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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한국여자핸드볼, 베이징올림픽 잔혹사

강산21 2008. 8. 23. 17:55

<올림픽>한국여자핸드볼, 베이징올림픽 잔혹사

[ 2008-08-22 13:34:11 ]

베이징=CBS 올림픽특별취재단 백길현기자



"특히 우리나라 경기에서 이런식으로 판정을 내리면 안되는 것이다"

21일 노르웨이와의 준결승 경기가 끝난 뒤 여자핸드볼대표팀의 임영철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했던 말이다. 이는 단순히 '우리한테는 안돼'하는 발언이 아니다. 그만큼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은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 이르기까지 유례가 없는 어려움을 겪었기에 나온 한탄이다.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이 중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치른 예선전만 3번. 한번이면 가능한 일을 한국은 무려 3차례나 치러내야했다. 발단은 심판판정이었다.

지난해 8월 한국은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지역예선에 참가했지만 아시아핸드볼연맹(AHF)가 주도한 편파판정으로 인해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는 남자핸드볼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국제핸드볼연맹(IHF)의 중재로 지난 1월 일본에서 재경기를 치르게 된 남녀핸드볼대표팀은 동반 우승, 본선진출권을 확보하는 듯했다. 그러나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를 제소했고 올해 3월 21일 결국 아시아지역 재경기 여자부의 결과는 '무효'화 되었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손에 쥐었던 본선진출 티켓을 놓친 여자대표팀은 부랴부랴 다시 짐을 꾸렸다.

3월 말 국제핸드볼연맹(IHF) 최종예선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갑작스러운 결정은 팀이 제대로 꾸려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자핸드볼대표팀은 프랑스에 열린 대회에 참가했고 세 번째 도전만에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세번의 도전만에 확보한 티켓이었다. 지난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아줌마 군단'이었던 그녀들은 4년을 보태 평균나이 33.7세가 되어 "이번만큼은 금메달을 따자"며 다시 뭉쳤다.

젊은 선수 못지 않은 체력을 기르기 위해 매주 수요일마다 공포의 '퀵퀵댄스' 훈련을 실시했다. 이는 히딩크 감독의 '셔틀런'을 응용한것으로 한번 실시하면 모두 녹초가 되어버리는 훈련.

이를 악물고 버텨낸 것은 금메달을 향한 꿈 때문이었다. 차근차근 꿈을 향해 전진한 한국대표팀은 21일 열린 노르웨이와의 준결승까지 순항을 계속했다. 그러나 힘겹게 쌓아올린 4년의 시간이 단 1초에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심판들의 어이없는 판정으로 베이징올림픽을 향한 첫발도 떼기 어렵더니 마지막 걸음도 마찬가지다.

paris@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