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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생들, 뿔났다”...김윤옥 씨 이화인상 수상에 ‘반발’

강산21 2008. 9. 18. 10:55

“이대생들, 뿔났다”...김윤옥 씨 이화인상 수상에 ‘반발’
오늘 기자회견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제정 추진 밝혀
입력 :2008-09-17 11:19:00  
▲ 이화여대 학생들은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수상을 반발해 자체 ‘이화인상’을 추진하기 위해 제정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데일리서프 김한나 기자]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씨의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수상에 반발해온 이화여대 학생들이 자체적인 ‘이화인상’을 추진하기 위해 제정위원회를 발족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 모임인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은 17일 오후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제정위원회 추진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은 △ 지난 5월 31일 김윤옥 여사가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수상한 것 △시상식 때 김윤옥 여사를 경호한다는 명분으로 학내에 전경 300여명이 투입돼 반대시위중인 학생들을 진압한 것 △ 사건 이후 학교 측의 무응답과 학내 민주주의가 짓밟힌 것 등에 항의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김윤옥 동문에게 ‘내조 리더쉽’을 높게 평가해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준 것은 남편에 의해서만 정체성 규현이 가능한 가부장 체제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여성학의 메카로 상징되는 이화여대를 비롯해 여성해방과 남녀평등의 시대로 나아가는 사회전반에서 지양돼야 할 가치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반서민적 정책들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거세게 몰아치던 그 때에 자숙하고 있지는 못할망정 ‘내조의 리더쉽’이라는 터무니없는 명분으로 영부인에게 상을 수여한 이화여대당국은 비상식적인 정부의 만행에 대한 비판적 양심을 포기하고 이명박 정부의 권력에 아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모교를 찾은 김윤옥 동문을 경호하기 위해 왔다는 수백여명의 전경들은 경호만 한 것이 아니라 학내에 버젓이 스크럼을 짜고 길목을 막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여학생들을 발로 차고 밀치는 등 폭력행위를 서슴치 않았다”며 “당시 경찰의 만행으로 골반뼈에 금이 간 학생도 발생했고, 안경이 부러지고 옷이 짓밟힌 흔적이 역력한 학생들이 곳곳에 산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또 “대강당에 들어가는 이화인의 소지품을 검사해 총학생회와 이화인이 자발적으로 배포한 유인물을 압수하는 등 이화인을 범죄자 취급하며 인권을 유린했다”며 “2학기 개강 후 학교당국은 여전히 당시 학내 전투병력 투입에 대한 공식사과나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고 학교당국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번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추진중인 박민희(조형예술대학 회화,판화전공 4학년)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부인에게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수여한 명분으로 김 씨가 대통령 부인이란 점 외엔 아무 것도 없다.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에게 이 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지난 5월31일 김윤옥 씨의 수상식 때 학교내에 전경들이 줄지어 다녀 학생들을 당혹하게 했다”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김윤옥 여사의 수상철회를 촉구한 지난 6월 5일 한겨레 1면의 의견광고  

이화여대 학우들이 김윤옥 여사의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수상에 반발해 목소리를 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지난 6월5일 한겨레신문 1면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김윤옥 여사의 수상철회를 촉구하는 의견광고를 게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 학우는 “단 4일 만에 2300만원이 모일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다”며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일주일 안팎으로 학우들을 비롯해 총학생회, 졸업생 등 뜻이 같은 이들이 제정위원회 추진회로 조직과 체계가 잡혀 힘이 모일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임을 예고했다.

김한나 기자

다음은 미리 밝힌 기자회견문 전문.

지난 5월 31일 이화여자대학교 개교기념을 맞아 진행된 특별채플시간에 학교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동문에게 ‘내조의 리더쉽’을 높게 평가하여 ‘자랑스러운 이화인 상’을 수상했다. 이는 남/편/에/의/해/서/만/ 정체성 구현이 가능한 가부장 체제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여성학의 메카로 상징되는 이화여대를 비롯하여 여성해방과 남녀평등의 시대로 나아가는 사회전반에서 지양되어야 하는 가치관이다!

또한 당시 이명박 정부의 반서민적 정책들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거세게 몰아치던 그 때에 자숙하고 있지는 못할망정 ‘내조의 리더쉽’이라는 터무니없는 명분으로 영부인에게 상을 수여한 이화여대당국은 비상식적인 정부의 만행에 대한 비판적 양심을 포기하고 이명박 정부의 권력에 아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모교를 찾은 김윤옥 동문을 경호하기 위해 왔다는 전투병력 수백은 경호만 한 것이 아니라 학내에 버젓이 스크럼을 짜고 길목을 막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했고 이에 항의하는 여학생들을 발로차고 밀치는 등의 폭력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당시 경찰의 만행으로 골반뼈에 금이 간 학생도 발생하였고, 안경이 부러지고 옷에 짓밟힌 흔적이 역력한 학생들이 곳곳에 산재하였다. 뿐만 아니라 대강당에 들어가는 이화인의 소지품을 검사하여 총학생회와 이화인이 자발적으로 배포한 유인물을 압수했고 이는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강제로 빼앗고, 이화인을 범죄자 취급하며 인권을 유린한 행위다. 학교는 치외법권이라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지 않는가? 학내 전투병력 수백이 등장한 것 또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여학생들을 폭력적으로 과잉 진압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지난 6월 5일 온라인 상에서 이화인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2천3백만원이 모였고 한겨레 신문 1면에 김윤옥 동문의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수상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종강과 함께 그때의 분노는 잠식한 듯 보인다. 2학기 개강 후 학교당국은 여전히 당일 학내 전부병력이 투입에 대한 공식사과나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들은 이러한 사건들이 그대로 묻히는 것을 원치 않으며, 철저하게 이화인들의 민주성과 자주성에 기초하여 우리가 우리 손으로 직접 투표하여 당선된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에게 상을 수여함으로서 김윤옥에게 수여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부정하고, 학내 민주주의를 확산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선언한다.

2008.9.17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