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정의

인류의 양심을 시험하는 이스라엘

강산21 2009. 1. 10. 17:46

 

 

 

 

인류의 양심을 시험하는 이스라엘

 

-중동의 아우슈비츠, 가자지구-

 

 

 

 

이태경(토지정의실천연대 사무처장)

 

<출처:뉴스앤조이>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규모 유혈사태 발생이 예상되는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 거주민 가운데 400여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희생자 중 34명이 어린이라고 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해 이스라엘이 가하는 폭력과 학정을 보면서 무엇보다 먼저 드는 의문점은 히틀러 독일에 의해 절멸당할 뻔한 유대인들이 동병상련을 느낄 법도 한 팔레스타인들에게 어떻게 저토록 모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학살의 방법이나 규모, 수용소의 규모와 규율 등이 다를 뿐 히틀러 독일이 유대인에게 가한 행악이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하는 행악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히틀러 독일과 이스라엘은 ‘차별과 배제’의 원리에 기반해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취급했다. 열등한데다 인류를 타락시키기 일쑤인 유대인들을 차별하고 더 나아가 체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히틀러 독일이 생각한 것처럼 이스라엘의 안전을 위협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정당하다고 대다수 유대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부당하기 이를데 없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조치


백보를 양보해 하마스의 로켓포가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이 정당하다고 치자. 설령 그렇다 해도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은 하마스의 특정 군사시설 및 전투원에 한해, 하마스의 무력(武力)을 무력화(無力化)시키는 범위내에서 행해져야 옳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응징하겠다며 사실상 가자지구 전체에 대해 무차별적 폭격을 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발사하는 미사일과 폭탄은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날아들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는 군사력 및 그 사용의 비대칭성도 눈에 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가하는 직접적인 위해라고 해 봐야 재래식 로켓포 공격이나 폭탄테러 정도인데 반해 중동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은 벙커버스터까지 동원해 가자 지구를 석기시대로 돌려놓고 있는 중이다. 쉽게 말해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폭격은 폭격 대상의 선정이나 폭격의 수위 등 모든 측면에서 최소한도의 정당성조차 결여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스페인 내전을 인류의 양심을 시험한 전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하는 국가 폭력도 인류의 양심을 시험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국가폭력이 종식되고 평화가 찾아오는 날, 인류의 양심도 한 뼘 더 고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