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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최대 규모…`토끼몰이' 단속 논란

강산21 2008. 11. 12. 21:57

불법체류자 100여명 단속…"5명 다쳐"(종합)

기사입력 2008-11-12 17:30
 
현 정부 최대 규모…`토끼몰이' 단속 논란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로 불법체류 외국인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다친 외국인들이 속출해 `토끼몰이식' 단속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출입국본부 직원과 경찰관 등 280여명의 정부 합동단속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마석가구공단과 연천군의 공장 밀집지인 `청산농장'을 급습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100여명을 붙잡았다.

이번 단속은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로 이뤄진 것이다.

공무원들은 대상 지역을 에워싸 도주로를 막고는 작업장과 기숙사 등을 일일이 뒤져 외국인들의 여권을 확인한 뒤 불법체류자들을 가려내는 방식으로 단속을 진행했다.

일부 공무원은 잠긴 기숙사 문을 공구를 이용해 연 뒤 들어가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 과정에서 불법체류자 A 씨가 단속 공무원들을 피해 공장의 담을 넘다 바닥으로 떨어져 골절상을 입는 등 5명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현장에서 큰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으며 일부 주민 등이 단속에 항의하며 체포된 외국인들을 태운 호송 차량을 산발적으로 가로막았다고 밝혔다.

이날 단속된 불법체류자들은 일단 외국인보호소로 보내진 뒤 강제 출국될 예정이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사무처장 이영 신부는 "토끼몰이식 단속으로 공포에 질린 외국인들이 도망가다 부상을 당했으며, 심지어 5살짜리 딸을 둔 엄마가 붙잡히는 등 대책 없는 단속으로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사업주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마석공단에는 700여명, 농장에는 200여명의 불법체류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법질서 문란 행위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상자가 발견됐다면 근처 지정 병원으로 옮겼을 텐데 부상자가 나왔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 연말까지 2∼3차례 대규모 추가 단속이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것은 현재 22만여명인 불법체류자를 연말까지 우선 20만명 수준으로 줄이고 2012년까지는 전체 외국인 체류자의 10% 수준으로 감소시키겠다는 법무부의 계획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9월 불법체류자들이 외국인노조를 만들어 체류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이라크 파병 반대 등 정치적 집회에까지 참여하는 등 활동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그같은 계획을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setuz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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