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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갑 "대통령 국정철학 때문에 촛불 민심 폭발"

강산21 2008. 6. 19. 12:28

김용갑 "대통령 국정철학 때문에 촛불 민심 폭발"

기사입력 2008-06-18 17:01 
 
 
"이상득 문제, 유야무야해선 안 된다"

 [프레시안 윤태곤/기자]

   이상득 의원을 겨냥한 '정두언의 난'이 진압국면으로 들어간 가운데 17대 국회를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한나라당 김용갑 상임고문이 이 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고문은 "없는 듯이, 숨어 있는 듯이 처신하는 방법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해 사실상 이 의원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그는 18일 오후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출연해 "이유가 어쨌든 간에 이상득 의원이 국회에 들어가 있는 한 정치개입이라는 말을 듣게 돼 있다. 국회에 안 들어가도 들을 수 있는데 국회 안에 들어 있으니까 얼마나 그런 소리를 듣겠느냐"고 말했다.
  
  김 고문은 특히 "신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형하고 최시중 위원장을 불러서 언제 만났다는 소리 자체가 정치개입 아니냐"며 "만나서 무슨 소리를 하겠느냐. 아무래도 정치 이야기 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문제도 대통령의 여론에 지지를 악화시킨 원인 중에 작은 것이지만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유야무야하게 되면 정말 국민들이 제대로 돌아오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고문은 "(이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버렸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면 국회에 들어가도 이 의원은 진짜로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친박계 인사들이 주로 정두언 의원 쪽을 비판한 것과는 확연한 온도차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김 고문은 "박 전 대표를 꼭 (총리로) 기용해서 난국을 수습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진정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지 계속 흘리면서, 안 되면 거둬들이는 식은 대통령의 말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박 전 대표도 믿지 않을 것이고 국민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그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내공을 많이 쌓았기 때문에 나라가 어려울 때는 자기를 희생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본다"며 "만일에 총리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고, 그만한 힘을 실어주면 민심을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박 전 대표 총리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원조보수의 고언 "촛불 민심이 왜 나왔겠나"
  
  '원조보수'로 불리는 김 고문이지만 여권 일각의 보수대연합 주장에 대해선 반대의사를 분명히했다. 그는 "보수 대연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것이고 민심의 요구에 동문서답하는 실망스러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촛불 배후론'을 주장하는 일부 보수인사들과 달리 김 고문은 "촛불집회의 본질은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철학과 원칙 없이 실용주의나 상황논리로만 접근하다 보니까 쇠고기 협상을 졸속으로 처리한 것이 계기가 돼서 국민들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연합이라는 문제는 민심 수습과 아주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21년 전 6월항쟁 당시 5공의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직선제 수용'을 건의한 경력이 있는 김 고문은 "인사문제를 비롯한 초기 문제들이 누적돼 결과적으로 쇠고기 파동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국민들한테 잃었던 신뢰를 다시 찾아야 한다'며 "그런 바탕 위에서 질서를 다시 세워야 국민이 여권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한 그는 친박 인사 복당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고문은 "한나라당이 친박연대까지 포함해서 200석 이상의 공룡 정당이 된다면 도리어 정국수습에 부담이 될 뿐 도움이 절대 안 된다"며 "민주당 등 야당이 극력투쟁을 하게 되면 더더욱 정국이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태곤/기자 (peyo@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