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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투나잇 제작진 성명 “양심을 걸고 싸워나가겠다”

강산21 2008. 9. 23. 10:46

시사투나잇 제작진 성명 “양심을 걸고 싸워나가겠다”

[데일리서프 민일성 기자] KBS의 '생방송 시사투나잇' 폐지 움직임에 대해 '시사투나잇' 제작진 일동은 22일 저녁 성명을 발표하고 "최근의 사태에 대해 허탈감과 동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사투나잇'은 보수언론의 주요 공격 대상 프로그램으로 이병순 사장은 취임사에서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폐지를 시사했다. 권혁부 이사는 방송의 날 행사장에서 시사투나잇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9일 최종을 KBS 편성본부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시사투나잇을 폐지하고 시사토크를 신설하는 것을 하나의 안으로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사투나잇' 제작진은 "우리는 그간 < 시사투나잇 > 이 특정 세력과 일부 보수언론에게 '불편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 감추고 싶었던 진실을 파헤치는데 앞장서왔던 '시사투나잇'은 그들에겐 언제나 불편한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폐지 움직임에 대해 제작진은 "어떤 기준으로 폐지 대상에 올랐는가? 시청률 때문인가, 아니면 광고 판매율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편향성과 정파성' 때문인가?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편향성과 정파성'의 구체적 근거는 무엇인가? KBS의 프로그램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뉴라이트 진영이 폐지하라고 하면 폐지되어야 하는 것인가?"라며 경영진에 기준과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제작진은 또 "최근의 논의과정을 지켜보면 제작진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으며, 제작진의 의견수렴절차 과정도 생략된 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밀어 붙여지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그 정치적 배경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논의과정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이어 "원칙도 절차도 무시한 채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프로그램 폐지 논의가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시사투나잇은 매니아를 형성할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촛불 집회 현장에서도 '시투 매니아'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시민들이 상당수 있을 정도이다. 때문에 시사투나잇 폐지 소식에 누리꾼들은 강력 반발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는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 서명란이 즉시 개설됐다. 'KBS 바란다-시사투나잇 폐지 방침 철회하라!'는 이슈청원 글에 23일 현재까지 4800여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시사투나잇 게시판에도 시청자들의 폐지를 반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명분 없는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 폐지를 당장 멈추어라"(김모씨), "이걸 폐지한다고? 차라리 정부소유나 이명박 개인소유 방송국으로 만들어라"(정모씨), "시투 폐지하면 시청료 납부 거부하겠다"(박모씨)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민일성 기자

KBS 시사투나잇 폐지...청와대, 정연주 축출효과 '짱'
KBS 이사 "MB 비판 시사투나잇 정리해야" 발언 파문

다음은 시사투나잇 성명 전문.

-'시사투나잇' 존폐논란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

1.
"'시사투나잇'을 폐지하고 '시사토크'를 신설하는 것을 하나의 안으로 가지고 있다."
지난 19일, 최종을 편성본부장이 국회 문방위 KBS 결산보고장에서 밝힌 내용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그동안 '시사투나잇'을 둘러싼 소문들이 속속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도 언론인으로서의 상식과 양심에 기반해 저널리즘의 본령을 실천하고자 했던 '시사투나잇' 제작진은 최근의 사태에 대해 허탈감과 동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
우리는 그간 '시사투나잇'이 특정 세력과 일부 보수언론에게 '불편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 감추고 싶었던 진실을 파헤치는데 앞장서왔던 '시사투나잇'은 그들에겐 언제나 불편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병순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시사투나잇'의 폐지를 시사한 것과, 방송의 날 행사장에서 권혁부 이사가 '시사투나잇' 폐지를 권고 했다는 보도를 주목해 왔다. 그러나 경영진은 누가 '시사투나잇'의 폐지를 원하는지, 또 어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는지에 대한 해명도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사장과 이사회에 묻는다.

'시사투나잇'은 어떤 기준으로 폐지 대상에 올랐는가?
시청률 때문인가, 아니면 광고 판매율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편향성과 정파성' 때문인가?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편향성과 정파성'의 구체적 근거는 무엇인가?
KBS의 프로그램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뉴라이트 진영이 폐지하라고 하면 폐지되어야 하는 것인가?

'시사투나잇'의 폐지를 고려한다면 먼저 그 기준과 이유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

3.
통상 개편과정에서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는 해당 제작진과 긴밀한 협조하에 이루어져 왔으며, 편성의 담당 장르매니저와 소속 팀장은 의사결정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논의과정을 지켜보면 이들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으며, 제작진의 의견수렴절차 과정도 생략된 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밀어 붙여지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그 정치적 배경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어떤 외압과 간섭에도 진실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던 '시사투나잇'제작진은 작금의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 원칙도 절차도 무시한 채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프로그램 폐지 논의가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워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8. 9.22. '시사투나잇' 제작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