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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학자들이 답한 ‘노무현 세상’

강산21 2010. 4. 24. 11:47

진보학자들이 답한 ‘노무현 세상’

2010년 04월 23일 (금) 21:57   한겨레신문

[한겨레] 〈노무현이 꿈꾼 나라〉 2009년 5월23일.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깊은 회한이었을까? 참담함이었을까? 당시 그의 마음속을 모두 알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마음 한구석엔 그가 꿈꿨던 ‘진보의 재구성’을 완성하지 못한 안타까움 또한 깊었을 것이다. 이는 그의 유고이자 미완성의 책 <진보의 미래>(동녘)에 담긴 절절한 문제제기들에서 뚜렷이 확인된다.

<노무현이 꿈꾼 나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진보학자 39명이 그가 남긴 문제제기에 답하는 글을 모은 것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책의 서문에서 이 작업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노 대통령이 남긴 장과 절의 구분, 그리고 여러 메모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더 나은 진보’를 향한 그의 바람과 희망이 너무나 절절하고 생생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끊임없이 묻는다. “진보 세력의 한계는 무엇인가?” “민주주의와 진보는 어떤 관계인가?” “한때 진보진영이 퇴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 집필에 참여한 이들은 그의 재임 때 국정을 함께 고민한 이도 있지만, 그의 ‘한계’를 비판했던 이 또한 적지 않다. 이들은 적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록 스스로가 뛰어넘지 못했지만 그러나 스스로가 굴복하지 않았던 인물”(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이었음에 동의한다.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헌사되는 책이지만, 또한 국민에게 바쳐지는 책이다. ‘노무현이 꿈꾼 진보’를 옳게 평가할 이도, 그것을 실현할 이도 이제는 ‘국민’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녘·2만5000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