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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김대중 “‘경제좀 안다’는 MB말 제일 듣기 거북해”

강산21 2008. 9. 22. 10:04

<조선> 김대중 “‘경제좀 안다’는 MB말 제일 듣기 거북해”
22일 칼럼 “건설업계에서 일한 게 전부” 이 대통령 맹공
입력 :2008-09-22 09:36:00  
[데일리서프 민일성 기자] 보수진영의 대표적 논객인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22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비교해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전문가’를 자처하지만 그동안 잘된 것이 뭐가 있냐”며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 고문은 이날 조선일보 “‘내가 경제 좀 안다…’면서”란 제목의 칼럼에서 ““내가 경제 좀 아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말 가운데 제일 듣기 거북하고 민망스러운 것 중 하나다”며 “그런데 그가 취임한 지 7개월이 다 된 지금, 그가 잘 알고 또 잘하겠다던 ‘경제’는 어떻게 됐고 어디로 가고 있나?”고 반문했다.

그는 “물가는 근래 드물게 오르고 있고 부동산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서민경제는 더 어려워졌고 주식시장은 널을 뛰고 있다. 투자가 더 이뤄진 것도 없고, 실업이 줄고 고용이 늘었다는 통계도 없다. 한마디로 경제 잘된 것 하나도 찾기 어렵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김 고문은 “이 대통령은 이 상황에서 국외적 요인에 책임을 돌리고 자신은 무죄인 양 처신할 수 없다”면서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의 신뢰 상실, 일관성 결여 그리고 관리능력 부재가 경제불안의 중대한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촛불 정국’과 관련 김 고문은 “외국인들은 쇠고기 광우병 사태에서 한국사회의 ‘민족주의적 성향’(nationalistic trend)과 쏠림 현상을 발견했고 이런 시위에 3개월 이상 끌려다닌 이명박 정부에서 관리능력 부재를 목격했다”면서 “이미 월스트리트의 금융위기 이전부터 외국인 투자가들은 앞다투어 돈을 빼내갔다. 금융위기설에 이어 한국의 증권시장은 그때 이미 큰 병(病)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어느 쪽이 옳고 그르고를 논하기 전에 정책의 일관성을 잃었다. 한번 정하기 전에 신중히 논의하고 그 바탕 위에 결정했으면 밀고 나가야 하는데 그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경제를 안다’고 행세만 하지 말고 국민이나 대기업이나 외국투자가들이 믿고 따라갈 수 있는 믿음성과 결단성을 보여달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를 예로 들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내가 경제를 알기는 뭘 안다고 나서겠느냐”면서 “참모들이 인플레 잡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하기에 결재할 때마다 물가 잡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냐고 묻고, 된다면 사인하고 안 된다면 결재 안 한 것뿐”이라고 했다는 것.

그는 “어떻게 보면 좀 모르는 것이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고 신중하게 만든다”며 “그런 자세에서 숙고(熟考) 끝에 나오는 발언과 정책이 보다 믿을 만하다”고 비교해 이 대통령을 질책했다.

김 고문은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건설계에서 일한 것이 거의 전부인 이 대통령의 ‘경제 이력’을 경제전문가로서의 자질로 평가하는 데 인색하다”면서 “또 그가 막강한 권위의 오너 밑에서 과연 제대로 CEO로서의 자질과 책임을 훈련받을 수 있었겠는가에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이 대통령의 약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고문은 “이제는 이 대통령이 경제의 막중함 앞에서 좀 겸손하고 자중하며,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거기서 의견을 모아 내놓은 경제정책들을 국민과 세계 경제계가 신뢰하는 쪽으로 이끌고 가는 지도자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