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잘못” 61.7%…보수 이탈 갈수록 심화
ㆍ경향신문·현대리서치 여론조사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보수층의 이탈은 지난해 대선 직후부터 시작돼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총선 공천 논란에 이은 친박근혜계 당선자 복당 문제 등으로 인한 한나라당의 내부 갈등과 ‘고소영·강부자 인사’ ‘쇠고기 파동’ 등 정부의 잇따른 실정의 결과다.
경향신문과 현대리서치가 지난달 31일 실시한 이명박 정부 100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보수층의 현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본인을 ‘보수’라고 밝힌 유권자 중 이명박 정부가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는 32.3%에 불과했다.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1.7%로 두 배에 가까웠다. 보수층은 현 정부의 문제로 ‘충분한 여론 수렴 없는 정책추진’(36.8%), ‘나만이 옳다는 태도’(18.6%), ‘잘못된 정책방향’(15.0%) 등을 지적했다. 밀어붙이기식 행정과 정체성이 모호한 정책이 문제라는 것이다.
보수층 이탈은 6·4 재·보궐 선거에서 분명히 확인됐다. 한나라당은 6명의 기초단체장 후보를 냈으나 경북 청도 한 곳에서만 승리했다.
지난해 대선과 4·9 총선에서도 압도적 승리를 지켜온 서울 강동구에서는 39.57%를 얻는 데 그쳐 구청장을 통합민주당에 내줬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경남 남해에서는 35.9%로 61.87%를 얻은 무소속 후보에게 완패했다. 무소속 후보 8명이 난립한 경남 거창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쇠고기 파동이 커지면서 보수층의 이반은 심화되고 있다. 보수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6일 ‘총체적 난국 수습을 위한 시국선언’을 통해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저버리고 설익은 정책제안, 청와대와 내각의 부실인사, 미국산 수입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국정전반이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표적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재단은 지난 11일 ‘이명박 정부의 위기와 기회’란 주제의 긴급 시국토론회를 통해 쇠고기 파동에서 보여준 이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와 이념적 정체성 부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안병직 이사장은 “인사 실패가 총체적 시국 불안을 낳았다”고 지적했고, 복거일씨는 “정권의 자유주의에 대한 냉담은 지지 계층의 이탈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는 지난 3일 “일부 좌파세력의 목소리가 아닌 전국민의 목소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보수인 우리가) 나왔다”며 촛불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박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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