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현대건설 입사동기가 “현대건설에 ‘이명박 신화’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신동아 7월호에서 "현대건설에 '이명박 신화'는 없었다"며 "이 대통령이나 내가 입사할 때 이미 현대건설은 국내 5대 건설사였다"고 말했다.
미국 벡텔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는 이상백씨는 이 대통령과 입사동기로 현대건설에 입사하여 10년간 근무한 뒤, 이후 미국 최대 건설사인 벡텔사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바 있다.
그는 이어 “현대건설의 성장은 정주영 회장의 덕으로 봐야 하며, 모든 아이디어, 전략, 결단은 정회장에게서 나왔다”고 말하며, “오너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전세계 기업이 마찬가지이고, 그 외의 사람은 모두 스태프에 불과하다. 정주영 회장이 현대건설의 리더십 그 자체였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스태프 중의 수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신화를 구축한 TV드라마 '야망의 세월'에 대해서 “현대건설 출신자들 가운데 그 드라마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 현대의 임원은 일종의 ‘정주영 복제인’이었으며, 주인공은 엄연히 정주영 회장”이었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또한 지난 1980~85년 사이 추진했다가 1조7백3억원의 돈을 받지 못한 현대건설의 이라크 미수금에 대해서도 "이라크 공사를 직접 추진한 현대건설 사장도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라크 정세불안에 대한 위험분석을 너무 낙관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회사 사장의 제1의 임무는 기성금(사업 진척상황에 따라 일정 기간마다 지급받는 공사비)을 제때 받아내는 일이다. 기성금이 안들어오면 직원 급료 못 주고, 이자 못 내고, 한마디로 안 돌아 스톱(부도)하는 것"이라 말하며, 이라크 미수금이 현대건설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도 분명히 지적했다.
특히 이씨는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재직 시절, 사장이 되기 전 까지는 관리, 재정 파트에서 일했다. 당시 현대건설의 인사 스타일은 여러 부서를 두루 거치도록 하기보다는 특정 파트에서 쭉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토목을 모른다"고 말하면서, "한반도 대운하는 전 국토가 영향을 받는 토목사업이다. 내 전문분야여서 대운하 사업 내용을 관심있게 살펴본 바 있는데 '해서는 안되는 사업'이다. 재앙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간 현대건설의 신화 이미지로 정치적 자산을 구축해 온 이명박 대통령에게 현대건설 입사동기의 ‘야박한 평가’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하승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