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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민영화와 이 대통령 조카의 관계는?

강산21 2008. 8. 19. 18:13

인천공항 민영화와 이 대통령 조카의 관계는?
‘제2의 론스타’ 우려…셔틀버스 돈내고 이용해야 할 지도
입력 :2008-08-19 17:17:00  
[데일리서프 하승주 기자] 대한항공에서 10년째 스튜어디스를 하고 있는 K모씨는 그간 수없이 많은 세계의 공항을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공항이 어디였냐는 질문에 대해, 싱가폴 창이 공항이나 홍콩 쳅락콕 공항 등을 떠올리다가,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인천공항이 제일 좋습니다. 물론 제가 한국인이라 편한 것도 있겠지만, 시설 뿐 아니라 시스템을 보더라도 인천공항만큼 잘 짜 놓은 공항은 드뭅니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평가는 숫자로 증명된다. 인천공항은 지난 2001년 개항한 이래, 5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4년연속 흑자경영 중이다. 국제공항협회 서비스 평가에서 3년 연속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 꼽힌 바 있다. 항행안전시설 만족도평가에서도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환승률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K씨가 피부로 느낀 공항의 시스템은 이렇게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 2008년 세계 Top 10 공항순위, 인천공항은 3위를 차지했으나, 시드니 공항은 순위를 확인할 수 없다. 1위인 홍콩 공항도 역시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 ⓒ http://www.worldairportawards.com 
그런 인천공항을 민영화하여 외국사와 합작하겠다고 한다. 현재 인천공항은 2007년 법인세 782억원과 배당금 362억원을 국가에 안겨 준 바 있다. 매년 1천억원을 정부가 거두어 가면서도 그 수익금은 필요없으니 민영화를 해야 한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런 발상을 하느냐고 기획재정부에 물으니, "세계 수준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한다"는 이유 외에는 뾰족한 대답이 없다. 현재 인천공항은 세계 제 2위의 물류처리량과 세계 10위의 여객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인천공항은 지난 15년동안 18조원을 투자한 세계 수준의 허브공항인 것이다.

제1급 국가 보안 시설인 국가의 대표적인 국제공항을 민영화하여 외국자본과 합작하겠다는 발상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대한민국 정부가 그간 SOC민영화의 성과를 보면 놀라움은 더욱 커진다. 인천공항을 둘러싸고 있는 민영화의 성과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 고속도로인 인천공항고속도로는 그 통행료가 정부 재정으로 지어진 경부고속도로에 비해 4.3배 비싸며, 영종도와 무의도 주민들의 통행료 인하투쟁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렇게 비싼 통행료를 받으면서도 매년 국가가 적자를 보전해 주는 금액만 1천억원에 이르며, 2020년까지 국가는 약 2조원을 바쳐야 할 판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세계 유명공항 공항이용료 비교 ⓒ인천공항 노동조합 홈페이지 
2007년 개통된 공항철도도 민영화로 지어졌다. 예상승객 수 대비 실제 이용객은 약 6% 수준이다. 정부는 2040년까지 모자란 94%의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해 약 4조원 가량을 물어줘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개통예정인 인천대교도 역시 민자로 지어졌으며 수요치가 예상에 못 미치면 또다시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민영화를 해야 한다면, 외국의 공항 민영화 사례를 살펴보자. 강만수 장관은 인천공항의 지분 49%를 팔고 호주 맥쿼리공항과 합작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맥쿼리 공항은 호주 시드니 공항을 운영하는 업체명이다. 시드니 공항은 한국 공항이용객들에게는 공포로 떠오를만 하다. 인천공항에서 승객 1명은 1만 7천원을 부담하지만, 시드니 공항은 8만 2천원을 부담하고 있다. (역시 민영화된 영국의 히드로 공항은 무려 11만 8천원을 부담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공항은 연간 주차비로 준중형 승용차 가격보다 비싼 1700만원을 받고 있다. 아반떼 한대에 연간 주차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년 차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연간 600억원의 주차료 수입을 챙겨간 수완을 발휘했다. (시드니 공항의 주차료는 뉴욕 JFK 공항의 2배 수준이다.)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될 ‘비행기와 공항 연결 셔틀버스’도 유료화하여 연간 200억원을 줄일 계획이라 한다. 민영화 이후, 인천공항 셔틀버스는 ‘토큰’을 받을지 모르겠다.

그간 막대한 흑자를 올리고 있으며,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자리잡고 있으면서 매년 여객과 화물 처리량이 급증하고 있고, 연간 영업이익 수익률도 40%에 육박하는 초우량 공항을 왜 외국자본에 팔아야만 할까?

▲ 시드니공항 전경 ⓒ시드니 에어스페이스 웹사이트 
강만수 장관이 언급한 맥쿼리사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자 이상득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씨도 관련이 있다. 18일 발간된 한겨레21 보도(724호)에 따르면, 그는 맥쿼리 자산운용 대표로 있던 중 골드만삭스가 맥쿼리 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레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 회사는 ‘골드만삭스-맥쿼리 인프라 재간접 펀드’라는 사회간접자본 투자 펀드를 운용 중이라고 한다.

맥쿼리사가 인천공항을 인수하게 된다면, 이 회사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게 될 것이다. 이미 맥쿼리은행은 호주 언론으로부터 ‘백만장자 공장’으로 불리고 있다. 세계적인 허브공항을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팔아야 한다는 동어반복의 원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