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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3만 시민, 여의도로 행진 "국공영방송을 지키자"

강산21 2008. 6. 14. 12:25

촛불 든 3만 시민, 여의도로 행진 "국공영방송을 지키자"

여의도, 공영방송 민영화반대 촛불문화제 합류키로

특별취재팀
[5신(최종신):새벽 12시40분]
한나라당 당사에 날계란 던져..."한나라당 해산하라"


촛불문화제 참가시민이 한나라당 당사를 향해 계란을 던지고 있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2만여 촛불이 한나라당 당사를 둘러쌌다. 경찰버스로 켜켜이 막혀 있던 국회 앞을 지나 시민들이 한나라당 당사 앞으로 도착한 시간은 13일 밤 11시 50분경. 이미 이곳에는 경찰버스 10여대가 차벽을 쌓고 있었고 버스 사이마다 전경이 배치되어 있었다. 시민들은 "한나라당 꺼져버려" "한나라당 해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헌법제1조'노래를 목청이 터져라 불렀다.

일부 시민들은 당사 맞은 편 금산빌딩 방향을 이용해 한나라당 당사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이미 저지선을 구축한 것을 보곤 곧바로 물러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한나라당 당사 건너편 금산빌딩 8층 진보신당 당사에서 "더 이상 못참겠다. MB야 물러나라"고 적힌 전단지 수백 장이 뿌려졌고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어 12시 20분경 시민들은 미리 준비한 날계란 200여개를 한나라당 당사를 향해 던진 뒤 "내일 다시 만납시다. 될때까지 모입시다"를 외친 후 12시 40분경 자진해산했다. 이 중 일부시민은 KBS 앞에서 철야농성을 하기 위해 이동하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 당사 인근의 한 빌딩건물에는, 지난 6일 시청광장 잔디밭에서 위령제를 지내며 촛불참가자들과 마찰을 빚었던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명의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그 내용은 '대통령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였다. 같은 시각 광화문 사거리에는 약 50여명의 시민이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의도까지 행진한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약식 집회를 가졌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학생. 손에 '촛불소녀' 로고가 그려진 촛불을 들고 있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4신:밤 11시40분]
광화문 촛불시민들 한나라당사로 이동..."한나라당 꺼져라"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로 이동 중인 시민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11시 15분경 KBS에 도착한 2만여 촛불시위대는 먼저 촛불을 들고 있던 1천여명 시민과 감동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서로에게 반갑다고 연호와 함성을 보내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언론장악 웬말이냐 공영방송 사수하자"는 구호도 함께 외쳤다.

시민들 앞에 서서 발언에 나서 99년도 KBS 노조위원장 현상윤 PD는 "현재 KBS노조는 뉴라이트 노조"라고 설명한 뒤 "정연주 사장 퇴진은 권력의 방송장악을 도와주는 시대착오적 결정이다"고 성토했다. KBS노조가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항의를 표시한 것.

이어 그는 "여기계신 촛불여러분들이 함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KBS는 첨예한 권력투쟁의 장"이라고 규정했다.

KBS 본관 앞에서 약식 집회를 가진 2만여 시민은 11시 35분경부터 한나라당을 규탄하기 위해 여의도 당사로 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한나라당 꺼져버려" "이명박도 꺼져버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는 시민들
ⓒ 민중의소리

[3신:밤 11시 20분]
2만여 광화문 촛불 여의도에 도착..."국민방송 사수하자"


광화문에서 여의도로 행진하고 있는 시민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이명박은 물러가라" "공영방송 사수하자"

광화문을 떠난 2만여 촛불이 기어이 여의도에 입성했다. 서대문, 애오개, 공덕, 마포, 마포대교를 두 시간 이상 걸었지만 시민들의 기운은 더욱 높아져만 갔다.

촛불을 든 시민들의 구호는 다양했다. 야3당 중 이미 등원을 결정한 자유선진당과, 등원의 시기만 조정하는 듯 보이는 통합민주당을 향해 시민들은 거침없는 항의를 토해냈다.

"벌써 국회에 등원하려는 정당이 있습니다. 쇠고기 협상이 바뀐 게 있습니까? 정신 차려야 합니다. 저 멀리 여의도에 앉아 있을 정치인들에게 분노의 함성을 보냅니다."

사회자의 상황설명에 맞춰 분노를 담은 시민들의 함성은 서울 밤하늘을 날아갔다. 이날 행진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구성은 다양했다. 넥타이를 맨 깔끔한 정장차림의 직장인, 짧은 치마와 하이힐을 신은 여성, 아이의 손을 잡고 혹은 아이를 등에 업은 어머니들. 여의도로 향하는 이들의 뜻은 모두 하나였다. 보수세력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국공영 방송의 자율화를 지켜야 한다는 것.

11시 15분경 대열선두가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긴 시간을 함께 걸은 시민들은 "국민방송 지켜내자"를 큰 소리로 외쳤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MBC와 KBS 앞에서 촛불시위를 하던 시민 500여명은 광화문 촛불 대열이 도착하기 직전인 10시 55분경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로 이동을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경찰은 한나라당 당사 앞에 버스와 병력을 증원했다.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전태열 열사의 어머님인 이소선 여사 등도 촛불행렬에 함께 했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행진을 하고 있는 시민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2신:저녁 8시 30분]
문화제 마친 시민들, 여의도로 행진 시작


13일 시청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
ⓒ 민중의소리

8시 40분경 시청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3만여명의 시민들은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일부 시민들은 여의도까지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촛불문화제가 효순이 미선이 6주기 추모제와 겹치자 일부 언론은 '반미촛불론'을 부각하기도 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고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은 국민 분열 행위를 중단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한 같은 시각 여의도에서는 공영방송 민영화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이 진행하는 또 다른 촛불문화제 현장을,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이 덮쳐 다수의 시민들이 폭행을 당하고 심한 욕설 등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주최 측이 전했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가능한 시민들은 여의도로 모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효순이 미선이 6주기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의 불평등한 관계를 지적하는 발언도 잇따랐다. 2002년 '광화문 할아버지'로 통했던 이관복 효순미선촛불자주평화기념사업회 상임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눈치를 보느라 재협상 불가를 외친 마당에 미국에게 당당히 재협상하라고 이야기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3만여 명의 시민들은 '국공영방송을 지키자'는 뜻을 모아 여의도까지 먼 거리의 행진을 시작했다. 약 700여명의 시민은 광화문 사거리에 남아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촛불 VS 버시바우'
ⓒ 민중의소리

광화문 할아버지 이관복 선생
ⓒ 민중의소리

13일 시청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
ⓒ 민중의소리

13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
ⓒ 민중의소리

광화문 사거리에 교통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1신:저녁 7시 40분]
노동자 대거 합류...참가자 1만명 넘어 계속 늘어나는 중


13일 시청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 민중의소리

13일 저녁 서울시청 광장에는 또다시 촛불이 타올랐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촛불문화제가 서울시청 광장에서 7시 20분부터 시작됐다. 이날은 故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지 6년째 되는 날로, 광장 한편에 분향소가 차려져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시청광장에는 7시가 되기 전부터 시민들로 가득 차 1만 명을 넘어섰으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그 수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시작되면서 촛불문화제의 분위기도 무르익고 했다. 특히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의 발언이 시민들의 이목을 끈다. 화물연대, 공무원노조 등 소속 조합원들은 촛불시위와 노동자 투쟁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쇠고기 재협상’을 비롯해 노동계 현안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편,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수건을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면서 시민들이 즐거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사회를 진행하는 윤희숙 한청 부의장은 나이가 어린 분에게 우선권을 준다며 방송을 했지만, 5,60대 어른들이 앞 다투어 수건을 받으려는 모습에 시민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13일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민중의소리