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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건희 前회장 징역 7년 구형

강산21 2008. 9. 11. 09:58

특검, 이건희 前회장 징역 7년 구형(종합2보)

기사입력 2008-09-10 18:20
이 前회장 "국민 기대 부응 못해 죄송"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이세원 기자 =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0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1부(서기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회장 등 삼성 핵심임원 8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 전 회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7년과 벌금 3천500억 원을 구형했다.

또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에게 각각 징역 5년을, 현명관 전 비서실장과 유석렬 삼성카드 대표이사, 김홍기 전 삼성SDS 대표이사, 박주원 전 삼성SDS 경영지원실장, 최광해 부사장에게는 징역 3년씩을 구형했다.

특검은 "이 전 회장 등 피고인들은 우리나라 경제를 선도하는 최고 기업집단의 핵심임원들로서 이 사건을 통해 재벌의 소유와 경영에 관한 오래된 문제가 불거졌고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국민의 관심은 물론 논란도 많았다"며 "재벌 내부의 불합리함을 씻어내는 판결을 해달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공소 사실에 대해 증명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1심은 이를 잘못 이해해 무죄 또는 면소라고 판단했지만 실상은 전부 유죄"라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국가와 사회, 국민의 성원으로 가능했던 일"이라며 "국민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하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이어 "지금 경제도 어렵고 삼성도 어려운데 삼성 임직원들이 용기를 잃지 않게 (재판부가) 잘 살펴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린다"며 "함께 법정에 선 이들은 저를 위해 한 일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는데 모든 허울을 내가 안고 가게 이 분들을 선처해달라"고 덧붙였다.

변호인도 최후 변론을 통해 "이 전 회장이 수십년간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앞만 보고 달려왔고 기업활동의 부정적 영향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브랜드를 높여 사회와 국가에 공헌한 면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회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전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 혐의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됐으며 1심에서는 조세포탈 혐의만 일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 원을 선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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