부 '농심' 맹비난··농심,"그래도 고발안해"
<조선>,"블랙슈머에 굴복하면 이 땅에 설 곳 없다" 악담
농심,"극소수 고객의견도 겸허히 수용, 검찰고발 없을 것"
민동훈 기자 / 2008-07-17 14:32
<조선일보>가 칼럼을 통해 조중동 광고중단 운동 네티즌에 대한 검찰 고발을 거부한 손욱 농심 회장을 맹비난하며 검찰 고발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농심측은 "네티즌들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엔 변화없다"라며 일축했다

17일 (주)농심(대표 손욱)은 <조선일보>가 칼럼을 통해 검찰의 네티즌 고발 요청을 거부한 손욱 농심 회장을 강도높게 비난한 것과 관련해 "극소수의 고객의 의견이라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손 회장의 본심"이라며 "앞으로도 검찰 고발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선일보>는 최원석 사회부 차장의 '손욱 농심 회장님께'라는 칼럼을 통해 <조중동> 광고중단 운동네티즌들을 '블랙슈머(악성 민원제기 소비자)'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검찰조사를 거부한 손 회장을 맹비난했다.

최 차장은 "일부 네티즌들이 농심 불매운동을 벌인 것은 농심제품을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보다 <조선일보>를 공격하는 것이 목표였다"라며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 있는데 농심이 인정하지 않으니 사지 말자는 순수한 소비자운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앞장서 광고중단 운동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수사에 나섰는데 농심이 왜 협조하지 않느냐는 불만을 에둘러 표시한 것이다.

그는 이 네티즌들을 "그릇된 정보를 바탕으로 남을 공격하는 일부 집단"이라며 "그것도 남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농심을 악용하는" 집단으로 폄훼하면서 이들을 "'나쁜소비자'이지 떠받들 대상은 아니다"라고 거듭 비난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웬디스 칠리' 사건을 예로 들면서 광고중단 운동 네티즌들을의 블랙슈머와 다름없다며 엄중한 검찰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한 여성 블랙슈머(악성 민원제기 소비자)는 남의 잘린 손가락을 칠리 음식에 넣고는 제조과정에서 들어간 것처럼 속여 거액을 받아내려 했다"라며 "그때 웬디스가 취한 조치가 뭔지 아는가? 경찰에 이 사건을 정밀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개월에 걸친 수사끝에 명예를 회복한 웬디스가 현재 세계 각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농심이 검찰수사에 협조해야 하는 이유를 거듭 강조했다.

이 논리대로 라면 농심에 불매운동을 벌인 소비자가 졸지에 협박범이라는 주장인 셈. <조선일보>의 논리가 무리한 아전인수라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을 졸지에 '블랙슈머', '나쁜 소비자'로 전락시킨 조선일보는 검찰 고발을 거부한 농심에 대한 저주를 멈추지 않았다.

최 차장은 "잘못된 행태를 보이는 일부 네티즌들이 무서워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들에게 끌려다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블랙슈머에게 무릎을 꿇어서는 국내에서조차 설 땅을 잃고 말 것"이라는 악담까지 서슴치 않았다.

이에 대해 농심측은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조선일보>의 이같은 비난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간담회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극소수라도 고객은 고객'이라는 것이 경영진의 의견이고 회사의 입장"이라며 "웬디스 사건의 블랙슈머 논란과는 무관한,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네티즌들의 광고 중단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앞으로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매체에는 절대로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다는 방침과 이들을 고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