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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촛불대행진' 비폭력 지켰다"

강산21 2008. 6. 11. 03:01

<"`6.10 촛불대행진' 비폭력 지켰다">

기사입력 2008-06-11 00:21
 
시민 비폭력 외치고 경찰은 非접촉 고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경찰은 비접촉.무대응 전략을 구사하면서 `6.10 촛불 대행진'에서는 10일 밤늦게까지 평화시위 기조가 지켜졌다.

이날 메가톤급 집회를 앞두고 주최 측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500명의 질서유지반을 따로 편성해 시민들의 폭력행사를 말릴 계획이었지만 평화기조를 이미 체감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섬에 따라 특별히 반이 활동할 필요가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새벽 쇠파이프와 각목, 스프레이 `화염방사기'가 등장했던 세종로도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루트'인 청와대의 진입로답지 않게 조용한 모습이었다. 안국동 쪽에 집결한 시민들은 경찰의 차단벽에 막히자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거리 문화제를 이어갔다.

시위참가자들은 진입로를 차단한 컨테이너 앞에서 폭력을 행사하면 안 된다는 자체 캠페인을 펼쳤고 소수 과격한 시민들이 스티로폼으로 계단을 쌓아 컨테이너를 넘어가려고 할 때는 스티로폼을 치우기도 했다.

과격론자들이 모두 모여있는 세종로에서는 네티즌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컨테이너 접근을 막고 있는 가운데 자유발언장을 열어 청와대 진입이냐 진입 포기냐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 제안된 의견에 따라 이 같은 움직임에 나섰다. '예비군 부대' 30여명도 이에 동참했다.

또한 평화적 시위가 이뤄진 데는 경찰이 최근 과잉진압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구사하기 시작한 `비접촉ㆍ무대응' 전략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전경버스로 차벽을 만들고 그 뒤에 전의경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물리적 접촉을 피했고 전경버스가 시위대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는 사태가 빚어지자 이날은 아예 모래 주머니를 채운 컨테이너를 세워 접촉을 피했다.

이날 촛불 대행진에서는 이 때문에 전의경과 시위대의 접촉이 아예 없다시피 했고 물리적 충돌이 없는 만큼 시위대의 감정을 자극하는 채증 경찰관의 활동도 눈에 띄지 않았다.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들이 `알박기'식으로 서울광장을 점유하고 집회를 열어 당초 시위대와 충돌이 불가피한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지만 이도 기우에 불과했다.

촛불집회가 열리기 전인 대낮에는 국민행동본부 회원들과 `안티 이명박 국민운동' 회원들이 서로 욕설을 퍼붓고 태극기 깃대로 치고받는 등 일부 몸싸움이 있었지만 정작 본 집회인 저녁 무렵 행진이 시작된 뒤부터는 별다른 충돌 양상이 눈에 띄지 않았다.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오후 6시께 마감하고 새벽까지 구국기도회를 이어간 가운데 `민족반역자처단협회'라는 단체의 회원 20여명이 서울광장 주변을 돌며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만 광장을 두텁게 둘러싼 전.의경들을 뚫지는 못했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