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화제] 조선일보와의 전쟁이 만들어준 한겨레신문의 옥상공원

강산21 2008. 7. 12. 15:47
[화제] 조선일보와의 전쟁이 만들어준 한겨레신문의 옥상공원
공덕동 하늘위 오아시스 ‘하니누리’ 탐방기
입력 :2008-07-12 10:16:00   최연미 인턴기자
▲ 공원으로 조성된 하니공원 
[데일리서프 최연미 인턴기자]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한겨레신문 사옥 9층의 하니공원은 7월의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청량했다.

기자들과 시민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하니공원은 이미 공덕동 최고의 휴식처란 평판을 받고 있다.

현재의 하니공원이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었다. 주변에 심은 나무 몇 그루가 고작이었다. 직원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따로 없었던 터라 옥상을 많이 이용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쾌적한 곳은 아니었다.

삭막했던 하니공원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재밌다. 지난 2001년, 한겨레신문은 조선일보의 친일행적과 권언유착의 실태 등을 연일 폭로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조선일보는 한겨레신문을 조사하면서, 지난 1999년 공덕동 사옥을 증축하면서 녹지공간을 일부 침범한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사실을 마포구청에 알려 한겨레신문은 추가로 녹지를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 이에 한겨레는 9층 옥상을 녹지공간을 바꾸기로 결정한다.

이 결정으로 사옥 9층의 옥상은 '하니공원'으로 바뀌었고, 여직원들은 점심 도시락을 먹기도 하고, 회사내 파티도 여는 상쾌한 휴식공간이 되었다.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이 살아 숨쉬고 산들바람이 부는 이곳에서 먹는 점심은 꿀맛과도 같을 것이다.

▲ 공원으로 조성되기 전의 황량했던 옥상공간 
우렁이와 피라미가 살 정도로 생태계가 살아 있는 이곳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견학장소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주주센타의 방문프로그램을 통해 한달 2번 예약을 받아 신문 제작기능과 함께 하니공원을 견학하기도 한다.

하니공원은 도심 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꽃과 곤충들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신문사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사실 한겨레신문 사옥은 9층 뿐 아니라 건물 전체가 녹화공간이자 인근 주민들의 휴식처다. 3층에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이용하는 녹지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곳에 있는 바람길 열대야는 에어콘 바람을 쐬는 듯 시원했다.

한겨레신문 시설관리팀 채규조 팀장은 “일본여행객들도 다녀갔다”면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