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KBS 노조 투쟁철회…기자·PD 무기한 전면 제작거부

강산21 2009. 1. 28. 14:01

KBS 노조 투쟁철회…기자·PD 무기한 전면 제작거부

기사입력 2009-01-28 10:49 


28일 새벽 돌연 통보에 KBS 기자·PD협 반발 "28일 출정식…노조 싸울 의지 없었던 것"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과 낙하산 사장 임명을 제청한 이사회를 반대하고 이병순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던 양승동 PD('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공동대표)와 김현석 기자(사원행동 대변인) 파면, 성재호 기자 해임 등 중징계를 내린 이병순 사장에 맞서 투쟁에 들어간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28일 돌연 예정된 투쟁일정을 철회하자 KBS 기자와 PD들이 반발하고 나서며 이튿날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PD협회(회장 김덕재)는 28일 긴급 회의를 열어 이날 예정된 낮 12시 집회를 오후 6시로 미뤄 전면 제작거부 출정식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번엔 대체휴가를 내고 들어가는 투쟁이 아니라 직접 제작거부에 돌입하는 것이어서 갈등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KBS노조, 돌연 예정된 연장근로 거부 철회…KBS기자·PD 반발 "29일부터 전면 제작거부"

KBS 노조는 앞서 이날 새벽 발표한 비상대책위원회 부당징계 투쟁지침 2호에서 △전 조합원 1월28(수)부터 정상근무 복귀 △향후 사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으면 비대위는 이번 징계를 심각한 노동탄압으로 규정, 강력한 투쟁을 위한 추가 지침을 내릴 것 등을 공표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내일부터 기자협회와 함께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오늘 낮 12시 집회도 오후 6시 제작거부 출정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필규 KBS 기자협회장은 "오늘 노조의 결정과 무관하게 기자들은 이날 연장근로 거부투쟁을 벌일 계획이며, 이미 오늘 아침 부당징계 규탄 팻말농성을 벌이기도 했다"며 "내일부터는 노조의 보호없이 기자와 PD들의 무기한 전면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 회장은 "그동안 노조의 보호를 받으면서 투쟁을 하면서 어느 정도 보호막이 있었으나 이젠 KBS 내 임의단체가 주도하는 투쟁을 할 수밖에 없고, 불이익도 크겠지만 그만큼 큰 각오를 한 것"이라며 "애초부터 노조없이 투쟁하겠다는 다짐이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S 기자·PD 28일 6시 무기한 제작거부 출정식…민필규 회장 "노조 싸울 의지 없는 것"

민 회장은 노조의 갑작스런 입장변화에 대해 "아쉬울 따름이다. 이만큼 투쟁 동력이 있음에도 협상조차 따내지도 못했고, 성과물도 없는 상황에서 투쟁을 접겠다고 하니 싸울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이번 결정을 강동구 위원장이 내렸다고 하는데 위원장은 싸울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덕재 회장은 "이날 오전 파면·해임 당사자 3명과 노조, 회사가 논의를 하고 있다니 일단 이를 지켜본 뒤 노조에 대한 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28일 새벽 KBS 노동조합이 공표한 비대위 투쟁지침 전문이다.

- 비대위 부당징계 투쟁지침 2호 -

1. 전 조합원은 이 시각 이후 비대위 투쟁 지침 2호에 따라 행동한다.

2. 전 조합원은 1월 28(수)부터 정상근무에 복귀한다.

3. 향후 사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으면 비대위는 이번 징계를 심각한 노동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투쟁을 위한 추가 지침을 내릴 것이며 전 조합원은 이에 따라 행동한다.

2009. 1.28(수)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