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노무현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록 전문

강산21 2006. 7. 25. 18:02
노무현 대통령 발언록 전문
[쿠키뉴스] 2006년 07월 25일(화) 12:26

[쿠키 정치] 다음은 국무회의에서 행한 노무현 대통령의 모두 발언 전문

△노무현 대통령 : 오늘 의안이 많습니까? (한명숙 총리 : 아닙니다.)

싱거운 소리 한번 할까요. 94년돈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어요. 영국으로. 기회가 돼서 국회 의사당에 가서 토론하는 모습을 봤습니다.매주 목요일 오후2시에 이제 각료들이 다 나오고 총리가 나오고 본회의가 열려요.

거기에서 국정질문을 하는데 우리처럼 나와서 단상에서 국회의원이 가운데 단상에 서고 총리나 장관은 저쪽에 구석에 조금한 발언대 하나 세워놓고 대답하는 구조가 아니고 총리가 복도 한 가운데 서고 의원들이 의석에서 바로 서서 질문을 합니다.

 

구조 모양자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물론 내각제라서 당의 지도자이고 정부의 지도자이고 해서 그런 구조자체가 우선 장관자리가 피고인석 비슷하게 그렇게 돼 있지 않았어요. 근데 우리 국회는 장관, 총리 답변 자리가 피고인석 비슷하게 돼 있어 그런 것만 보다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노동당이 야당이었는데, ‘총리가 하는 그 일은 국민 세금 많이 쓰이는 일 아닙니까?’ 하니까 총리가 ‘노동당도 세금 걱정 하십니까?’ 제가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 한국에서 총리나 장관이 노동당도 세금 걱정 하십니까 답변했다가는 인제 정회되고 사과해야 되고 난리가 날 텐데, 그냥 넘어가요. 넘어가고 다른 질문 나오고 참 놀랐어요.

 

그게 TV에 생방송이 되고. 한국서는 그렇게 하면 계속 시끄러울 테고 여론도 그렇게 유리할 것 같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니까 그렇게 하라는 말이 아니라 정중하면서도 한국 정서에서라도 책잡히지 않을 수준으로 정중하면서도 그러나 장관들이 자기 소신을 다양한 방법으로 뚜렷하게 표명하고 되받아서 질문도 하고 ‘그러면 북한 목조르기라도 하자는 말씀이십니까?’, ‘의원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북한의 목을 졸라야 된다고 생각 하십니까?’ 이렇게 질문을 한다든지, ‘의원님께서는 미국은 일체 오류가 없는 국가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br>?堅뮌?오류에 대해서는 한국은 일체 말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렇게 반문한다든지...) 한국의 장관에게 금기가 있습니까?

물론 정치적 금기는 있죠. 그런 마음의 준비를 좀 하십시오. 평소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끊임없이 표현과 문장을 다듬어 놓지 않으면 그럴 때 답변을 순발력 있게 할 수가 없습니다.아무리 말을 잘하고 순발력 있는 사람도 평소에 생각을 다듬어놓지 않았던 질문을 받으면 엉뚱한 소릴 합니다.

 

평소에 있음직한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다듬기를 하고 그렇게 해놓으면 그게 축적이 되면 미리 준비하지 않았던 것도 사고의 틀을 만들면서 제대로 나오게 되는 것이죠. 여러분이 국회에 가서 싸우라고 생각지 않지만은 장관이 소신에 찬 모습으로 답변하는 모습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보고 싶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업무를 잘 좀 다듬어야 될 것입니다, 해마다 요청되는 자료 충분히 준비하고 자료를 어떻게 쓰겠다는 생각으로 요청했다는 것을 사전에 분석해서 거기 대해서도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변명거릴 만들라는 것이 아닙니다.사물의 본질이 왜곡되게 비쳐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진실이 국회에 가서 왜곡되는 것은 정말 옳지 않습니다.진실이 사물의 본질이 바로 전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지엽적인 문제가 본질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SBS TV 아침에 봤습니다.

이종석 장관이 그 '대북정책에 있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한국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 아닌가요?' 라는 질문에 '실패를 말한다면, 굳이 실패를 말한다면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했고, 한국이 좀 더 작은 실패를 했다고 봐야겠지요.' 이런 취집니다.말은 그것만으로 말은 맥락은 끊기고 그 말만 독립돼서 사회적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전달되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막을 수 없는데, 미국이 실패 했다고 말하는 한국의 각료들은 국회에 가서 혼이 나야 되는거냐, 크고 작은 많은 실패 있는데 그 많은 실패, 객관적으로 실패든 아니든 한국장관이 '그 정책은 미국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하면 안됩니까? 국회에서도 혼을 내는 것을 봤는데 국회가 혼내는 자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진실을 말하고 사실을 말하고 의견을 말하고 상대방을 설득하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이것은 국회 스스로가 좀 달라져야 되지만 정부 각료들도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하지 말고 좀 더 치열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을 했으면 좋겠어요.

 

정중하되 당당하게 답변하고 때때로는 기지 있는 반문 같은 것을 잘 활용해서 문제의 본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그와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어떻게 답변할 건지 연구해 보십시오. 결국 정책은 말로써 설명하는 것입니다.

 

오늘 새롭게 취임하시는 분 세분 있습니다, 경제 부총리, 교육부총리, 기획예산처장관 축하드립니다.잘 부탁합니다.인사하시죠. 앉아서 하시죠.

 

- 권오규 경제부총리 :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으로 임명돼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앞으로 경제 정책과 경제성과가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 경주하겠다.많은 협조 부탁드린다.(박수)

 

- 김병준 교육부총리 : 늘 한 번씩 앉던 자린데 오늘 새삼스럽게, 어깨가 무겁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다.하여튼 지명이 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여러가지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따라 다녀서 대단히 죄송하고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은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하고 균형 감각이나 의지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앞으로 인적자원 개발문제에 관심을 좀 많이 갖고 있는데 그 부분에 관해서 특히 많은 이해와 협조 바란다.

 

-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 총리님을 잘 보좌하고 맡은 바 소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선배 국무위원님들이 도와주시기 바란다.특히 저희 기획예산처는 관계부처하고 공동으로 작업하고 도와주시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려운 그런 업무의 특성이 있다.특히 저희가 편성을 하고 있는 2010년까지 국가재정 운용계획이라든가 내년도 예산편성, 공공부문 혁신 등 모든 작업들이 모든 국무위원님들이 도움을 주셔야지 만들어질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앞으로 많은 도움 바란다.(박수)

 

△대통령 : 떠나시는 분도 한분 있습니다, 작별인사 하시죠.

 

-천정배 법무부장관 : 오늘을 끝으로 정부를 떠나게 됐다.지난 1년이 좀 넘는 기간이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어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보람 있는 한해였다.대통령께서 잘 이끌어주시고 배려해주셨다.총리님들 비롯해서 국무위원님들 장관님들 잘 지도해주시고 성원해주셨다.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 정부가 일을 잘하시도록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건승을 기원한다.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