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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지마' 유인촌 장관, '찍어 내리기' 초읽기

강산21 2008. 10. 26. 21:33

'찍지마' 유인촌 장관, '찍어 내리기' 초읽기

여당도 '사퇴 불가피'쪽에 무게…야당 사퇴 압력 더욱 거세져

[ 2008-10-26 17:39:56 ]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성질이 뻗쳐서 정말...", '찍지마, 에이 씨X'

국정감사장에서 욕설을 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에 직면했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선긋기에 나서는 등 유 장관이 성질을 못이기는 바람에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유 장관이 보여준 비이성적 태도는 "평소 언론관이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자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가겠다는 오만한 태도"라고 밝혔다.

또 "'성질이 뻗쳐서 정말...'이라며 기자에게 욕설을 한 유 장관 때문에 정말 성질이 뻗치는 사람은 우리 국민들"이라며 팔짱을 끼고 불성실한 자세로 국감을 받았던 신재민 차관과 함께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도 "탤런트 출신인 유 장관이 국감장에서 3류 저질 드라마 한 편을 선보였다"며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있는 문책과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유 장관 파면을 요구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25일 논평을 통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상욕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냐"며 "자신의 감정 하나 추스르지 못하는 사람은 더 이상 국정을 책임지는 장관직에 있을 수 없다"면서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장관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나라당 기류도 별반 다르지 않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잘못한 것이며 변명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단히 부적절한 언동을 했다"면서 "여러 가지 참고가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여당 최고위원의 발언임을 감안할 때 사퇴 불가피쪽에 무게가 실렸다는 시각이다.

한국사진기자협회 국회사진기자단도 성명을 내고"역사의 현장에서 시대의 기록자로서 소명을 다하는 사진 기자에 대한 '찍지마, 에이 씨X' 등 유 장관의 막말은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다"면서유 장관의 공식 사과와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유 장관은 파문이 커지자 한국사진기자협회 국회사진기자단에 전화를 걸어 "당시 갑자기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면서 "이유야 어찌 되었건 잘못했고 사과한다"고 밝힌 데 이어 26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사과로 해결될 지는 미지수다.

특히 유인촌 장관의 막말 파문은 국민 감정을 직접적으로 건드렸다는 측면에서 정부여당이 받는 부담은 정책적 문제로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강만수 재정부 장관 등 이른바 '국정실패 3인방'보다 더 클 수 밖에 없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ahn89@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