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따뜻한시선

[칼럼] 바깥에서 안을보다

강산21 2005. 3. 29. 12:03

바깥에서 안을보다

오늘은 꾸란(코란이라 불리는 이슬람교 경전)을 한참 들여다 봤다. 학위논문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 이슬람경전인 꾸란의 성서 인물상에 대한 것이기에 자료를 정리해 볼 요량으로 이제 시작한 것이다. 꾸란의 약 60%가 구약성서에서 옮겨간 것이고8% 정도가 신약에서 옮겨간 것이라고 하는데 같은 인물을 옮겨가면서도 성격을 다르게 하기도 하고 그대로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다른 사람 이야기를 또 다른 이름에 붙여놓기도 했다.


그런 경전인 꾸란을 보다보면 이슬람이 기독교의 어떤 부분을 달리 생각하고있는지, 그리고 기독교의 어떤 부분이 맹점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어서 논문을 그것으로 쓰려고하는데 선행연구가 별로 없어서 난감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이 더 매력있는 작업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 꾸란을 들여다 보면서 생각한 것 가운데 하나는 단순하고 명쾌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살피고 생각하기 전에 먼저 드는 생각이 그것이다. 길게설명하려 하지않고 그저 확신에 찬 어조로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구절들이 많음을 발견했다. 꾸란 전체가 성서식으로 말하자면114장에 불과하니 설명이 짧을 수밖에 없기도 하겠고 또 그들이 말하기를 무함마드가 계시받은 내용을 그대로 구술하여 적은 것이니 굳이설명하려는 시도가 필요없다고 판단해서인지도 모른다. 하여간 짧고 명쾌하다.


짧고 명쾌한 것이 장점일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구호의 나열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슬람이 태도가 분명한지도 모른다. 이것 아니면 저것일 뿐이지 다른 길은 없는 그들의 태도가그런 이유에서 연유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꾸란을 보면서 우리는 너무 말이 많고 설명이 긴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진리는 분명하고 명쾌한 것이다. 굳이 그것을 납득하기 쉽게 하려고 말을 많이하고 그러다보니 학문적으로 복잡해지기도 하고 결국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믿고마는 식의 태도가 나온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보게 되는 것이다.


사실 깊이 아는 것이 얼마나중요한가. 하지만 깊이 알기 위한 태도를 가지려면 그만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 터인데 너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서인지 깊이 알려는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믿겠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이가 많다는 것이다.


각종 훈련이니 세미나가 많은데 말의 성찬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다. 결국 하나를 말하고자 하는 것임에도 포장지를 달리해서 오래 설명하니 머리가 아픈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드는것이다. 이슬람이 옳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의식 저편을 살펴보면서 우리의 모습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들이 말하는 알라도 우리가 믿는 그 하나님을 말하는 것이고 그들이 첫 무슬림이라고 말하는 아브라함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시원이된 인물이니 어쩌면 같은 대상을 다른 모습으로 섬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것을 다르게 보면서 다른 행태를보인다는 것은 재미있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한 장면이 아닌지. 요즘 기독교 경전인 성서조차도 열심히 보고 연구하지 않으면서 다른 것을먼저 보려는 어설픈 시도들이 많음을 안다. 내 것도 다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것을 보면서 어설퍼지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하지만 내 것을 철저히 알기 위해 다른 것을 살펴보는 것도 분명히 필요하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기때문이다.


다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는 문제가 남긴 하지만 말이다. 내 것은 촌스러워 보이고 남의 것은 좋아보이는 그런 자세라면밖에서 보려는 시도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더 잘 알고 깊이 느끼고 경험하기 위해서라면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밖에서안을 들여다 보는 시도도 해볼만 하지 않은가.

김성현 / 월간 나눔

'칼럼 따뜻한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프사이드  (0) 2005.04.11
아빠 급식 도우미  (0) 2005.03.29
[칼럼] 이미지에 속지말라  (0) 2005.03.28
[칼럼] 원칙과 정서  (0) 2005.03.26
패자의 역사  (0) 200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