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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다시 기름부어

강산21 2008. 9. 20. 10:22

[한겨레]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다시 기름부어

"경영진, 권력프렌들리 바이러스에 감염"

이병순 < 한국방송 > 사장이 17일 단행한 '보복성' 인사조처가 꺼져가던 한국방송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다시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18일 성명을 내 "권력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첨병 역할을 해온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무더기로 인사조치된 점은 현 경영진이 '권력 프렌들리'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며 이병순 사장의 인사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기자협회는 21일(일)까지 인사철회와 김종률 보도본부장의 인사기준 공개 및 해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2일부터 출근 팻말시위 등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김현석 기자협회장은 "대휴를 내고 연좌농성에 들어가거나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방법 등을 놓고 기자들의 총의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방송 15~17기(입사 19~21년차) 피디 52명도 이날 오전 성명을 내 "정권의 낙하산을 타고 온 관제사장은 부사장 인사에서부터 직원 발령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편가르기 코드 인사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한 피디는 "우리는 1987년 6월 항쟁과 90년 4월 서기원 사장 반대 투쟁을 경험했던 사람들로 그간 승진 문제 등으로 목소리를 자제해 왔으나 더이상 케이비에스의 현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잦아드는 공영방송 수호 투쟁의 불씨를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경영협회도 이날 오후 비판성명을 발표하는 등 사내 반발 기류는 점차 거세지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전국언론노동조합17일과 18일 성명을 통해 보복인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시청거부 및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했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한 이 사장에게 "케이비에스 인사는 권력을 오남용해 프로그램 편성·제작 독립권을 훼손한 본때 보여주기 인사"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케이비에스 출신 사장을 보면서 이제야 정권교체가 됐다는 걸 느낀다. 이젠 야당이 사장 직권 인사까지 문제 삼는다"고 했다.

이에 이 사장은 "과장되고 왜곡된 반응들이다. 사원행동 쪽에 누가 가입했는지, 이번 인사에 몇 명이 포함됐는지도 모른다. 보도본부장과 팀장들에게 위임한 인사다. 케이비에스는 안정화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