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전화 한 통화에 ‘MB측근’ 천신일 특종기사 사라져”

강산21 2009. 4. 14. 12:50

“전화 한 통화에 ‘MB측근’ 천신일 특종기사 사라져”
MBC 비대위 “청와대, 신경민 앵커 노골적 교체 요구”
입력 :2009-04-14 08:17:00  
[데일리서프] MBC 보도본부 차장·평기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성주 기자·이하 비대위)는 MBC의 신경민 앵커 교체 강행에 대해 13일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권력의 오만한 압력에 대한 치욕적인 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보도국장의 전화 한 통화로 ‘MB 측근 천신일 회장의 금품 수수’ 의혹을 다룬 특종 뉴스가 아침뉴스에서 사라졌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비대위는 이날 연이어 총회를 열고 제작거부투쟁을 계속 하기로 결의했다.

비대위는 이날 밤 성명에서 “전영배 보도국장 조차 지난 7일 보도본부 기별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청와대의 입력이 있다는 것을 나도 안다”고 답변한 바 있다”며 “청와대가 이미 오래 전부터 신경민 앵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노골적으로 교체를 요구해왔다는 것은 이미 보도본부 구성원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권력의 부당한 압력을 막고 보도와 제작의 자율성을 지켜줄 수 있는 경영진을 원한다”며 “현 경영진은 보도본부 기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고 엄기영 사장과 경영진을 비판했다.

이들은 아울러 “우리는 오늘 비상대책위 총회를 통해 국장 불신임안을 찬성 93, 반대 2, 기권 1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켰다”며 “MBC 역사상 기자들의 국장 불신임은 처음이다. 전영배 보도국장은 이미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신임 보도국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 이유로 이들은 “전 보도국장은 “앵커 교체 문제는 노조
와 기자회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했던 지난달 27일 보도국장 정책설명회에서의 발언을 단 열흘 만에 정면으로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제작거부의 와중에 전영배 국장은 상상하기 힘든 일을 저질렀다”며 “지난 11일 아침뉴스의 톱 기사가 방송을 불과 30분 남겨두고 갑자기 사라졌다”고 폭로했다.

문제의 기사는 “박연차 회장이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당시 대통령후보의 측근인 천신일 회장에게 수십억을 전달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으로, 전날 뉴스 데스크에서 톱기사로 보도된 이른바 ‘특종’이었다. 뉴스데스크는 헤드라인 뉴스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천신일(66) 세중나모 회장이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은 단서가 포착됐으며 박연차 회장이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제공한 일종의 보험금 성격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그런데)새벽 5시 반 보도국장의 전화 한 통으로 아침뉴스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며 “신뢰를 생명으로 여기는 기자들은 더 이상 그를 보도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전 보도국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한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전영배 보도국장 인사와 보도본부에서 일어난 이 모든 전횡과 파국에 책임이 있는 송재종 보도본부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비대위는 이어 “19개 MBC 계열사 기자들이 내일(14일) 오전 9시를 기해 서울로의 뉴스 송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의했다”면서 “제작거부는 분명 무겁고 가슴 아픈 결정이지만, 기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일하고 싶은 순수한 결단이다”고 제작거부 투쟁 방침을 밝혔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