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현안

촛불광장 이제는 종교계가 연다

강산21 2008. 7. 1. 16:56

천주교 시국미사 이어, 개신교·불교계도 시국기도회·법회 열어, 촛불광장 이제는 종교계가 연다
국민의 촛불은 이미 승리했다, 각계 32인 시국선언

2008-07-01 14:47:33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30일 오후 비상 시국회의 및 미사를 열기 위해 서울광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30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평화적인 대규모 시국미사를 통해 촛불광장을 다시 연데 이어 오는 4일에는 개신교계와 불교계가 대규모 기도회와 법회를 가질 예정이다.

종교계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경찰의 원천봉쇄와 폭력시위 논란 등으로 위축됐던 촛불집회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구세군 등 개신교계는 오는 4일 오후 4시 대한성공회대성당에서 시국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관계자는 "기존까지 성명 발표 위주로 쇠고기 시국에 대처해왔으나 이번주를 '기독교 행동주간'으로 정하고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공권력의 과잉을 규탄하고 미국산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성직자 중심으로 기도회를 열고 기도회를 마친 뒤에는 공권력 규탄 거리행진에 나설 계획이다.


또 5일 오후 7시에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1000인 기독인 합창단'이 촛불집회에 참여해 평화시위를 위한 완충 역할을 할 예정이다.

조계사, 화계사, 길상사 등 전국의 주요사찰과 불교환경연대 등 불교사회단체들은 4일 오후 6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촉구하는 시국법회를 연다.

승려와 승가대학생 등 1000여명이 참여하며 일반 신도들도 법회에 나올 예정이어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우식 시국법회 추진위원회 공동상황실장은 "국민의 생명과 주권이 중요하다는 것을 외치고 국민과 소통하는 권력이 되기를 촉구할 것"이라며 "아울러 정부가 촛불집회 참여 시민들을 일방적으로 불법 폭력 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것을 규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주교에 이어 개신교계와 불교계도 동시에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면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5일로 예정하고 있는 100만명 촛불집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촛불은 이미 승리했다" 각계 32인 시국선언

"李정부 국민에 머리숙여 사과해야"…평화적 집회 촉구


또한 종교계와 학계 등 각계 주요 인사 32명이 최근 일련의 촛불집회와 관련해 '국민의 승리'를 선언하고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종교계와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 32인은 1일 오전, 서울 중구의 세실레스토랑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가 패배를 인정하기보다 나라의 근본을 뒤흔들고 있다"며 "정부가 진심으로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촛불집회의)비폭력성과 축제적인 흥겨움, 수준높은 토론문화와 민주적인 결정 과정 자체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사건"이라며 "이 자체가 우리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두 번이나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듯 했지만 모두 거짓이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진심으로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계를 대표해 이 자리에 참석한 유경재 목사는 "정부가 오늘 우리 역사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제발 좀 파악하길 바란다"며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어서 다시 촛불이 켜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불교계를 대표한 화계사 수경 주지는 "정부의 국정운영이 정직하지 못하다"며 "오만한 태도로 국민을 대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너무 많이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천주교계 김병상 신부는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고객으로, 고객이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도 고객에 대해 물건을 사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으로 폭력을 써가며 강요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 32인은 "오는 5일 촛불집회를 국민승리를 선포하는 대축제의 날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며 "지난 10일 못지 않은 대규모 인파가 모여 어느 때보다도 창의적이며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종교계 김상근, 유경재 목사, 불교계 수경 주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여성재단 박영숙 이사장 등 십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