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스크랩] 박계동의원님, 정치는 아무나 하나요?

강산21 2005. 7. 25. 11:17
'의전'이란 게 있다. 조금 비약해서 표현하자면, 일종의 '대우'다. 그 사람의 소위 위치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부정적인 의미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격에 맞는 적절한 예를 갖춘다는 게 본래 의미이다. 개인적으론 전자의 의미로 많이 해석한다. '격'에 맞는 적절한 '예'를 갖출 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유치한 예'를 하나 들면 이런 거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역행사에 초대한다. 그러면 짧게라도 인사 내지는 축사를 할 시간을 준다. 심지어 자리 위치, 이런 것까지 신경 써준다. 일이나 똑바로 한다면이야 괜찮겠지만, 어딜. 평소 행동봐서야 이런 거 좀 같잖다. 개인적으로 좀 꼽지만 여기까지도 그냥 그렇다 치자.


한나라당 박계동의원(서울 송파을)이 민주평통 송파구 협의회 12기 출범식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부의장 얼굴에 맥주를 뿌렸단다. 날씨가 더워서 시원하라고 그랬나? 농담이다.
한 마디로, "의전이 개판이다"라는 거다. 근데 더 웃긴 건 "내가 지역구 국회의원인데, 왜 인사도 안시켜주냐"도 아니고, "왜 행사 1부가 아니고, 2부에 인사하라 그러냐" 이거다. "내가 말이야, 이 동네 국회의원인데."

(뜨아~) 웃음밖에 안나온다.


관련 기사를 보니 재밌는 부분이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공식 행사장에서 다른 사람의 얼굴에 술을 끼얹은 행동은 과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의원의 한 보좌관은 "내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지역구 행사에서 지역 국회의원을 무시하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보좌관 하나는 잘 뽑았다. 그 의원에 그 보좌관이다. '초록동색'이라나, '유유상종'이라나. 계속 열심히 하시라. '청출어람' 소리들을 때까지.
그러니 국회의원 보좌진이라 그러면 '가방모찌' 소리 듣는 거다. 요즘은 국회의원 보좌진도 전문직이다. 전문적 지식없으면 하기 힘들다. 21세기다. 국회의원들 보좌진들도 정신 좀 차리자. 보좌진의 역할이 뭐냐. 보좌하고 있는 사람이 잘못하면 지적해 주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일하는 거 아닌가.

하긴, 한나라당을 보면 이성보다는 감성에 문제가 더 많은 문제가 있어보이더라. 물론, 이성에도 문제 많고, 취향에도 문제 많다. 툭하면, 오징어에, 맥주병에, 맥주에..


하긴, 한나라당을 보면 이성보다는 감성에 문제가 더 많은 문제가 있어보이더라. 물론, 이성에도 문제 많고, 취향에도 문제 많다. 툭하면, 오징어에, 맥주병에, 맥주에..


도대체 정치는 왜 하나 모르겠다. 짧으나마 2여년간 소위 '현실 정치' 속에 있으면서 내가 느낀 점. '좋은 정치'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국민에 대한 봉사'를 전제해야 한다는 거다. 많이 듣던 얘기일거다, "봉사". 타인을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기적인 나의 경우엔, '정치 제대로 하려면 정말 피곤하고, 어렵겠구나' 란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든다.

한국의 정치문화가 천박한 게 다 이런 탓이다. 정치인들이 타인을 위하지 않고, 스스로만을 위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정신의 부재, 공익근무요원의 개념 상실. 그래서 정치'꾼'이란 소리 듣고, 정치'판'이란 소리듣는 거다. 들어도 싸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사리사욕따위를 바라는 정치꾼들, 또는 정치꾼 워너비 놈들에게 한 마디만 하면서 잡담 마친다.

"정치할 생각, 꿈도 꾸지 마라.
정치,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가져온 곳: [Terria의 3호선에서]  글쓴이: Terria 바로 가기
 

 
가져온 곳: [Rotten Apples(메피스토,데니,ipreperna2)]  글쓴이: Rotten Apples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