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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홍 “박지원 말에 영남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강산21 2008. 9. 25. 16:49

윤덕홍 “박지원 말에 영남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TK출신 민주 최고위원 반박 “카더라식 비판, 盧 지지자 쫓아내”
입력 :2008-09-25 15:08:00  
[데일리서프 민일성 기자] 민주당 윤덕홍 최고위원이 25일 당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남정당화’ 발언 논란과 관련해 “상식 수준의 발언”이라며 “카더라식 비판은 노 전 대통령 지지자까지 쫓아낼 수 있다”고 박지원 의원을 비판했다.

윤 최고위원은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총리를 역임했으며 정세균 체제에서 영남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윤 최고위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지원 의원의 발언에 영남의 우리 당원들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비판한 호남 일부 의원들이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태도는 사실이 아닌가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박 의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망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니냐”며 “배은망덕한 발언”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윤 최고위원은 “이념과 노선을 떠나서 현상적으로만 보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영남 한나라당과 호남에서의 우리 민주당의 모습은 거울을 마주보는 것처럼 닮아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한 말은 상식 수준의 발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24일 민주정책연구원 초청강연회에서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한다며 지역정당으로 회귀하는 것도 자신을 과거의 틀 속에 매어놓는 길”라고 충고한 것에 대해 “모두 반론없이 잘 듣고 있더군요”라고 꼬집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만 왜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는 지적이다.

윤 최고위원은 “박지원 의원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대해서 언급할 때는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전직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며 “카더라 통신 수준의 비판은 지금의 우리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마저 �아내서 또다시 반토막낼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윤 최고위원은 “이러한 논란도 정당에 필요한 당내투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처럼 ‘영남이냐, 호남이냐? 또는 친DJ냐, 친盧냐?’로 싸운다면 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경쟁은 정책과 노선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저도 고향이 영남이고 참여정부의 부총리 출신이지만, 그것보다 먼저 저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은 진보와 개혁이다”며 “사실 같은 영남, 참여정부 출신이라도 보수적인 사람들과는 코드가 잘 맞지 않다”고 밝혔다.

윤 최고위원은 “당내 투쟁은 화합을 전제한 비적대적인 투쟁이어야 한다”며 “당내의 사소한 차이와 갈등을 뛰어넘어서 대범한 자세로 민주개혁세력의 총결집을 이루어야만 집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의 말씀이 박지원 의원을 두고 한 말은 아닌 듯하다”며 “저는 박지원의원이 살아온 정치역정이 지역주의에 기대어 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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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윤덕홍 최고위원의 보도자료 전문.

노대통령의 “호남정당이 되어서는 집권할 수 없다”는 말은 상식 아닌가요.

박지원의원의 발언에 영남의 우리 당원들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이 비판한 호남 일부 의원들이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태도는 사실이 아닌가요? 이념과 노선을 떠나서 현상적으로만 보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영남 한나라당과 호남에서의 우리 민주당의 모습은 거울을 마주보는 것처럼 닮아있습니다. 노대통령이 한 말은 상식 수준의 발언입니다.

9월 24일 민주정책연구원 초청강연회에서 진중권씨조차도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한다며 지역정당으로 회귀하는 것도 자신을 과거의 틀 속에 매어놓는 길"이라며 충고했는데 모두 반론없이 잘 듣고 있더군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박지원의원이 노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대해서 언급할 때는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전직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에도 금도가 있어야 합니다.

카더라 통신 수준의 재임시절 노대통령이 ‘호남민심이 더 나빠져야 한다고 했다‘라거나 '노대통령이 지지층을 반토막내서 한나라당에 정권을 바쳤다’는 식의 비판은 지금의 우리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노대통령의 지지자마저 �아내서 또다시 반토막낼 수 있는 위험한 발언입니다.

물론, 박지원의원이 겪은 정치적 고난에 대해서는 연민의 감정을 느낍니다. 또한 분당과정에서 구민주당 의원들이 가졌을 섭섭한 감정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서로가 흠집을 찾으면 끝이 없으며 상처만 깊어져서 결국 전국정당화와 정권탈환은 더욱 요원해집니다.

한편으로 보면 이러한 논란도 정당에 필요한 당내투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당내투쟁이 이처럼 “영남이냐, 호남이냐? 또는 친DJ냐, 친盧냐?”로 싸운다면 당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경쟁은 정책과 노선을 가지고 해야 합니다. 저도 고향이 영남이고 참여정부의 부총리 출신이지만, 그것보다 먼저 저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은 진보와 개혁입니다. 사실 같은 영남, 참여정부 출신이라도 보수적인 사람들과는 코드가 잘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내 투쟁은 화합을 전제한 비적대적인 투쟁이어야 합니다. 서로를 비판하더라도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상처를 주지는 말아야 합니다. 고사성어에 불양불택(不讓不擇 : 태산은 흙을 마다치 않고 하해는 도랑물이라 하여 싫어하지 않는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포용력이 있어야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 민주당에 필요한 말입니다.

박지원의원은 김대중대통령을 모시고 민주정부를 출범시킨 큰 정치인이 아닙니까? 당내의 사소한 차이와 갈등을 뛰어넘어서 대범한 자세로 민주개혁세력의 총결집을 이루어야만 집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같은 사람도 영남 몫으로 최고위원이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보건대 노대통령의 말씀이 박지원의원을 두고 한 말은 아닌 듯합니다. 저는 박지원의원이 살아온 정치역정이 지역주의에 기대어 온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기회가 되면 허심탄회하게 소주 한 잔 나누었으면 합니다.

2008년 9월 25일
민주당 최고위원 윤덕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