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신문^^

역사교과서 재선정, 학운위 결정 뒤집고 교장 일방 추진

강산21 2008. 12. 17. 11:07

역사교과서 재선정, 학운위 결정 뒤집고 교장 일방 추진.
강찬호      

광문고, 9일 학운위서 재선정 부결...해당 학교장, 학운위 결정 부적합 이유들어 재선정 일방 강행.

역사교과서 재선정 안건을 학운위에서 부결시켰음에도 해당 학교가 역사교과서를 일방적으로 재선정해 물의를 빗고 있다. 

광명시내 광문고는 지난 9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역사교과서 재선정 안건을 다뤘다. 학운위는 역사교과서 재선정 안건에 대해 표결을 통해 결정했다. 표결결과 찬성 4표, 반대 7표, 기권2표로 재선정 안건은 부결됐다.

그러나 해당 학교장은 다음날 학운위 앞으로 역사교과서를 재선정 공문을 발송하고 기존 금성출판사에서 대한출판사 교과서로 변경했다. 학운위 결정 사항을 180도 뒤집어 학교장이 재선정 결정을 한 것이다.

이 학교는 학운위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학운위가 한국근현대사 재선정을 부결했으나 이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교과서를 변경 신청했다"고 통보했다. 

또 해당 학교장은 의견서를 통해 정상적 절차를 거쳐 교과서 재선정 안건이 상정된 것이고 담당교과 교사들의 의견이 존중되야 한다며 재선정의 이유로 제시했다.

이 의견서에 따르면 이 학교는 역사담당 교사들 4명 중 3명이 교과협의회를 진행해 5종 중 3종의 교과서를 선정했다. 이어 3종의 교과서 중 최고점을 얻은 교과서를 교과서선정위원회에 상정했고 이 위원회에서는 교과협의회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것.

따라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상정된 안건에 대해 학운위가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해서 부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학교 교장은 학운위 결정 사항보다는 "담당 역사 교사들의 '전문성과 권한'을 보호하고 역사 교과 교사들의 결정을 존중하고자 재선정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관련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교과서 선정과 관련해 학운위 심의와 자문을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경우 학운위 의견을 존중하도록 되어 있고, 학운위 결정사항과 달리할 경우 학운위와 해당 교육청에 서면으로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결국 이 학교장은 학운위 결정을 따르지 않은 '정당한 이유'로 정상적인 절차를 이행했고, 담당교과 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역사교과서 재선정 과정을 보면 담당교과 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학운위 결정사항을 뒤집는 학교장의 입장은 언뜻 보면 진취적이고 진보적으로 읽혀진다.

그럼에도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다른 학교에서는 역사 교사들이 교과서 재선정을 반대하고 있어, 학교 측에서 역사 교사들로 구성된 교과협의회를 거치지 않고 비전공 교사들로 구성된 교과서선정위원회를 통해 '변칙'적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운위 조차도 변칙적으로 올라 온 안건을 그대로 승인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학교장이나 학운위에서 역사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광명시의 경우도 몇몇 학교에서 역사교사들이 재선정에 반발해 1인시위를 전개하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역사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라며. 

최근 광명고의 경우도 학교 측에서 역사교사들로 구성된 교과협의를 거치지 않고 재선정 안건을 학운위에 상정되자 학부모 위원들이 역사교사들의 반대를 이유로 심의를 거부해 재선정 작업이 진행되지 못한 사례도 있다.  

광문고가 만약 담당 교사들로 구성된 교과협의회에서 재선정에 반대했다면 학교장이 역사교사들의 입장을 존중해 학운위 결정사항을 번복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2008-12-17 01:12
광명시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