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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생존’女, 사고당일 가짜행적과 본명 밝혀져

강산21 2008. 9. 14. 22:42

‘9.11 생존’女, 사고당일 가짜행적과 본명 밝혀져
영국 데일리메일 12일 보도...“사고 당시 바르셀로나에 있었다”
입력 :2008-09-13 11:40:00   이승환 기자
[데일리서프 이승환 기자] 9.11 테러가 발생한지 만으로 딱 7년이 지났다. 그 때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때에 유족과 시민들의 슬픈 감정을 악용해 생존자로 활약했던 타니아 헤드(Tania Head)의 당일 행적과 그녀의 본명이 밝혀졌다.

▲ 911의 생존 영웅으로 활동해 왔던 타니아 헤드. 

영국의 데일리메일지는 12일자 온라인판 기사에서 타니아 헤드가 9.11 테러 발생 당시 뉴욕에 있지 않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있는 한 비지니스 스쿨에서 강의를 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목격자의 증언과 함께 보도했다. 또한 타니아 헤드의 본명도 알리시아 헤드(Alicia Head)라는 것도 밝혔다.

하바드대학교 출신의 헤드는 911사태 때 세계무역센터에서 비행기가 충돌 할 때 충돌한 층보다 높은 층에서 일하다가 빠져 나와 생존한 19명 중의 한 사람으로 알려져왔다. 무역센터 남쪽빌딩 78층에서 메릴 린치의 직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고 밝힌 그녀는 죽어가던 어떤 한 남자가 자기에게 물을 끼얹어주어 화염을 뚫고 내려올 수 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또,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 파편과 건물 잔해를 넘어 빠져나올 때 한남자가 죽어가면서 자기 아내에게 전해달라며 끼고 있던 결혼 반지를 자신에게 빼주었다는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그녀는 911참사 당시 약혼자도 잃었다며 감동과 함께 동정심을 이끌어내 911테러의 영웅(Heroine)으로 받들어졌다.

명문대학교 출신에 메릴린치 M&A 팀원인 그녀는 비행기가 충돌한 장면을 목격했고, 불길을 통과할 수 있도록 물을 끼얹어 주는 모르는 남자의 도움을 방았고, 아내에게 결혼반지를 전달해달라며 안타깝게 죽어가는 남자의 소원을 들어주었고, 재난 영화에 등장하는 스턴트맨처럼 불길을 통과해 달렸고, 그녀의 약혼자는 안타깝게도 살아남지 못했고, 그녀는 마침내 살아남았다. 생존자들이나 목격자들이 다들 하나씩의 감동적이거나 극적인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녀는 그 감동적이고 극적인 사연의 모두를 가지고 있어서 그녀의 이야기는 매력적이기 그지 없었다.

이러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같이 생생하고 감동적인 무용담을 바탕으로 그녀는 많은 곳에 연사로 초청돼 유명인이 되었으며 많은 강의료를 받아왔다. 또 911 생존 19명의 모임인 the World Trade Centre Survivors' Network (http://www.survivorsnet.org/index.html)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조문객을 인도하는 안내원으로 봉사활동도 했다.

그러나 메릴 린치사에서 타니아 헤드라는 이름을 가진 직원이 없다는 점을 밝히자 그녀에 대한 의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반지를 준 남자의 이름도, 그 남자의 아내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또 하바드대학교 졸업생 명단에도 그녀의 이름이 없었다. 그녀의 지인들과 그녀가 약혼자로 밝힌 남자의 지인들은 그녀가 약혼한 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제보하는 등 수 많은 의혹이 발견돼 지난해 9월 27일 뉴욕타임즈는 타니아 헤드가 9.11 테러의 생존자라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보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9.11 생존자 모임은 타니아 헤드를 모임에서 축출했다.

한편 데일리 메일은 9.11생존자 멤버 가운데 한 명인 신시아 셰퍼드 (Cynthia Shepherd)의 인터뷰를 통해 "타니아가 만약 그 경험을 자기의 삶과 바꾸자고 제안했다면 기꺼이 바꾸었을 것"이라는 말을 전달하면서 생존자들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