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대운하·교육…5대 이슈로 번지는 ‘쇠고기 민심’

강산21 2008. 6. 15. 22:15

대운하·교육…5대 이슈로 번지는 ‘쇠고기 민심’

기사입력 2008-06-15 18:41 |최종수정2008-06-15 20:11 
 
한달 보름째를 맞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6·10 항쟁 100만 촛불대행진’ 이후 소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을 뒤엎고 질적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도심 일대에 켜졌던 촛불이 지난 주말 여의도에 상륙했다. KBS 본관 앞에서 ‘언론통제규탄’ 시위가 벌어지는 등 촛불의제는 ‘공영방송 수호’까지 확대됐다. 정치권도 본격적인 규탄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이슈의 확산 = 촛불시위는 몇차례의 분기점을 거칠 때마다 확대·점화하는 진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3일 밤에 벌어진 촛불시위는 또한번 달라졌다. 이날 3만여명의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마친 후 여의도 KBS 본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앞서 도착해있던 다음 ‘아고라’ 중심으로 모인 1000여명과 “최시중은 물러나라” “공영방송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촛불집회가 그동안 쇠고기 수입 문제를 넘어 대운하반대·교육·공기업민영화 등 다양한 이슈를 다뤄왔으나 이제 정부의 언론정책까지 의제가 확장된 것이다.

정치권도 촛불시위의 대상이 됐다. 13일 자정쯤 시민들 1만여명이 한나라당 당사를 에워싸고 “한나라당은 해체하라”고 외치며 강하게 성토했다. 일부 시위대는 전경버스 차벽에 막혀 당사에 다가서지 못하자 계란을 당사 건물에 던지기도 했다. 그동안 집회에서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 대한 비난 구호가 간헐적으로 들리긴 했으나 서울광장에서 시작한 촛불이 한나라 당사 앞까지 몰려온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촛불의 상시화·다양화 = 100만 촛불 대행진이 진행된 지난 10일 이후에도 촛불집회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어졌다. 평일인 11, 12일에는 3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13일을 비롯한 주말에는 3만명 안팎이 모여들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한용진 공동상황실장은 “퇴근·하교 이후 부담없이 참가해 즐기다 가는 식으로 촛불이 일상화해 자발적인 참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촛불이 하나의 ‘유희’라는 문화코드로 정착했다는 것이다.

시위 양태도 다양해졌다. 시민들이 ‘여의도대장정’이라고 이름붙인 13일 행진은 8㎞를 2시간30여분 동안 걸어 시청에서 여의도까지 향했다. 시위대의 거리행진이 도심을 벗어나 여의도까지 공간을 넓혀간 것이다.

이슈가 다양해짐에 따라 촛불시위도 주제별로 개최된다. 국민대책회의는 쇠고기 문제를 중심으로 의료보험·공기업 민영화와 물사유화·교육 자율화·대운하·공영방송 사수 등 ‘5대 의제’를 결합해 촛불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비폭력’ 기조는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주말 시위는 일부 경미한 몸싸움을 제외하고 시종일관 평화롭게 진행됐다. 시민들은 ‘횡단보도’ 시위를 벌이고 종이비행기를 날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