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그림사진

“생각하게 만드네” 유시민 경북대강의 동영상 ‘인기’

강산21 2008. 9. 18. 10:52

“생각하게 만드네” 유시민 경북대강의 동영상 ‘인기’
인터넷 인기...사이버 강의실에서 토론까지 활발
입력 :2008-09-17 15:43:00  
▲ 유시민 전 장관이 대구 경북대에서 ‘생활과 경제’강연을 시작했다. ⓒ 시민광장 

[데일리서프 민일성 기자] 유시민 전 장관의 대구 경북대 강의가 누리꾼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유 전 장관측이 만든 ‘사이버 강의실’ 뿐 아니라 아프리카TV, 블로그, 포털사이트 관련 게시판 등으로 동영상이 ‘펌질’되며 회자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대구 경북대에서 강연을 시작한 유 전 장관은 약속대로 ‘사이버 강의실’(http://usimin.tv)을 개설하고 지난 13일 밤부터 강연 내용을 전부 공개했다. 유 전 장관은 17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이버 강의실 개설 소식을 알리고 “현재 첫 강의 동영상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모든 강의가 동영상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강의 시작 전 청강 문의가 쇄도하자 지지자들에게 강의 내용을 모두 공개할 것을 약속하고 장소 부족 등을 이유로 ‘청강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유시민의 생활과 경제’ 사이버 강의실은 강의 동영상이 게재된 ‘사이버 강의실’, 수강생과 누리꾼들이 토론할 수 있는 ‘온라인 토론방’, 강좌 소식과 별도의 편집 영상, 사진 등을 볼 수 있는 ‘강의실 뒷담화’ 등으로 구성돼 있다.

17일 현재 지난 5일 강연한 ‘제1부 강의를 시작하며’와 ‘제2부 경제학의 철학적 이론적 기초’ 동영상이 공개돼 있다.

유 전 장관은 첫 주제 강연에서 앞으로 자주 언급하게 될 경제 용어들과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 개인’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개인의 경제적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시장과 국가, 가계와 기업, 국내시장과 세계시장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등 기초적 경제원리에 대해 강연했다.

유 전 장관은 경제학의 기본 원리상 도표와 수학적 공식을 사용해 기초적인 것들을 설명했지만 가급적 현실 생활이나 역사적 사례와 연결시켜 이해하도록 했다.

그는 인간을 무한한 욕망을 추구하는 경제적 존재로 설명하면서도 ‘인간은 왜 이기적이면서도 이타적으로 행동할까’, ‘실제 세상은 경제학 원리와는 다르게 돌아간다’ 등 인문학적인 질문들을 계속 던졌다. 학생들에게 경제원리나 법칙 이면의 숨은 의미, 철학, 인간 존재에 대해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경제학은 실제로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을 다 눈 감아버리고 합법적으로 일어나는 거래만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반쪽짜리 학문’임을 계속해서 주지시키면서 ‘왜?’라는 지점으로 돌아와 실제 사회적 현실과 역사를 보도록 했다.

3시간에 걸친 상당히 긴 동영상인데 누리꾼들은 유 전 장관의 강연을 퍼 나르며 감상평을 남겼다. ‘사이버 강의실’에도 강연을 본 소감이 속속 올라왔다.

누리꾼 ‘예의 지지’는 “현재의 주류 경제학은 반쪽짜리 지식에 불과하고, 그러한 편협한 지식의 덫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반대쪽의 지식을 제공해 객관적 시각에서 각자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게 보인다”면서 “현재의 학문적 제도와 커리큘럼의 틀 내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의 존재성을 인정하면서(좀 역겹지만) 여러 가지 유시민님만의 독창적 혹은 비판적 사상을 가르치는 것에 대하여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유 전 장관의 강연이 인터넷상에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 네이버 화면캡처 

법을 공부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모든 정치세력간 투쟁의 최종합의서인 헌법에 우리의 경제 질서의 정치적 현주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면서 “여력이 있으시다면 이 부분에 대해 학생들이 각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경북대 졸업생이라고 소개한 누리꾼 ‘졸업생’은 “경북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너무 어둡다”며 “젊은 학생들께서는 부디 냉철한 이성과 지식인으로써의 양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 교수님께서 고향에 내려와 강의를 시작하신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리꾼 ‘공간벗’은 자신의 블로그에 동영상을 올리고 “앎과 사색의 깊이가 담겨있는 충실한 강연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접할 수 있었다”며 “앎이 부족한 제 자신을 수양하는 기회로 삼아보겠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