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네오콘과 이슬람 원리주의

강산21 2006. 3. 23. 19:11
네오콘과 이슬람 원리주의

세계에서 가장 강력히 전면에 서서 맞서 싸우는 두 이념이 있다면 네오콘(신보수주의)과 이슬람 원리주의를 꼽기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한 침공 및 이란과의 갈등 등의 이면에는 미국의 네오콘과 이슬람 원리주의가 자리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가장 강력하고 공세적인 두 이념이 세계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둘의 시작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두 이념의 시작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자유주의의 실패에서 비롯되었다. 두 이념은 자유주의의 실패에 기인한 세상의 병폐를 치유하고자 했으나 택한 방법이 전혀 달랐고 오늘날에는 세계를 위협하는 대재앙의 주범으로 서로를 지목하고 있다. 오늘의 미국과 아랍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확대할 방법을 두 이념에서 찾아냈기에 더욱 위험은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비슷하면서도 너무도 다른 두 이념은 오늘의 우리를 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굳이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살펴보아도 둘은 그리 멀지 않다. 청교도 정신에 입각한 국가라고 내외부로 알려진 미국과 이슬람에 충실한 아랍의 모습이 양태가 달라보일지 몰라도 배경이 되는 믿음의 선조로 따지면 아브라함의 후예들이고 기독교 경전인 성서의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주역을 판단할 때 다른 부분이 있지만 사실상 같은 신을 섬기는 같은 선조의 후예이며 경전을 일정 정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로를 극도로 증오하며 악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박멸을 원하는건 정말 아이러니다.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하며 유토피아를 만들겠노라 주장하며 설득하는 것이 정치라고 할 때 그 일을 맡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정치인이다. 정치인들은 인류를 더 행복하게 하겠다고 나름의 이념적 배경을 가지고 설명하여 당선되곤 했지만 여러 복잡한 현실 사회 속에서 유토피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이제 없다. 따라서 오늘의 국가원수들은 행정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잘 하는 것을 주요한 덕목으로 생각한다. 이제 국가 원수는 국민들에게 유토피아를 제시하지 않는 대신 대재앙으로부터의 보호를 약속한다. 가령 테러와 같은 대재앙 말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테러 등의 근본원인을 찾아 치유하는 노력이 기울여지기보다는 현상적으로 드러난 적을 상대하고 박멸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훨씬 즉각적인 반응이 오는 대응이 된다. 그러한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테러와의 전쟁과 같은 표현이 등장하고 끝없는 전쟁과 폭력의 순환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근본 치유보다는 상황해결에 대한 의지만 커가기에 결국 국민들은 피폐해져 갈 뿐이다. 결국 정치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럽게 하는 형국인 것이다. 도대체 이 꼬인 상황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하여간 정치가 사람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