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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베이징] 소수민족 문제 '전전긍긍'

강산21 2008. 8. 17. 23:21
[노정현 기자의 니하오 베이징] 소수민족 문제 '전전긍긍'
조직위, 잇단 돌발 논란에 해명 진땀

베이징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인 중국에서는 소수 민족과 관련한 이슈들이 심심찮게 뉴스에 오르내린다. 이 문제에 대해 중국 당국이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중국 언론들이 입을 다물고 있지만 외신 등을 통해 하나 둘 사건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13억 인구 대국인 중국은 모두 56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한족이 9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8%는 55개 소수 민족이다. 특히 위구르족이 많이 사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중국에 시짱자치구로 병합된 티베트는 분리 독립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 당국은 독립 운동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강력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작은 규모의 시위들은 이어지고 있다. 15일에도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며 중국 CCTV 타워에서 'Free Tibet'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벌인 외국인 5명이 체포됐다. 앞서 13일에는 '티베트의 자유를 지지하는 학생들의 모임' 회원 일부가 올림픽 공원 근처에서 시위를 펼치다 붙잡혔다.

중국 언론의 침묵 속에 외신을 통해 이런 사실들이 알려지자 15일 왕웨이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 부위원장 겸 대변인은 입을 열었다. 그는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이며 이는 중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아는 사실이다"며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 대부분은 외국인이며 그들은 상황을 잘 모른다. 언론이 그들의 행동에 용기를 줘서는 안 된다. 어떤 분리주의 행위들도 여기서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칫거리는 이것만이 아니다. 왕 부위원장은 개막식에 각자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했던 소수 민족 어린이들이 모두 한족이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앞서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5일 '은하 어린이예술단' 위안 지펭 부단장의 말을 인용, 개막식에 나온 어린이 56명이 모두 예술단 소속의 한족 아이들이었다고 보도한 것.

왕 부위원장은 "전통적 중국 공연"이라고 강변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그는 "그 어린이들이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지만 어느 것이 진실이든 분명한 것은 개막식에서 각각 다른 의상을 입은 민족들이 중국 내에서 행복하게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는 것"이라며 군색하게 변명했다.

올림픽이 막 반환점을 돌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대체로 돌발 사태를 잘 막아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대회기간 중 소수민족 문제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어 중국 당국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베이징=jhnoh@
/ 입력시간: 2008. 08.16.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