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씨의 표절 의혹을 제기해 인터넷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학평론가 반경환(54) 씨는 18일 “이 씨는 대한민국 작가로서 폐업해야 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대전에 활동하고 있는 반 씨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그의 작품 ‘일그러진 영웅’은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를 모두 표절했다”면서 “80년대 후반부터 문학계에서 다들 알고 있었는데 ‘쉬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제, 구조, 스토리가 아주 유사하고 5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성격 등이 모두 똑같다”고 말했다.
반 씨는 “표절의 유혹은 역사철학의 부재현상과 대중적인 통속소설의 대량생산, 상업주의에서 나온다”면서 “이 씨는 사상과 이론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독창성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또 창조적 독서와 사색의 즐거움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
|
|
|
|
▲ 이문열씨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문학평론가 반경환(54). ⓒ 종려나무 출판사 |
|
| 이어 반 씨는 “한국사회가 전부 표절공화국이다”면서 “우리나라 대학 박사학위 논문의 80~90%가 표절”이라고 성토했다.
반 씨는 “문학계에서 내로라하는 상당수 작가가 전부 표절을 일삼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이문열씨의 범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단 전체가 공범 수준으로 이 때문에 서로 일종의 연대를 하며 건드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반 씨는 “서구에서는 표절에 대해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이 논문에서 한 문장만 인용해도 즉시 처벌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한 번도 논문 표절에 대해 형사처벌이 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표절이 성행을 하게 되면 ‘정신없는 민족’을 낳고 그 민족은 ‘역사철학 불임’이 되어 결국 어떤 힘도 쓸 수 없게 된다”면서 “이 씨의 표절 문제는 우리 한국인들의 양심을 회복하느냐, 아니냐라는 문제가 걸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 씨는 “글도 쓰고 책도 내고 대검찰청에 진정을 하기도 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에 대해 반 씨는 “쇠고기 문제는 기폭제이고 인사문제, 공기업 민영화, 한반도 대운하 등 이명박 정부가 너무나 잘못하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단의 강준만’으로 불리는 반 씨는 등단 6년째인 지난 1993년부터 내로라하는 문인들을 상대로 도발적인 실명 비판을 해왔다.
‘비판, 비판, 그리고 또 비판’,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고발한다’, ‘행복의 깊이’ 1, 2, 3권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고 최근에는 시인 70명의 근작에 해설을 붙인 ‘반경환의 명시감상 1. 2’을 냈다.
대전에서 발간되고 있는 시 계간지 ‘애지’의 편집주간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애지’는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08 우수 문예지 구입 배포사업 문예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일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