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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시의원 ‘붉으락푸르락’

강산21 2008. 8. 30. 17:03

오세훈 서울시장-시의원 ‘붉으락푸르락’

기사입력 2008-08-30 02:46 
ㆍ‘한강 르네상스’ 등 역점사업 비판에 吳시장 발끈

ㆍ“공부 좀 더 하라” “시장보다 더 한다”

한강 일대를 개발하는 ‘한강 르네상스’와 서울에 색채를 입히겠다는 ‘디자인 서울’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이다. 시는 이 사업을 위해 오 시장 임기 중 2조원 이상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오 시장이 제시한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이루기 위한 대가다.

그런데 서울시의원이 이 사업을 정면 비판했다. 들어간 돈에 비해 생산성이 없다는 것이다. 평소 웃음띤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인 오 시장도 이 같은 지적에 화가 났는지 얼굴을 붉혔다.

서울시에 대한 시정질문이 이어진 2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실. 질의에 나선 채봉석 의원(한나라당)은 “오 시장이 많이 쓴 금액을 찾아봤는데 홍보비가 2007년 134억원에서 2008년 485억원으로 늘었다”며 “관광 인프라가 중요하지, 매스미디어에만 돈을 쓰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운영하면서 485억원의 수익을 내려면 1조원 매출을 해야 한다”며 “하나의 재벌그룹에서 쓰는 돈을 서울시 홍보비로 쓰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오 시장의 얼굴에서 웃음이 가셨다.

채 의원은 작심한 듯 오 시장의 ‘치적’을 차례차례 비판했다. “디자인 총괄본부가 2007년 1794억원·2008년 7200억원을 쓰고, 한강르네상스에 4년 동안 6582억원, 동대문디자인센터에 3758억원이 들지만 수익성·생산성이 맞는 부분은 적다”고 밝힌 그는 “개발을 해서 (영국의) 도크랜드같이 외자유치를 하고 세계 금융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동대문디자인센터에 대해 “랜드마크는 역사성, 정체성이 있어야 하는데 외국의 유명한 설계자가 만든다고 랜드마크가 되겠느냐”며 비꼬았다.

오 시장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고, 결국 답변 시간을 요청해 반격에 나섰다. 오 시장은 “제가 요즘 서울발전전략에 대해 강연을 하고 다니는데 의원님은 한 번 와서 들으셔야겠다. 공부 좀 하셔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 의원은 “공부는 시장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며 “(오 시장은) 좀더 겸손하고 좀더 추진력도 있는 모습을 바란다”고 맞받아쳤다. 오 시장은 화를 참지 못했는지 “근거를 가지고 말하라”며 언성을 높였다.

화를 내는 일이 드문 오 시장은 그러나 주어진 발언 시간이 전체 질의·답변 시간 40분 중 40여초에 불과해 충분히 해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분을 삭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