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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대화 앞서 KBS내 외압설, 다툼설 연속 제기

강산21 2008. 9. 11. 10:06

대통령과 대화 앞서 KBS내 외압설, 다툼설 연속 제기
오늘 사내 보도위원회 열어 경영진 압력설 등 진상규명
입력 :2008-09-11 08:58:00   권용진 기자
[데일리서프 권용진 기자] 지난 9일 밤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진행됐던 '대통령과 대화, 질문있습니다' 생방송 직전,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이명박 대통령 수행 경호처 관계자가 '청와대 파견 경찰 간부의 여성 경호원 성추행 사건' KBS 보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자, 그 자리에 있던 김종률 보도본부장이 편집팀에 경위를 파악해 외압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11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KBS 기자협회는 김 보도본부장의 행위를 압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내가 대통령과 같이 있었는데, 경호실 관계자가 성희롱을 성추행으로 보도하는 것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해서 편집팀에 전화해 내용을 물어본 것일 뿐"이라며 압력 주장을 일축했다.

신문은 또 생방송 전에 고 모 뉴스총괄팀장과, 제작을 맡은 김 모 PD가 고성을 지르고 어깨를 잡는 등 다툼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고, 당사자들은 다툼의 이유에 함구하고 있으나 KBS 내부에서는 김 PD가 고 팀장 등이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해 사소한 내용까지 간여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것이 다툼의 한 배경이 되는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은 "다툼의 원인이 프로그램 내용의 일부를 바꾸라는 경영진의 압력 때문이란 의혹이 있어 진위여부를 가릴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다는 의혹에 싸인 고 팀장은 정연주 전 사장 퇴진에 앞장섰던 인물로, 그가 시사보도팀 일에 관여한 것은 월권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고 팀장은 "대통령과 대화는 다른 부서의 일이고 담당 PD는 부하직원도 아니므로, 그 일로 다툰 적이 없다"고 관련사실을 부인했다.

KBS는 이런 일들에 대한 진위 여부와 적절성 여부를 가리기 위해 사내 기구인 보도위원회를 11일 열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보도위원회는 정연주 사장 시절 설치한 보도본부내 프로그램 및 제작과정 공정성 감시기구다.

한편 KBS는 이밖에도 안티이명박카페 회원 3명이 회칼로 테러를 당한 사건을 보도하지 않아, KBS기자협회가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에 휩싸이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와 SBS 8시뉴스는 9일 밤 메인뉴스를 통해 이날 새벽 발생한 '회칼 테러' 사건을 보도했으나, KBS 뉴스9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대신 저녁뉴스에 단신으로 처리했다.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상임위원장 성유보)은 이와 관련,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사회의 최대 이슈였던 미국 쇠고기 문제로 시민 3명이 '회칼테러'를 당했는데도, 이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직무유기"라며 "KBS가 이명박 정권의 눈치를 보며 '땡전뉴스'로 회귀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