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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할머니의 한국사랑

강산21 2005. 12. 10. 18:32

스위스 할머니의 한국사랑
 
거동이 불편한 치매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충북 청원군 내수읍의 초정노인전문요양원.

이곳에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이틀을 거르지 않고 들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발이 돼 주는 벽안의 외국인이 있다.

 

인근에 살고 있는 스위스인, 마르그리트 닝겟토(Margrit Ninghetto.60)여사다.

닝겟토 여사가 요양원을 찾는 날이면, 이곳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기쁨은 2배가 된다.

초정노인전문요양원 김선옥 자원봉사실장은 "군인과 주부 등 많은 자원봉사자들 가운데서도, 스위스 할머니가 오시면 어르신들이 손도 흔들고 볼도 비비고 얼마나 반갑고 즐거워하시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닝겟토 여사 요양원 찾는날, 할머니 할아버지의 기쁨 2배

 

스위스 베른이 고향인 닝겟토 여사가 한국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1972년, 스위스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동안 한국인 간호사들을 만나면서 부터였다.

이후 70년대 후반까지 3-4차례 휴가차 한국을 방문할때 마다 한국인들이 보여준 따뜻한 정이, 그녀를 한국에 정착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닝겟토씨는 "지난 75년 한국에 처음 왔을때 고향에 온 느낌이었다"며 "그때부터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까지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넘치는 한국사랑으로, 닝겟토 여사는 아예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고 올해로 벌써 20년째가 됐다.

 

이제 '인진주(印眞珠)'라는 예쁜 한국이름도 갖게 됐고, 이웃들과는 언니, 동생으로 부르며 허물 없이 지낼 만큼 한국사람이 다 됐다.

 

75년 첫 방문 후 한국에 살고 싶다는 생각

 

봉사를 천직으로 알고 지내온 스위스 간호사 닝겟토 여사의 삶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한국땅이라고 달라지지 않았다.

 

광주와 군산, 용인 등 전국 각지의 고아원과 양로원, 종교시설 등에서 간호사로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봉사하며 젊은 시절을 바쳤다.

 

최근 지병인 관절염이 악화돼 잠시 봉사활동을 접고 한적한 시골 마을로 이사를 왔지만, 그녀의 봉사는 쉼없이 이어지고 있다.

 

모국에서 송금돼 오는 몇푼되지 않는 돈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생활이 결코 풍족할리 없다.

맛있는 음식을 사 먹을 수도, 변변한 옷을 사 입을 수도 없고, 겨울철이면 난방비를 대기에도 빠듯하다.

 

그러나 닝겟토 여사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생활비를 쪼개 몽골과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지의 어려운 어린이들을 10년이 넘도록 남몰래 돕고 있었다.

 

한국이 무조건 좋아 이곳에 뼈를 묻고 싶다며, 해맑게 웃어 보이는 스위스 할머니.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생을 힘들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그녀의 말은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