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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결정' 故 안재환, 쟁점사항 네 가지

강산21 2008. 9. 9. 13:48

'부검 결정' 故 안재환, 쟁점사항 네 가지

기사입력 2008-09-09 08:15 |최종수정2008-09-09 12:10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탤런트 안재환이 8일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이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있다.

안재환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서울 노원구 하계동 주택가에 장기 주차돼 있던 차량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자살로 추정하고 있으나 고인을 자살로 몰고 간 이유 등에 대해 각종 소문이 더해지면서 부풀려지기도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의혹들과 경찰 발표 및 측근 인터뷰 등을 통해 드러난 사실들을 쟁점별로 정리해 봤다.

◇ 자살 추정, 타살 의혹은 없나

고인은 차량 안에서 연탄 화덕과 불에 탄 연탄, 빈 소주병 등과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에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고인이 차량 안에서 스스로 연탄불을 피워놓고 질식사하는 방법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시신 옆에 유서가 발견되면서 자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정선희 측에서는 안재환이 40억원 대의 사채로 괴로워했다고 말하고 있어 빚독촉을 이어온 사채업자들에 의한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유족은 정확한 사인 조사를 위해 부검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확한 사인은 부검 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고인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그 이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고인은 최근까지 가정 불화설과 부도설 등 좋지 않은 소문에 휩싸였다.

그러나 측근들은 고인과 아내 정선희의 불화는 없었으며 고인이 사업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거액의 빚을 끌어다 쓴 뒤 채무독촉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을 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고인의 고교 선배인 구모씨는 8월 초 안재환, 정선희 부부와 함께 술을 마셨으며 또 안재환은 부모를 모시고 살다 최근 서울 한남동에 집을 마련해 분가를 했다며 좋아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부부의 한 측근은 “정선희가 뒤늦게 안재환이 사채 등 사업상 빚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았지만 잘 해결되기를 바라며 기도했다. 안재환은 ‘바람을 쐬며 머리를 식히고 오겠다’며 집을 나갔고 정선희도 조만간 안재환이 돌아올 줄 알고 기다렸다”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고인은 사업 때문에 끌어다 쓴 사채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40억원에 가까운 빚을 졌고 이로 인해 채무독촉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서울 삼성동에서 모던바를 운영하고 정선희와 함께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영화에도 투자를 했다. 그러나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결국 빚에 시달리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 사망시점은 언제?

안재환은 8일 오전 9시10분께 서울 하계동의 한 주택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차량 안에 유서와 연탄화덕, 불에 탄 연탄 등이 놓여져 있었던 점으로 미뤄 자살로 추정했다.

경찰은 또 발견 당시 고인의 사체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아 사망한지 상당한 시일이 흐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재환의 사망시점은 언제인가? '한달' 보름' '일주일' 등 안재환의 사망시점을 두곤 현재까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안재환은 지난 8월21일 오후 10시께 아내 정선희와 마지막 통화를 했다. 또 8월22일 밤 12시에 안재환을 만나 8월23일 오전 1시30분께까지 1시간30여분 동안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는 선배도 있었다. 따라서 8월22일까지 안재환은 생존해 있었던 셈이다.

안재환의 보다 정확한 사망시점은 검찰의 부검이 이루어져야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장례절차, 어떻게 되나

고인의 빈소는 시신이 발견된 지 17시간 후인 9일 오전 2시에나 마련됐다. 고인의 시신은 처음 발견된 후 서울 공릉동 태릉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유족은 조문객 등의 편의를 고려해 서울 강남성모병원으로 장례식장을 잡았고 이번 사건이 변사인 만큼 경찰이 조사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검찰이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해야 하는 절차가 있어 시신이 빈소로 이송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이다.

뒤늦게 빈소가 차려졌지만 3일장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얘기만 있을 뿐 발인 등 구체적인 장례절차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유족의 동의를 얻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시신을 부검할 예정인데 장례절차는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그 밖의 궁금증들

경찰 발표에 따르면 고인의 휴대전화 마지막 통화는 지난 8월21일 오후 10시께 아내 정선희와 한 것이다. 경찰은 또 참고인 조사에서 고인의 아내 정선희로부터 마지막 전화통화 후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당시 두 사람이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고 만나서 어떤 대화를 했는지, 또 대화 중 자살 등을 암시하는 내용은 있었는지 궁금증이 남겨진 상태다.

또 고인의 시신 곁에 유서도 3장 분량이 발견됐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공개가 보류됐다. 이와 함께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인이 서울에서 이 같은 일을 벌인 이유와 만약 자살을 했다면 왜 이런 방법을 택했는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