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글 좋은글

아기(?)와 세발 자전거

강산21 2001. 3. 9. 00:19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아기(?)와 세발 자전거

우리 동네 앞 네거리에 조그만 장난감 가게가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 크진 않지만 아담하고 예쁩니다.주인 아주머니는 가게문을 열고 며칠 동안 정신이 없으셨지요. 가게 물건들이 대충 자리를 잡아 가던 어느 날, 가게가 좁아 자전거를 전부 진열할수 없게 되자 아주머니는 자전거 몇 대를 가게 앞에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오후만 되면 한 꼬마가 와서 세발자전거를만지작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가게 아주머니는 혹시 저 아이가 훔쳐 가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 가게 안에서 몰래몰래 지켜보고 계셨답니다. 그러기를며칠째, 드디어 그 아이가 자전거 위에 슬그머니 앉았고 아주머니는 이때다 싶어 아이의 뒷덜미를 덥석 잡았습니다. “쪼그만 게 벌써부터도둑질이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들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아이 엄마가 나타났습니다. 장난감 가게앞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분이었는데, 우리 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니라며 우셨고 아이도 잠깐 타 보려고 한 것뿐이라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아이엄마와 아이는 서로 부둥켜안고 한참을 그렇게 울었습니다.

며칠 뒤 장난감 가게 아주머니는 동네 아주머니들과 얘기하다 붕어빵아주머니의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붕어빵 아주머니의 남편은 건설회사 일용직 근로자인데 출근하다 교통사고가 나서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결국아주머니가 돈을 벌어야 하는데 아이가 엄마와 떨어져 있으려고 하지 않아 추운 날씨에도 붕어빵 포장마차 옆에서 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아주머니는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그러다 번뜩 무언가를 생각해낸 듯 슬그머니 상자에서 새 자전거를꺼내어 비닐을 벗기고 아이에게 가져갔습니다.
“아가, 이거 아줌마 애기가 타던 건데, 너한테 선물로 줄게. 아줌마가 화내서 미안해.”아이는 너무너무 좋아했답니다. 아이 엄마도 고맙다고 하며 붕어빵을 한가득 싸 주셨답니다.

두 분은 이제 친한 사이가 되어 서로자주 오가십니다. 사실 장난감 가게 아주머니의 아기는 고등학교 2학년, 바로 저랍니다. 너무나 덩치가 좋은 농구선수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장난감 가게 아주머니, 장사 잘 되시길 빌어요.
김한수 님 / 전북 전주시 금암1동좋은생각2001.3

<따뜻한 세상만들기>는 작으나마마음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방입니다. 따뜻한 글을 싣고서로 좋은 글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칼럼지기 드림

 



'따뜻한글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번째 손님  (0) 2001.03.17
내 직업은 버스 운전기사  (0) 2001.03.15
감동과 비탄의 이야기 하나씩  (0) 2001.03.05
하선생님의 웃음  (0) 2001.03.03
엄마의 소원  (0) 200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