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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유일정당 체제가 부적절한건 아닌지에 대해

강산21 2008. 5. 26. 15:49
 

쿠바의 유일정당 체제가 부적절한건 아닌지에 대해


=쿠바의 정치구조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유일 정당의 구조가 현재의 쿠바 사회처럼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 지금 유일 정당에 대해 물어보는 거죠? 우리 민중이 문화를 더 습득하고 세상을 알수록 통일성과 단결성을 기뻐하고, 그것을 높이 평가할 것입니다. 사실 100개 혹은 120개의 정당이 난립하는 몇몇 국가에서 일어나는 희귀한 광경에 대해, 나는 그런 현실을 이상적인 정부 형태라고 간주하지 않으며, 이상적인 민주주의 형태라고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건 미친 짓이며, 광기의 표현입니다. 어떻게 제3세계 국가가 100개의 정당을 가지고조직화되고 발전할 수 있습니까? 그 어떤 건전한 정부 형태로도 이끌지 못합니다.


수많은 국가에서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제도, 즉 여러 정당이 치르는 선거는 애정과 감정의 시합이지, 통치하기 위한 경쟁과 정직성 혹은 재능의 시합이 아닙니다. 이런 유형의 선거에서는 가장 호감 가는 인물, 대중과 가장 이사소통을 잘 하는 사람, 심지어 가장 외모가 괜찮은 사람, 텔레비젼과 라디오와 신문을 통해 가장 선전을 잘하는 사람이 선출됩니다. 아니면 일종의 법칙처럼 가장 돈 많은 사람이 광고에 돈을 써서 당선됩니다.


당신은 책에서 그런 현상을 잘 분석했으니 잘 알거에요.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 않은 아메리카의 몇몇 나라에서는 선거전에서 미국식으로 수천만 달러, 아니 어떤 때는 수백억 달러를 씁니다. 그리고 이미지 자문위원들은 후보자에게 어떻게 머리를 빗고 옷을 입으며, 어떻게 국민들에게 말하고, 어떤 말은 해야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가르칩니다.


종종 그런 선거에는 광고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제적 수단이 충분한 사람만이 참가합니다. 실제로 대중매체에 가장 많이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선거전에서 대부분 승리합니다. 만일 야당의 후보가 충분한 재력을 동원하더라도 효과적인 선거전 - 미국 광고업자들이 '광고의 과학전'이라고 하는 것 -을 치르지 못한다면 선거에서 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이에요. 이런 선거 결과는 매우 이상합니다. 특히 후보의 통치 능력과 전혀 관계없는 요소들로 좌우되기 때문이죠.


쿠바에서는 당이 국회의원을 지명하지도, 선출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은... PSOE가 집권하던 당시, 스페인의 펠리페 곤살레스 대통령은 누가 PSOE의 이름으로의회를 구성할 것인지 결정했습니다. 설문조사처럼 아주 간단한 방법을 이용했죠. 그들은 돈과 그들이 기댈 수 잇는 광고매체를 계산했습니다. 그러나 한 지방이나 도에서 15%나 20%의 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계산하면, 자기 당에 해당하는 정확한 의원 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후보들을 지명하고, 후에 시민은 정당에게 표를 던집니다. 당은 추상적인 조직이지만 투표자는 그 추상적인 것에 표를 던집니다. 구체적으로 의원을 선정하고 그들을 임명하는 것은 바로 당입니다.


영국이나 자메이카의 국민들은 소선거구 제도를 실시합니다. 그 제도는 한 지방이나 한 도에서 치르는 선거보다 조금 더 낫습니다. 각 선거구에 정당마다 한 명의 후보를 내세우는데, 일반적으로 두 개의 정당이 경쟁을 합니다. 그래서 의원은 의회에서 오랜 경험을 획득하게 되죠. 일종의 법칙처럼, 카리브해 섬들의 정치인들은 대통령제에서 탄생한 정치인들보다 더 효율적이고 유능합니다.


쿠바의 첫 번째 원칙은 국회의원이나 후보를 임명하지 않는 겁니다. 국민이 임명합니다. 즉, 각 선거구의 주민들이 지방의회에 모여, 국회에서 선거구를 대표할 후보자들을 추천하고 선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당은 개입할 수 없습니다. 철저하게 금지됩니다.


= 당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는 말은 믿기 힘듭니다.

- 당은 후보를 제안하지도 않고 선정하지도 않습니다. 우리 선거제의 기본을 이루는 사람들은 각 선거구의 대표들입니다. 각 선거구마다 대의원들이 읍의회에 모여 후보자들을 제안합니다. 각 선거구마다 후보는 2명에서 8명까지입니다. 각 선거구의 대의원들이 각 마을의 의회를 구성합니다. 그들 역시 국민이 제안하여 선출하죠. 그리고 국회의원은 그 선거에서 전체 투표 수의 과반수 이상을 얻어야 합니다. 600명이 조금 넘는 의원으로 구성된 쿠바 국회에는 거의 그런 선거구의 대의원들이 50%를 차지합니다. 그들은 읍의회를 구성하는 역할을 맡고잇을 뿐만 아니라, 비장의회와 국회에 후보자를 제안하는 기능도 수행합니다.


더는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향후 쿠바의 선거제에 대해 조금 더 알았으면 좋겠어요. 미국에서 가끔씩 몇몇 사람들이 "쿠바는 선거를 언제 하죠?"라는 놀랄만한 질문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쿠바인들도 그런 질문을 하면서, 그들에게 "미국 대통령이 되려면 도대체 얼마만큼 슈퍼 백만장자가 되야 합니까?"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후보가 반드시 슈퍼 백만장자가 될 필요는 없죠. 하지만 우리는 "대통령으로 선출되려면 도대체 몇 억 달러나 필요합니까?"와 "각각의 직책은 얼마나 나갑니까? 하찮은 읍장은 얼마나 합니까?"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쿠바에서는 그런 일이 없으며 일어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벽을 선거인단 벽보로 가득 메우지 않습니다. 또한 그런 '잠재적 인간', 즉 후보들의 메시지를 텔레비젼으로 방영하는 것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국회의원 후보들은 2, 3, 8명이 될 수 잇지만, 보통은 둘에서 셋입니다. 대부분 거의 둘이죠. 가끔은 한 사람을 고른다는게 쉽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이력과 재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함께 선거전을 치르며, 모두 훌륭한 자질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쿠바 국회의 반 정도는 그런 지방의회에서 선출된 사람들로 이루어집니다.


= 그런데 그 사람들은 당원들이 아닌가요?

-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죠. 그런데 우연찮게도 그들 중 대부분이 당원입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간단하게 말해, 가장 흘륭한 사람들 대다수가 당원입니다. 심지어 가톨릭인, 개신교인도 당원이 될 수 있습니다. 종교적 믿음은 당원이 되는 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이미 말했던 대로 처음에는 장애였죠. 하지만 오늘날에는 당이 여러 종교적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문을 개방했습니다.


국민이 추천한 1만 3천-1만 4천 명의 읍 대의원 후보들은 국민이 선출합니다. 선출되려면 50%가 넘는 표를 획득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후보들은 대부분 공산당원이에요. 당이 선정한 남자와 여자들은 부패한 사람이 아니라, 깨끗한 사람입니다. 그 중에는 새로운 사람, 즉 고급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습니다. 확신하는데, 이 나라의 역사와 전투와 투쟁에서 하루하루 지날수록 우리 국민은 더욱더 높은 교양 수준을 갖게 될 것이며 단일성과 통일성을 근본적이고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하고 판단할 것입니다.



<피델 카스트로, 마이 라이프> 현대문학, 2008, 653-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