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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테러, MB 대선캠프 특위위원장 주도"

강산21 2008. 7. 2. 14:52
"백색테러, MB 대선캠프 특위위원장 주도"
진보신당 "대통령이 '백색테러' 사과하라"
안홍기 (anongi)
  
1일 밤 진보신당 사무실 괴한 난입으로 깨진 간판.
ⓒ 성상원
진보신당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이하 수행자회) 회원 5명이 촛불집회 생중계를 하고 있는 진보신당 당사에 난입,  당직자를 폭행하고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진보신당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0시 20분쯤 양복을 입은 남자 3명이 당사가 있는 여의도 대하빌딩 8층에 난입, 이 건물에 있던 소화기를 휘두르며 아크릴 현판을 부수고 사무실에서 난동을 부렸다. 당시 당사에는 당원 등 여성 8명이 남아 회의를 하고 있었다.

 

"빨갱이 새끼들 다 죽여버리겠다"

 

이들은 당원들에게 '진중권, 진보신당 칼라TV 빨갱이 새끼들 다 죽여버리겠다. 빨갱이년들 다 죽여버리겠다'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면서 여성들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박김영희 진보신당 공동대표의 활동보조인으로 일하는 여성이 배를 수차례 가격당하기도 했다.

 

5분 뒤에 연락을 받은 남성 당원 4명이 도착했지만 이들도 괴한에게 폭행을 당했다. 당사에 들어온 김아무개씨가 괴한 3명에게 무릎으로 얼굴을 수차례 가격당하는 등 집단구타를 당했고, 이아무개·조아무개씨는 이를 말리다가 마찬가지로 폭행을 당했다. 

 

밤 10시 50분쯤 경찰이 출동했지만 괴한들은 집기를 부수고 던지는 등 난동과 폭행을 계속 했고 2명의 괴한이 추가로 현장에 합류했다. 경찰은 밤 11시 5분쯤 괴한들을 1층으로 데리고 내려가 경찰차에 태워 영등포경찰서로 호송했다.

 

한편 진중권 교수를 비롯한 '칼라TV' 생중계팀이 당사 난입 소식을 듣고 당사 건물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연행중이던 괴한 1명이 경찰의 제지를 뚫고 진 교수의 얼굴과 어깨를 2차례 폭행, 진 교수의 안경이 파손되기도 했다.

 

또 괴한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 뒤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당원 이아무개씨는 다리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이번 난동을 주도한 오복섭씨는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사무총장이고 다른 4명은 회원인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확인됐다. 이 단체는 진보신당이 '칼라TV'를 통해 촛불문화제 및 거리시위를 인터넷 생중계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또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지난 6월 5일부터 그 다음날 현충일까지 수천개의 위패를 깔고 위령제를 개최, '의도적으로 촛불문화제를 방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진보신당 "이번 일은 백색테러, 대통령이 사과하라"

 

진보신당은 이번 난동을 '백색테러'로 규정했다. 주동자인 오 사무총장이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안보특위 공동위원장이었다는 점에서 정권이나 지배세력이 반정부 세력에게 저지르는 백색테러의 전형이라는 것.

 

진보신당은 이번 사건에 대해 "특수임무수행자회의 오복섭 사무총장이 직접 나선 일이니 그 모임의 공식적 테러라고 보아도 될 것"이라며 "오복섭 사무총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 안보특위 공동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안보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라는 것이 결국 촛불을 든 시민과 진보정당에 대한 테러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논평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의 안보특위 오복섭 공동위원장이 저지른 테러에 대해 즉각 진보신당에게 사과하고, 대통령이 나서서 특수임무수행자회의 백색테러를 뿌리 뽑으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은 또 경찰이 늑장출동하고 현장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이 사태를 키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경찰이 밤 10시 25분에 신고를 받았지만 25분만인 10시 50분에서야 출동했다고 주장하고 잇다.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2일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진 교수는 그 소식을 듣고 당사로 오다가 경찰에 연행돼 가던 특수임무자회 소속 사람들이 얼굴을 가격을 한 것이라 더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라며 "경찰이 늑장출동도 했지만 경찰이 연행돼 가는 과정에서도 폭행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게 이 경찰이 제대로 사태를 수습하러 온 것인지"라고 말했다.

 

한편 진보신당은 2일 오후 2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공동으로 경찰의 늑장 대응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2008.07.02 11:59 ⓒ 2008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